[카테고리:] 부동산

  • 재축과 대수선, 정확히 언제 필요할까? 요건과 절차 총정리

    재축과 대수선, 정확히 언제 필요할까? 요건과 절차 총정리

    재축은 “재해로 건물이 없어졌을 때 종전과 같은 규모로 다시 짓는 것”, 대수선은 “건물을 해체하지 않고 내력벽·기둥·보 같은 주요 구조부나 외부 형태를 수선·변경하는 것”입니다. 두 단어 모두 증축·개축·신축만큼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에 요건을 정확히 몰라서 절차를 그르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시리즈 1편 증축과 개축, 뭐가 다를까에서는 재축과 대수선을 증축·개축의 대조군으로 짧게만 짚었습니다. 재해로 멸실된 대지에 종전 규모로 다시 짓는 게 재축, 해체 없이 주요 구조부를 수선·변경하는 게 대수선이라는 한 줄 정의였습니다. 이번 3편,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는 이 한 줄 정의 뒤에 숨어있는 구체적 요건 — 어떤 재해가 재축으로 인정되는지, 대수선 시행령이 정한 9개 항목이 정확히 무엇인지 — 을 파고들어 봅니다.

    재축, 정확히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할까

    재축이 성립하려면 두 가지가 동시에 맞아야 합니다. 건축물이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재해로 멸실됐을 것, 그리고 다시 짓는 규모가 종전 규모를 벗어나지 않을 것.

    여기서 “규모”는 무조건 똑같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연면적 합계는 반드시 종전 이하여야 합니다. 반면 동수·층수·높이는 종전 이하면 되지만, 혹시 그중 하나라도 종전을 초과한다면 그 초과하는 항목이 현행 건축법·시행령·건축조례 기준에 전부 맞아야 합니다. 연면적은 절대 기준, 동수·층수·높이는 조건부로 늘어날 여지가 있는 기준 — 이 차이를 모르고 “종전과 똑같이만 지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보입니다.

    재해의 범위도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화재, 홍수, 붕괴 같은 자연재해나 외부 요인으로 건물이 사라졌을 때가 대상입니다. 건축주 본인이 낡았다고 판단해 스스로 해체를 결정했다면 그건 개축입니다. 재축과 개축이 결과물은 비슷해 보여도 계기가 완전히 다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건축물관리법상 “멸실”은 건축물이 해체, 노후화, 재해 등으로 효용과 형체를 완전히 상실한 상태를 말하는데, 재해로 주택이 멸실됐다면 소유자는 멸실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멸실신고서를 관할 행정청에 내야 합니다.

    재축 성립 요건 체크리스트 - 재해로 멸실, 연면적 종전 이하, 동수·층수·높이 기준
    재축 성립 요건 체크리스트 – 재해로 멸실, 연면적 종전 이하, 동수·층수·높이 기준

    “다시 짓는 거니까 신축 아닌가” — 흔한 오해

    화재로 집이 완전히 타서 없어졌다면, 많은 사람이 “빈 땅에 새로 짓는 거니까 신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건축법 시행령이 정한 신축의 정의 자체에 “재축 또는 개축에 해당하는 것은 제외한다”는 문구가 들어있습니다. 즉 재해로 건물이 사라진 대지에 다시 짓더라도, 앞서 말한 재축 요건(연면적 종전 이하 등)을 충족하면 법적으로는 신축이 아니라 재축으로 분류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성립합니다. 재해로 멸실된 게 맞더라도, 종전보다 훨씬 큰 규모로 다시 짓겠다면 재축 요건을 벗어나 신축으로 재분류될 수 있습니다. “재해로 없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재축이 자동 확정되는 게 아니라, 규모 요건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재축이냐 신축이냐에 따라 적용 법령과 절차가 달라지는 만큼, 화재 등으로 건물을 잃은 뒤 다시 짓기로 했다면 이 구분부터 관할 구청 건축과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바닥면적 합계 85㎡ 이내인 재축은 건축신고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3층 이상 건축물이라면 재축 부분의 바닥면적 합계가 전체 연면적의 10분의 1 이내인 경우로 한정된다는 점도 증축·개축과 같은 기준입니다. 다만 재축은 여기서 한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재해로 멸실됐다”는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서류, 즉 멸실신고서나 화재증명원 같은 재해 증빙입니다. 증축·개축 신고에는 없는, 재축만의 절차상 차별점입니다.

    대수선, 시행령이 정한 9가지 항목이 정확히 뭘까

    대수선은 “증축·개축·재축에 해당하지 않으면서” 건축법 시행령 제3조의2가 정한 9개 항목 중 하나에 해당하는 공사를 말합니다. 개축이 내력벽·기둥·보·지붕틀 중 3개 이상을 해체하는 대공사라면, 대수선은 이 네 요소를 포함한 9개 항목을 건드리되 건물 전체를 해체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않는 공사입니다.

    항목 기준
    1호 내력벽 증설·해체, 또는 벽면적 30㎡ 이상 수선·변경
    2호 기둥 증설·해체, 또는 3개 이상 수선·변경
    3호 증설·해체, 또는 3개 이상 수선·변경
    4호 지붕틀 증설·해체, 또는 3개 이상 수선·변경
    5호 방화벽·방화구획을 위한 바닥·벽 증설·해체·수선·변경
    6호 주계단·피난계단·특별피난계단 증설·해체·수선·변경
    7호 경관 관련 지구 내 건축물 외부형태(담장 포함) 변경
    8호 다가구주택 가구 간 경계벽·다세대주택 세대 간 경계벽 증설·해체·수선·변경
    9호 건축물 외벽 마감재료 증설·해체, 또는 벽면적 30㎡ 이상 수선·변경
    건축법 시행령 제3조의2 대수선의 범위 9개 항목 전체 비교표
    건축법 시행령 제3조의2 대수선의 범위 9개 항목 전체 비교표

    표를 보면 두 가지 유형이 섞여 있다는 게 보입니다. 내력벽·기둥·보·지붕틀·외벽 마감재료(1, 2, 3, 4, 9호)는 “증설·해체는 규모 무관, 수선·변경은 면적·개수 기준 이상일 때만” 대수선에 해당합니다. 반면 방화벽·계단·경계벽(5, 6, 8호)은 증설·해체·수선·변경 어느 쪽이든 규모와 무관하게 전부 대수선입니다. 같은 표 안에서도 항목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걸 놓치면, “면적이 작으니 괜찮겠지”라고 오판하기 쉽습니다.

    대수선과 인테리어, 어디서 갈리나

    벽지·바닥재·창호·주방가구를 바꾸는 정도의 수선은 건물의 구조나 외부 형태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허가·신고 대상이 아닙니다. 문제는 “인테리어 하는 김에” 공사 범위가 조금씩 넓어질 때 생깁니다.

    내력벽 철거가 대표적입니다. 면적 기준(30㎡)은 “수선·변경”에만 적용되고, 내력벽을 아예 새로 세우거나 뜯어내는 “증설 또는 해체”는 면적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대수선입니다. 거실을 넓히려고 내력벽 일부를 텄다면, 면적이 작았다는 이유로 신고 대상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다가구·다세대주택의 세대 간 경계벽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세대를 하나로 합치거나 반대로 나누는 공사는 대수선 8호에 해당하는데, 이걸 “그냥 내부 인테리어”로 오인하고 신고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외벽 마감재료를 30㎡ 이상 교체하는 리모델링(드라이비트 교체 등 외벽 마감 자체를 바꾸는 공사)도 9호 대상이라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대수선은 원칙적으로 건축허가 대상입니다. 다만 연면적 200㎡ 미만이고 3층 미만인 건축물에서, 주요구조부의 해체가 없는 경우(즉 증설·해체가 아니라 수선·변경에 그치는 경우)에 한해 건축신고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내력벽 30㎡ 이상 수선, 기둥·보·지붕틀 3개 이상 수선, 방화벽·주계단 수선 정도가 신고 대상의 예입니다. 규모가 작아 보여도 “해체”가 포함되는 순간 허가 대상으로 넘어간다는 걸 기억해두는 게 좋습니다.

    재축·대수선, 절차와 실제 흐름은 이렇게 다르다

    재축은 규모 기준(85㎡ 이내 등)만 놓고 보면 증축·개축과 절차가 같습니다. 차이는 앞서 말한 재해 증빙 서류 하나뿐입니다.

    대수선은 다릅니다. “허가가 원칙, 소규모 비구조적 수선만 예외적으로 신고”라는 구조다 보니, 신고로 빠져나갈 수 있는 문턱이 오히려 증축·개축·재축보다 좁습니다. 바닥면적 기준만 보면 되는 앞의 세 가지와 달리, 대수선에는 “해체가 포함됐는가”라는 조건이 하나 더 붙기 때문입니다.

    재축과 대수선 허가·신고 절차 흐름 비교 다이어그램
    재축과 대수선 허가·신고 절차 흐름 비교 다이어그램

    최근에는 대수선이 개인 건축주 차원을 넘어 아파트 단지 정비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경제 보도(2026년 6월)에 따르면 서초래미안, 역삼금호어울림 같은 노후 단지들이 재건축·증축형 리모델링의 대안으로 대수선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사실상 막힌 단지, 또는 증축형 리모델링이 지지부진했던 단지가 조합 설립·사업승인·세입자 이주 같은 절차 없이 입주자대표회의 단위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수선을 택하는 경우입니다. 업계에서는 “2년이면 신축급 변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나오는데, 다만 일반분양 수익이 없다 보니 사업비 전액을 주민이 부담해야 한다는 게 이 방식의 한계로 지목됩니다.

    개인 토지주의 대수선과 단지 단위 대수선은 물론 규모부터 다릅니다. 다만 “전면 철거 없이, 절차 부담을 줄여 노후 건물을 개선한다”는 기본 논리만큼은 똑같습니다. 큰 공사를 벌이지 않고도 건물의 수명과 기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 이게 대수선이 재축·개축·신축과 구분되는 실질적인 이유입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헷갈립니다

    정의만 보면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 공사 현장에서는 몇 가지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혼동이 생깁니다.

    가장 흔한 건 “이 정도 수선이면 신고까지 해야 하나”를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앞서 짚었듯 내력벽 철거는 면적과 무관하게 대수선이고, 세대 간 경계벽을 건드리는 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신고 없이 진행했다가 위반건축물로 적발되면, 시정명령을 거쳐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됩니다. 이행강제금은 지방세법상 시가표준액에 위반 내용별 요율을 곱해 산정되며, 소유권이 바뀌었거나 임차인 때문에 현실적으로 시정이 어려운 경우 등은 일정 범위에서 감경받을 수 있습니다. 무허가 대수선의 이행강제금 산정 기준을 다룬 법제처 법령해석 사례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 문제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재축과 개축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 다 “다시 짓는다”는 결과는 비슷해도 계기(재해 대 건축주 의사)가 다르다는 건 1편에서 짚은 그대로입니다. 다만 화재 등으로 건물이 일부만 손상됐을 때는 판단이 더 복잡해집니다. 이걸 재축으로 볼지, 손상 부분만 고치는 대수선으로 볼지, 아니면 전부 해체 후 다시 짓는 개축으로 볼지는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손상률이 몇 퍼센트를 넘으면 어느 쪽으로 분류된다는 식의 정량 기준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계선 사례는 관할 구청 건축과와 직접 상담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재축·대수선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지점 핵심 포인트 카드
    재축·대수선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지점 핵심 포인트 카드

    시리즈를 마치며

    재축은 “재해로 멸실된 대지에, 연면적은 종전 이하로, 동수·층수·높이는 종전 이하이거나 현행 법령에 맞게 다시 짓는 것”입니다. 대수선은 “건물을 해체하지 않고 시행령이 정한 9개 항목 — 내력벽·기둥·보·지붕틀·방화벽·계단·경관지구 외부형태·경계벽·외벽 마감재료 — 을 수선·변경하는 것”이고요. 둘 다 증축·개축·신축만큼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재해를 당했거나 노후 건물을 손보려는 순간 정확한 요건을 모르면 절차가 꼬이고, 심하면 위반건축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이번 3편으로 “토지주가 개발하기 위한 필수요소”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1편 증축과 개축, 뭐가 다를까에서는 다섯 가지 건축행위의 법적 정의와 위반 시 불이익을, 2편 신축, 토지주가 알아야 할 개발 첫걸음에서는 신축의 절차 6단계와 세금 구조를, 그리고 이번 3편에서는 재축·대수선의 정확한 요건과 실무 혼동 지점을 다뤘습니다. 세 편을 합쳐놓고 보면 “내 건물에 뭘 어떻게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필요한 법적 뼈대는 대부분 갖춰진 셈입니다.

    결국 어떤 공사든 시작 전에 “이게 증축인지 개축인지 재축인지 대수선인지 신축인지”부터 명확히 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다음에 허가와 신고, 세금이 따라옵니다. 순서를 거꾸로 밟으면 도면도, 서류도, 예산도 처음부터 다시 짚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 신축 절차와 세금, 토지주가 알아야 할 개발 첫걸음

    신축 절차와 세금, 토지주가 알아야 할 개발 첫걸음

    내 땅에 건물을 새로 짓겠다고 마음먹으면, 제일 먼저 부딪히는 질문은 “그래서 뭐부터 해야 하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축은 토지이용계획 확인 → 설계 → 건축허가(또는 신고) → 착공신고 → 시공 → 사용승인, 이 여섯 단계를 순서대로 밟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여섯 단계 중 어디서 얼마나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지, 세금은 언제 얼마나 나오는지를 미리 알고 시작하느냐 모르고 시작하느냐가 실제 공사 기간과 예산을 크게 갈라놓습니다.

    지난 1편 증축과 개축, 뭐가 다를까에서는 신축·증축·개축·재축·대수선, 이 다섯 가지 건축 행위가 건축법상 어떻게 구분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이번 2편은 정의 이야기는 반복하지 않습니다. 이미 “신축을 하기로” 마음을 정한 토지주가 실제로 마주치는 절차, 신축이라서 달라지는 세금, 그리고 신축과 리모델링·재건축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의 기준을 다룹니다.

    신축, 절차부터 알아야 시작할 수 있다

    신축은 크게 여섯 단계로 진행됩니다.

    1. 토지이용계획 확인
    2. 설계
    3. 건축허가 또는 건축신고
    4. 착공신고
    5. 시공
    6. 사용승인(준공)

    이 순서 자체는 단독주택이든 상가주택이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각 단계에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유동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사전조사부터 사용승인까지 통상 4~8개월이 걸린다고 소개되지만, 이건 서류 보완이나 민원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을 때 얘기입니다. 실제로는 이 범위를 넘기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신축 절차 6단계 다이어그램, 토지이용계획 확인부터 사용승인까지
    신축 절차 6단계 다이어그램, 토지이용계획 확인부터 사용승인까지

    토지이용계획 확인 — 설계 들어가기 전에 끝내야 하는 일

    등기부등본, 토지대장, 지적도,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통해 용도지역·용도지구, 건폐율·용적률 상한, 도로 접근성을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도로 요건이 특히 중요합니다. 대지가 폭 4m 이상 도로에 2m 이상 접해있지 않으면 애초에 건축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확인을 설계 전에 끝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용도지역에 따라 지을 수 있는 건물의 규모 자체가 정해지기 때문에, 이걸 모르고 설계부터 의뢰하면 나중에 도면을 다시 그려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설계 — 건축사만 할 수 있는 영역

    설계자는 건축법 제23조에 따라 반드시 건축사 면허 소지자여야 합니다. 건축사가 아닌 사람이 그린 도면은 허가 신청 서류로 아예 인정되지 않습니다.

    필요한 서류는 건축계획서, 배치도,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구조도·구조계산서, 기계·전기·소방 설비 계획도입니다. 연면적 500㎡ 이상이거나 3층 이상이면 구조기술사 날인이, 500㎡ 이상이면 에너지절약계획서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건축허가 또는 건축신고 — 반려는 대부분 서류 문제다

    규모가 작으면(연면적 200㎡ 이하, 3층 이하 등 조건 충족 시) 건축신고만으로 진행할 수 있어 처리기간과 서류가 적습니다. 그보다 크거나 규제지역이면 건축허가 대상이 되고, 다중이용건축물이나 분양 대상 건축물이라면 허가 전 건축심의까지 거쳐야 합니다.

    반려 사유로 자주 꼽히는 것은 건폐율·용적률 초과, 도로 접도 요건 미충족, 일조권·이격거리 위반, 주차장 부족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더 흔하게 발목을 잡는 건 이런 규모 문제가 아니라 서류 누락입니다. 구조계산서, 토지이용계획확인서, 에너지절약계획서, 공유자 동의서가 빠져서 보완 요청을 받으면 통상 7~14일이 그대로 더 걸립니다.

    용도지역상 형질변경이 필요한 토지, 농지·산지라면 개발행위허가나 농지전용·산지전용까지 건축허가와 함께 진행돼야 합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실수 사례로 다시 짚습니다.

    착공신고와 시공 — 직영이냐 도급이냐

    착공신고는 허가(또는 신고 수리) 이후 시공자와 공사감리자를 확정한 뒤 관할 구청에 제출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한 가지 선택이 남아있습니다. 건축주가 직접 시공을 관리하는 직영공사로 갈지, 건설업 면허를 가진 업체에 맡기는 도급으로 갈지입니다.

    비용만 보면 직영공사가 아낄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직영공사를 택하면 건축주 본인이 인력 관리, 자재 조달, 하도급 관리, 현장 안전관리까지 사실상 시공사 대표 역할을 떠안게 됩니다. 본업을 병행하면서 이 모든 걸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게다가 연면적 200㎡를 초과하는 주택이나 다가구 같은 공동주택 유형은 규모와 무관하게 건설업 면허 업체가 시공하는 것이 원칙이라, 직영공사 자체가 선택지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착공 기한도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허가서에 명시된 기한(통상 1년 내외로 안내되나 자료마다 표현이 다르게 소개되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기한은 발급받은 허가서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안에 착공하지 않으면 허가가 취소될 수 있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1년 범위에서 연장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사용승인 — 준공이 끝이 아니다

    공사를 마치면 감리자가 설계도서대로 시공됐는지 확인하고, 허가 조건 이행 여부를 검토한 뒤 각종 부담금 납부를 확인합니다. 사용승인서가 나오면 건축물대장에 기재되는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사용승인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소유권보존등기까지 마쳐야 합니다. 사용승인 전에는 전입신고도, 실거주도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신축은 왜 세금 계산부터 다른가

    1편에서 짚었듯 증축·개축은 “의제취득”으로 취득세가 부과됩니다. 신축은 여기서부터 계산 방식 자체가 달라집니다.

    신축은 새로운 건축물을 만드는 일이라 법적으로 원시취득에 해당합니다. 원시취득의 표준세율은 2.8%입니다. 여기에 지방교육세 0.16%가 붙어 실효세율은 2.96%가 되고,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면 농어촌특별세 0.2%가 추가돼 3.16%가 됩니다. 정비사업 조합원의 취득세를 다룬 정비사업 세금 3편, 조합원 취득세 얼마나 내야 할까에서도 새 건물이 완공될 때 원조합원이 내는 세금을 정확히 이 원시취득 2.8% 구조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신축이 개인 토지주든 정비사업 조합원이든, “새 건물을 짓는다”는 사실 자체에 붙는 세율은 같다는 뜻입니다.

    증축·개축은 다릅니다. 세율은 같은 2.8%지만, 과세표준이 다릅니다. 신축은 지어진 건물 전체의 취득가격이 과세표준이 되는 반면, 증축·개축은 기존 건물은 이미 취득세를 낸 것으로 보고 새로 늘어난 부분의 가액에만 세율을 적용합니다. “세율은 같은데 과세표준의 범위가 다르다” — 이게 신축과 증축·개축을 세금 관점에서 가르는 핵심입니다.

    신축(원시취득)과 증축·개축(의제취득)의 취득세 과세표준 비교표
    신축(원시취득)과 증축·개축(의제취득)의 취득세 과세표준 비교표

    과세표준 자체도 짚어둘 부분이 있습니다. 신축의 과세표준은 “사실상 취득가격”, 즉 건축을 위해 실제로 지출한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의 합계액입니다. 건설자금 이자, 설계·감리 용역비, 농지보전부담금·산지조성비 같은 법정부담금, 국민주택채권 매각차손, 붙박이 설비·정원 조성비까지 포함됩니다. 반대로 광고·판매비용, 전기·가스 분담금, 이주비·지장물 보상금, 부가가치세는 과세표준에서 빠집니다.

    부가가치세는 신축 목적에 따라 갈립니다. 임대사업 등 과세사업 목적으로 상가나 오피스를 신축한다면, 건축비에 포함된 부가세는 매출세액에서 공제하거나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과세자로 사업자등록을 해둬야 하고, 등록 시점이 늦으면 환급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반면 거주 목적으로 개인이 신축하는 경우는 과세사업이 아니어서 부가세 환급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주택과 상가가 섞인 복합 신축처럼 사안이 복잡해지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이 부분은 세무사나 관할 세무서에 미리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신축이냐, 고쳐 쓰느냐 — 판단 기준

    땅과 건물을 가진 토지주가 늘 신축만 정답은 아닙니다. 리모델링(증축·개축을 수단으로 삼는 방식)과 비교했을 때 신축이 유리한 상황은 따로 있습니다.

    구분 리모델링 신축(전면 철거 후 새로 축조)
    방식 골조 유지, 증축·개축으로 기능 향상 완전 철거 후 새로 축조
    비용(공동주택 기준 참고치) 세대당 약 1억 2,000만~3억원 세대당 3억~5억원 수준(정비사업 분담금 기준)
    평당 공사비 3.3㎡당 450만~600만원 3.3㎡당 700만~1,000만원 이상
    절차 상대적으로 간소(조합 설립 시 2/3 이상 동의) 절차 단계가 많음(정비사업 기준 3/4 이상 동의)
    소요 기간(정비사업 기준 참고치) 평균 5~7년 평균 10~15년

    이 표는 원래 공동주택 정비사업을 기준으로 소개되는 비교치입니다. 개별 필지를 가진 토지주라면 조합 설립이나 3/4 동의 같은 정비사업 절차 자체가 필요 없고, 앞서 정리한 여섯 단계(허가~사용승인)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기간과 비용은 이 표보다 훨씬 짧고 적게 듭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신축과 고쳐 쓰기를 가를 것인가”라는 판단 논리 자체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노후도가 심하고 안전진단에서 낮은 등급을 받을 정도라면, 어차피 고쳐 쓰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신축 쪽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건물 상태가 아직 쓸 만하고 규모를 크게 늘릴 필요가 없다면, 철거 비용과 인허가 부담이 없는 증축·개축이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현재 용적률도 변수입니다. 이미 용적률을 다 채워 쓰고 있다면 신축해도 늘릴 여지가 크지 않아 신축의 실익이 줄어들고, 반대로 용적률에 여유가 있다면 신축했을 때 늘어나는 연면적만큼 사업성이 커집니다.

    토지주가 자주 걸려 넘어지는 지점들

    “땅 있으니까 그냥 지으면 되는 거 아니야?” 많은 토지주들이 신축을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시작합니다. 실제로 걸려 넘어지는 지점은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가장 흔한 건 용도지역을 확인하지 않고 설계부터 의뢰하는 경우입니다. 건폐율·용적률, 도로 접도 요건은 용도지역에 따라 정해지는데, 이걸 나중에 알게 되면 도면을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합니다.

    개발행위허가 같은 병행 인허가를 놓치는 경우도 흔합니다. 형질변경이 필요한 토지, 농지·산지는 건축허가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서류 준비를 허술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구조계산서
    • 토지이용계획확인서
    • 에너지절약계획서
    • 공유자 동의서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보완 요청으로 최소 일주일 이상이 그냥 흘러갑니다.

    직영공사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빠지지 않습니다. 비용을 아끼려다 오히려 관리 부담과 품질 리스크를 떠안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금입니다. 준공 시점에 원시취득 취득세(실효 2.96~3.16%)가 별도로 발생한다는 걸 공사비 예산에 미리 반영해두지 않으면, 다 지어놓고 잔금 치를 자금이 모자라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축 준비 시 토지주가 자주 하는 실수 5가지 핵심 포인트 카드
    신축 준비 시 토지주가 자주 하는 실수 5가지 핵심 포인트 카드

    마무리

    신축은 토지이용계획 확인부터 사용승인까지 여섯 단계를 거치는 일이고, 세금 계산의 출발점도 증축·개축과 다릅니다. 신축은 원시취득이라 지어진 건물 전체 가액에 세금이 매겨지고, 증축·개축은 의제취득이라 늘어난 부분에만 매겨진다는 게 핵심입니다.

    절차든 세금이든, 결국 시작 전에 확인해두는 시간이 나중에 아끼는 시간보다 훨씬 짧습니다. 용도지역 하나 확인하는 데 하루면 되지만, 설계를 다시 하는 데는 몇 주가 걸립니다.

    “땅은 내 것인데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복잡한 게 아니라, 순서가 있는 것뿐입니다.

    이 시리즈 1편에서는 증축과 개축의 법적 정의를, 이번 2편에서는 신축의 절차와 세금을 다뤘습니다. 다음 3편에서는 재축과 대수선, 이 두 가지가 실제로 언제 등장하고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를 정리하겠습니다.

  • 증축과 개축, 뭐가 다를까? 건축허가·신고 기준 총정리

    증축과 개축, 뭐가 다를까? 건축허가·신고 기준 총정리

    집을 고치거나 새로 지을 계획이 있다면 “증축”과 “개축”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마주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단어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증축은 기존 건물에 면적이나 층수, 높이를 더 늘리는 것이고, 개축은 건물의 주요 구조를 헐어낸 뒤 종전과 같은 규모로 다시 짓는 것입니다. “늘리느냐(증축), 같은 규모로 다시 짓느냐(개축)” — 이 한 줄이 두 용어를 가르는 핵심 기준입니다.

    건축법은 이 둘을 포함해 신축·재축·대수선까지 총 다섯 가지 건축 행위를 구분해두고 있고, 어떤 행위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건축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건축신고만으로 되는지, 취득세는 어떻게 매겨지는지가 달라집니다. 무심코 “그냥 고치는 거니까 다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했다가는 허가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증축과 개축의 법적 정의부터 실제로 사람들이 헷갈리는 지점, 위반했을 때의 불이익까지 순서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증축과 개축, 건축법상 정의부터 짚고 가자

    건축법 제2조는 “건축”을 신축·증축·개축·재축하거나 건축물을 이전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다만 각 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는 건축법 본문이 아니라 건축법 시행령 제2조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증축은 기존 건축물이 있는 대지에서 건축물의 건축면적·연면적·층수 또는 높이를 늘리는 행위입니다. 층수나 연면적은 그대로인데 높이만 올라가도 증축에 해당한다는 점은 의외로 많이들 놓치는 부분입니다.

    개축은 조금 더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시행령이 정한 개축의 정의는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내력벽·기둥·보·지붕틀 중 셋 이상이 포함되는 경우)를 해체하고 그 대지에 종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입니다. 풀어서 말하면 조건이 두 가지입니다.

    • 내력벽·기둥·보·지붕틀, 이 네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을 해체할 것 (사실상 건물을 거의 다 헐어내는 수준)
    • 해체 후 종전과 같은 규모 안에서만 다시 지을 것

    두 조건이 동시에 맞아야 개축입니다. 만약 다 허물고 다시 지으면서 면적이나 층수를 늘렸다면, 그건 개축이 아니라 증축 또는 신축으로 봐야 합니다. 실제로 법제처는 “기존 건축물 전부를 해체하고 다시 지으면서 높이를 늘리는 행위가 개축에 해당하는지”를 다룬 유권해석 사례를 낸 적이 있는데, 이 자체가 현장에서 얼마나 자주 헷갈리는 지점인지를 보여줍니다.

    증축·개축·재축·대수선 네 가지 건축 행위 비교표
    증축·개축·재축·대수선 네 가지 건축 행위 비교표

    재축·대수선까지 포함해서 한번에 구분하기

    증축·개축과 자주 묶여 나오는 나머지 두 개념도 함께 정리해두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재축은 개축과 결과물이 비슷해 보이지만 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개축은 건축주가 스스로 결정해서 헐고 다시 짓는 것이고, 재축은 천재지변이나 재해로 건물이 아예 멸실됐을 때 그 자리에 다시 짓는 것입니다. 요건도 있습니다. 연면적 합계는 종전 규모 이하여야 하고, 동수·층수·높이는 종전 규모 이하이거나, 혹시 이를 초과하는 항목이 있다면 그 항목이 건축법·시행령·조례에 모두 맞아야 합니다.

    대수선은 기둥·보·내력벽·주계단 같은 주요 구조나 외부 형태를 수선·변경·증설하는 것을 말합니다. 증축·개축·재축에는 해당하지 않으면서 주요 구조부를 건드리는 공사라고 보면 됩니다. 건물을 아예 해체하는 개축보다는 범위가 좁지만, 벽지나 창호를 바꾸는 정도의 경미한 수선보다는 훨씬 넓은 범주입니다. 참고로 단순 벽지 교체나 창호 교체처럼 정말 경미한 수선은 애초에 건축법상 허가·신고 대상 자체가 아닙니다.

    건축허가와 건축신고, 어디서 갈리나

    건축법은 규모가 큰 공사는 건축허가(사전 허가 필요)로, 규모가 작은 공사는 건축신고(신고만으로 진행)로 나눕니다. 여기서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증축이니까 신고, 개축이니까 허가”처럼 행위 종류 자체로 절차가 갈리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건축신고 대상 기준은 증축·개축·재축 모두에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바닥면적 합계가 85㎡ 이내인 증축·개축·재축은 건축신고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3층 이상 건축물이라면, 증축·개축·재축하려는 부분의 바닥면적 합계가 건축물 전체 연면적의 10분의 1 이내인 경우로 한정됩니다. 이 기준선을 넘으면 증축이든 개축이든 건축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조금 다른 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개축은 정의상 주요 구조부 세 가지 이상을 해체하는 대공사이다 보니, 신고 대상 규모라 하더라도 구조 안전 확인이나 감리 같은 절차적 요건이 증축보다 까다롭게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모만 보고 “신고 대상이니 간단하겠지”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관할 구청 건축과에 사전 상담을 받아보는 게 안전합니다.

    건축신고는 건축·대수선·용도변경신고서에 필요 서류를 첨부해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공사를 마친 뒤에는 건축물 사용승인 절차를 거쳐야 실제 사용과 건물 보전등기 신청이 가능해집니다.

    증축·개축 건축허가와 건축신고 절차 비교 다이어그램
    증축·개축 건축허가와 건축신고 절차 비교 다이어그램

    실제로는 이렇게 헷갈립니다

    정의만 놓고 보면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세 가지 지점에서 자주 혼동이 생깁니다.

    가장 흔한 건 증축과 개축을 그냥 “고치는 공사”로 뭉뚱그려 인식하는 경우입니다. 건축주 상당수가 자신이 하려는 공사가 정확히 어떤 행위인지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공사를 계획합니다. 문제는 “면적이 늘어나는지(증축), 종전 규모 그대로 다시 짓는지(개축)”에 따라 적용되는 건축 기준과 허가 절차, 감리 의무가 전부 달라진다는 데 있습니다. 착공 이후에 사실은 이게 증축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 허물고 다시 지으면서 규모를 늘리는 경우도 자주 다퉈집니다. 앞서 언급한 법제처 유권해석 사례처럼, “전부 해체 후 재축조하면서 높이를 늘렸다면 이게 개축이냐 아니냐”는 실무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질문입니다. 개축의 핵심 조건은 어디까지나 “종전과 같은 규모”입니다. 조금이라도 규모가 달라지면 개축이 아니라 증축이나 신축으로 재분류될 수 있습니다.

    세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건축물을 증축하거나 개축하면 새 건축물을 취득하는 게 아니라 기존 건축물에 대한 “의제취득”으로 간주되어 취득세가 부과됩니다. 신축과는 계산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공사를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세금까지 함께 확인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정비사업 조합원의 취득세 계산 구조가 궁금하다면 정비사업 세금 3편, 조합원 취득세 얼마나 내야 할까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과는 무슨 관계일까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증축·개축이 어디서 연결되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증축·개축 자체가 재건축·재개발이라는 사업 유형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주택법이 정한 “리모델링”의 정의 자체가 증축·개축을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접점이 생깁니다.

    리모델링이란 노후 건축물을 대상으로 증축·개축 등을 통해 건축물의 기능을 향상하거나 수명을 연장해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것을 말합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의 적용을 받는 재건축·재개발이 정비기반시설을 정비하면서 노후·불량 건축물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는 방식이라면, 리모델링은 주택법의 적용을 받아 골조를 남긴 채 증축·개축으로 고쳐 쓰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고 사업 기간과 비용도 적게 드는 편입니다.

    즉 “재건축은 헐고 새로 짓는 것, 리모델링은 증축·개축으로 골조를 살려 고치는 것”이라는 구도로 이해하면 두 개념이 왜 자주 함께 언급되는지 감이 잡힐 것입니다.

    불법 증축·개축, 적발되면 어떻게 될까

    건축법을 위반하면 허가권자는 건축주에게 공사 중지를 명하거나, 철거·개축·증축·수선 등 시정 조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 적발되면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표기되는데, 여기서부터 생기는 불이익이 생각보다 큽니다.

    • 담보대출 한도가 줄거나 아예 거절될 수 있습니다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 매매 계약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청년월세지원처럼 “적법 건축물”을 전제로 하는 공공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습니다

    이행강제금은 시가표준액(지방세법 기준)에 위반면적, 부과요율, 가중·감경률을 곱해 산정됩니다. 위반 유형별로 요율이 다른데, 건폐율 초과는 80%, 용적률 초과는 90%, 허가 대상인데 허가 없이 지은 경우는 100%, 신고 대상인데 신고 없이 지은 경우는 70%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란다나 발코니를 무단으로 넓히는 흔한 사례는 대개 “용적률 초과”로 분류돼 90% 요율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면적 60㎡ 이하 소규모 주거용은 1/2 범위에서 감액받을 수 있는 등 별도 감경 규정도 있습니다.

    가장 실질적으로 부담스러운 부분은 이 이행강제금이 시정될 때까지 매년 반복해서 부과된다는 점입니다. 한 번 내고 끝나는 벌금이 아니라, 원상복구하거나 적법화하지 않는 한 계속 쌓이는 구조입니다.

    불법 증축·개축 적발 시 불이익 핵심 포인트 카드
    불법 증축·개축 적발 시 불이익 핵심 포인트 카드

    그렇다면 이미 지어진 불법 증축·개축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원상복구 — 위반 부분을 철거해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
    2. 행위허가 — 현행 건축법 기준을 충족한다면 정식으로 증축·용도변경 허가를 받아 적법화하는 방법
    3. 양성화(특별조치) — 정부가 한시적으로 여는 특별조치법 시행 기간에 해당된다면, 현행 기준에 다소 못 미쳐도 합법 건축물로 인정받는 방법

    단, 이런 한시적 특별조치는 상시 운영되는 제도가 아니라 정부가 특정 기간에만 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시점에 실제로 적용 가능한 특례가 시행 중인지는 관할 구청 건축과나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어떤 경로를 택할 수 있는지도 건폐율·용적률 초과 정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실행에 앞서 법규 검토부터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마무리

    증축은 “규모를 늘리는 것”, 개축은 “주요 구조부를 헐고 종전과 같은 규모로 다시 짓는 것”입니다. 재축은 재해로 멸실된 뒤 다시 짓는 것, 대수선은 해체 없이 주요 구조를 수선·변경하는 것이고요. 짧은 단어 두 개의 차이처럼 보이지만, 어떤 행위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건축허가와 건축신고, 취득세 계산, 리모델링 여부까지 통째로 갈립니다.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도면부터 그리기 전에, 이 네 가지 중 정확히 무엇에 해당하는지부터 관할 구청 건축과에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규모를 어림짐작으로 판단했다가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는 것보다는, 시작 전 확인 한 번이 훨씬 빠릅니다.

  • 강남 재건축 조합원 지위승계, 공동명의면 왜 현금청산될까

    강남 재건축 조합원 지위승계, 공동명의면 왜 현금청산될까

    부부나 가족이 공동명의로 산 재건축 아파트라면, 이제 등기까지 마쳤어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2025년 8월 대법원 판결과 그해 11월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 변경으로 “공유자 전원이 각자 요건을 채워야 조합원 지위가 인정된다”는 원칙이 자리 잡으면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방배신동아·강남구 은마아파트 등에서 수백 명 규모의 “반쪽 조합원”이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까지 넓어지면서, 피해 범위는 강남3구를 넘어 계속 커지는 중입니다.

    조합원 지위 승계의 기본 원칙과 예외 5가지는 지난 재건축 조합원이 알아야 할 것(3)에서 이미 정리했습니다. 이번 글은 그중에서도 최근 몇 달 사이 실제 피해가 쏟아지고 있는 지점, 바로 “공동명의일 때 이 요건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집중합니다.

    반쪽 조합원 현금청산 사태 타임라인, 대법원 판결부터 10·15 대책까지

    공동명의 조합원,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나

    결론부터 말하면, 예전에는 공유자 중 대표조합원 한 명만 요건을 채우면 됐지만 지금은 공유자 전원이 각자 요건을 채워야 합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원래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부동산을 산 사람은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하는 게 원칙입니다. 다만 1세대 1주택자로서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는 예외로 지위 양도가 허용됩니다.

    문제는 이 집을 부부나 가족이 공동명의로 갖고 있을 때입니다. 지금까지 실무에서는 공유자 중 “대표조합원” 한 명만 이 요건(1세대 1주택·10년 보유·5년 거주)을 채우면 지분 전체에 대해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많은 매수자가 이 기준을 믿고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 8월 14일, 대법원은 이 관행을 뒤집는 판결(사건번호 2022다228230)을 내놨습니다. “공유자 별로 예외사유 충족 여부를 판단하고, 지분별로 해당 양도인이 요건을 구비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대표조합원 한 명 기준이 아니라, 공유자 각자를 따로 심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이 판결 취지에 맞춰 같은 해 11월 4일 전국 지자체에 유권해석 변경 공문을 보냈습니다. 요건을 충족한 공유자의 지분만 승계가 허용되고, 나머지 공유자의 지분은 현금청산 대상으로 넘어간다는 내용입니다. 부부 공동명의라면 남편은 1세대 1주택자에 10년 보유·5년 거주를 채웠어도, 아내가 다른 집을 하나 더 갖고 있거나 보유·거주 기간이 모자라면 아내 몫의 지분은 현금청산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어떤 경우에 걸리나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공유자 한 명이라도 요건을 못 채우면 전부 무효”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히는 그렇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 현금청산 대상이 되는 건 요건을 채우지 못한 공유자의 지분입니다. 요건을 충족한 공유자의 지분은 그대로 승계됩니다.

    다만 여기에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조합 정관에 지분별로 일부만 승계하고 일부만 청산하는 절차가 아예 규정돼 있지 않은 조합도 많습니다. 이런 조합에서는 실무적으로 지분 전체가 현금청산으로 처리될 위험까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관을 고치려면 조합원 5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이 문제를 뒤늦게 손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걸립니다.

    부부·가족 등 2인 이상이 공동명의로 재건축 아파트를 소유

    공유자 중 한 명 이상이 1세대 1주택자가 아니거나, 10년 이상 소유·5년 이상 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함

    → 요건 미충족 공유자의 지분은 원칙적으로 현금청산 대상

    → 조합 정관에 부분청산 규정이 없으면 지분 전체가 청산 위험에 놓일 수 있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소급 적용 기준이 국토부와 서울시가 서로 다릅니다. 강남구청은 2025년 11월 5일 이전에 체결한 매매계약에는 기존 기준(대표조합원 1인)을 적용한다고 안내했지만, 서울시는 “2025년 8월 14일 판결일까지 조합설립변경인가를 완료한 경우”에만 기존 기준을 인정합니다. 매매계약은 이미 끝냈는데 조합의 인가 절차가 늦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새 기준을 적용받는 사람들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공동명의 조합원 지위승계 판단 기준, 기존 방식과 변경된 방식 비교

    10·15 대책 이후 피해 범위가 왜 더 커졌나

    이 판결과 유권해석 변경만으로도 이미 파장이 컸는데, 2025년 10월 15일 나온 부동산 대책이 불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정부는 이날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과천·광명·성남 분당·수정·중원·수원 영통·장안·팔달·안양 동안·용인 수지·의왕·하남)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로 지정했습니다. 기존에는 강남3구와 용산구 정도에 국한됐던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하루아침에 서울 전체와 경기 주요 정비사업지로 확 넓어진 겁니다.

    서울시 기준으로 2025년 8월 말 현재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재건축 사업장이 139개 구역, 세대수로는 약 10만 8,300여 세대에 달합니다. 이 사업장 전부가 이번 규제 확대의 잠재적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규제와 무관했을 지역에서 계약을 진행 중이던 매수자들이, 대책 발표 이후 갑자기 지위 승계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셈입니다.

    정비업계에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대출 규제가 동시에 겹치면서 자금난과 반대 여론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사업 속도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서울 신규 주택공급의 80% 이상이 정비사업을 통해 나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10·15 대책 이후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역,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

    실제로 어떤 피해가 나왔나

    숫자로만 보면 실감이 안 날 수 있어, 실제 확인된 사례를 몇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파이낸셜뉴스가 2026년 7월 단독으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와 방배신동아, 은마아파트 등에서 수백 명 규모의 피해자가 나왔고 관련 민원만 1,000건을 넘어섰습니다. 보도에 소개된 한 사례는 권리가액 20억원 주택 중 60%만 지위 승계가 인정되고 나머지 40%(약 8억원어치)가 현금청산 대상이 된 경우입니다. 여기에 정관이 미비해 추가 분담금까지 2억~3억원 더 물어야 할 상황이라,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돈은 5억~6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용산구 한남2구역 사례도 있습니다. 이 구역은 2025년 7월 25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는데,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한 조합원 A씨는 강제 현금청산 대상이 됐습니다. 시장에서는 20억원 가까운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물건이지만, 현금청산 감정평가에는 이 프리미엄이 온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게 감정평가업계의 설명입니다. A씨는 별도로 갖고 있던 여의도 재건축 주택마저 “5년 재당첨 제한”에 걸려 2030년 7월까지 분양 신청조차 할 수 없는 이중 곤경에 놓였습니다.

    미승계 지분 문제는 대출에도 번집니다. 지위 승계가 안 된 지분만큼 담보 가치가 줄면서, HUG 보증 대출 한도가 애초 예상보다 크게 쪼그라드는 2차 피해까지 확인됩니다.

    정작 국토부는 “국회 발의가 있으면 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 법령 개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고, 지자체 지침이 저마다 다른 것에 대해서도 “지자체 지침 검증은 국토부 역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서울시는 국토부에 법령 개정을 요청하는 한편, 정관에 부분청산 규정이 없는 조합을 위한 조치 요령을 지자체에 배포했지만, 앞서 말했듯 조합원 50% 이상 동의가 필요해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내 상황, 이렇게 점검해보세요

    지금 재건축 매물을 공동명의로 계약했거나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아래 항목을 하나씩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매수하려는(또는 매수한) 단지가 투기과열지구인가 —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넓어졌으므로, 예전엔 아니었어도 지금은 해당될 수 있습니다.

    계약일과 조합설립인가일(재건축) 또는 관리처분계획인가일(재개발) 중 어느 쪽이 빠른가 — 인가 이후 계약이라면 원칙적으로 지위 승계 자체가 제한됩니다.

    공동명의인가, 단독명의인가 — 공동명의라면 이번 이슈가 직접 해당됩니다.

    공유자 각자가 1세대 1주택자이면서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했는가 — 배우자든 형제든 부모자식이든, 관계와 무관하게 공유자 개개인이 이 세 조건을 모두 채워야 합니다.

    계약서에 “지위승계 불가 시 계약 해제 및 대금 환급” 특약이 들어 있는가.

    조합 정관에 지분별 부분승계·부분현금청산에 관한 규정이 있는가 — 조합 사무실에 직접 문의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공동명의 조합원 지위승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이미 걸렸다면 — 지금 할 수 있는 것

    이미 계약을 마쳤고 위 체크리스트 중 해당 사항이 나왔다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계약일, 조합설립인가일(또는 관리처분계획인가일), 규제지역 지정일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서 본인이 정확히 어느 기준의 적용을 받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우선입니다. 공유자 각자의 주민등록초본과 등기부, 보유·거주 기간 자료도 개별적으로 다시 확보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도인이나 중개사가 계약 당시 “대표조합원 한 명만 요건을 채우면 된다”는 구 기준으로 설명했다면, 설명의무 위반이나 특약 위반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법률 검토를 받아볼 만합니다. 이때는 계약서, 카카오톡 대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같은 자료를 먼저 정리해두는 게 도움이 됩니다.

    조합 정관에 지분별 부분청산 규정이 있는지도 조합 사무실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규정이 없다면, 다른 조합원들과 함께 정관 개정을 요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개정에는 조합원 5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혼자서는 어렵고, 비슷한 처지의 조합원들과 함께 움직이는 게 현실적입니다.

    국회에는 재건축의 지위 승계 제한 시점을 재개발과 같이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로 늦추고, 무주택 기간 5년 이상인 사람에게는 제한 자체를 면제하는 내용의 도시정비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다만 이 개정안은 “언제부터 제한을 받는지”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 이번 글에서 다룬 “공동명의 공유자 개별 판단” 문제를 직접 풀어주는 내용은 아닙니다. 국회 통과 여부와 시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매수를 앞두고 있다면 “곧 법이 바뀔 것”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지금 시행 중인 기준으로 판단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 2025년 8월 14일 대법원 판결(2022다228230)과 그해 11월 4일 국토부 유권해석 변경으로, 공동명의 재건축 주택의 조합원 지위 승계는 대표조합원 1인이 아니라 공유자 전원이 각자 요건(1세대 1주택·10년 보유·5년 거주)을 충족해야 인정됩니다.
    • 요건을 못 채운 공유자의 지분은 원칙적으로 현금청산 대상이 되고, 조합 정관에 부분청산 규정이 없으면 지분 전체가 청산 위험에 놓일 수 있습니다.
    • 국토부와 서울시의 소급 적용 기준이 서로 달라(계약일 2025년 11월 5일 기준 vs 인가일 2025년 8월 14일 기준), 매매를 이미 끝낸 매수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10·15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가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넓어지면서, 서울시 기준 139개 구역·약 10만 8,300세대가 이번 이슈의 잠재적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 반포주공1단지·방배신동아·은마아파트·한남2구역 등에서 수백 명 규모의 피해가 실제로 확인됐고, 프리미엄이 감정평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손실 규모가 수억원대에 이르는 사례도 나왔습니다.
    • 이미 계약했다면 타임라인 정리, 공유자별 자료 확보, 매도인·중개사 책임 검토, 조합 정관 확인 순으로 대응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재건축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 전반, 총회 의결권이나 정보공개청구권 같은 기본기가 궁금하시다면 재건축 조합원이 알아야 할 것(3)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를 참고하시고, 분담금 계산법과 이주비 대출까지 시리즈 전체가 궁금하시면 1편부터 4편까지 순서대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참고자료

    • [단독]양도시점 혼란…강남 재건축 매수자 수백명 ‘반쪽 조합원’ 됐다, fnnews.com
    • “공유자 전원 10년 보유·5년 거주”…법령해석 뒤집힌 조합원 지위양도, fnnews.com
    • “20억에 샀는데 18억에 현금청산, 이게 맞나요?”, fnnews.com
    • 투기과열지구 내 공유부동산의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관련 신 판결 및 법령해석 변경, housingtimes.co.kr
    •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 지위 양도 예외 규정의 해석, arunews.com
    • 10·15 부동산 대책, 서울 전역·경기 12곳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kbthink.com
    • 10·15 대책에 재건축도 화들짝···’조합원 지위 양도’ 막혀, sisajournal-e.com
    • 재건축 매수했는데 현금청산?, lawtalk.co.kr
  • 한남2구역 대우건설 재신임투표, 갈등은 끝났을까

    한남2구역 대우건설 재신임투표, 갈등은 끝났을까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이 대우건설과의 시공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2025년 4월 27일 임시총회에서 조합원 852명 중 439명이 계약 유지에 찬성했고, 402명이 해지에 찬성했습니다. 표차는 37표, 비율로는 52.2%대 47.8%. 이걸 “갈등이 끝났다”고 볼 수 있을지는, 숫자를 조금 더 들여다봐야 답이 나옵니다.

    852명 중 439명, 숫자로 보면 이렇다

    한남2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하는 사업입니다. 대우건설이 2022년 11월 5일 경쟁입찰로 시공사에 선정됐고, 이번 투표는 이 계약을 그대로 유지할지 묻는 자리였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계약 유지 찬성 439표
    계약 해지 찬성 402표
    기권 11표
    합계 852표

    기권을 뺀 유효표(841표) 기준으로 계산하면 찬성률은 52.2%입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5조에 따라 총회 의결은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지는데, 이 기준으로 보면 딱 과반을 조금 넘긴 수준입니다. 압도적 신임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숫자입니다.

    한남2구역 재신임투표 결과 인포그래픽, 852명 중 찬성 439명 반대 402명 기권 11명, 찬성률 52.2%

    애초에 왜 다시 투표까지 갔나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23년 9월에도 한 차례 재신임 투표가 있었고, 그때는 찬성 414표 대 반대 317표로 유지가 결정됐습니다. 1년 6개월 만에 같은 안건이 다시 총회에 올라온 겁니다.

    발단은 대우건설이 수주 당시 내걸었던 공약이었습니다.

    한남뉴타운은 남산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건물 높이가 90m 이하로 묶여 있는 지역입니다. 대우건설은 이 고도 제한을 118m까지 완화받아, 기존 14층 설계를 최고 21층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하며 시공권을 따냈습니다. 이른바 ‘118 프로젝트’입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남산 경관 보호를 이유로 고도 완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 공약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대안으로 조합이 추진한 2블록과 3블록 사이 관통도로 폐지안도 서울시가 한남지구 전체 도로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해 진전되지 못했습니다.

    두 가지 공약이 연이어 막히자 조합원들은 갈라졌습니다. “애초에 지킬 수 없는 조건으로 수주한 것 아니냐”는 불신이 쌓인 쪽과, “그래도 지금 와서 바꾸는 게 더 손해”라고 보는 쪽으로요.

    한남2구역 118 프로젝트 고도제한 완화 무산 과정 다이어그램

    “바꾸면 손해”라는 계산과 “약속을 어겼다”는 불신

    시공사 교체를 원했던 쪽의 논리는 명확했습니다. 118m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상 대우건설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유지를 택한 쪽은 손실 계산을 앞세웠습니다. 서울경제는 시공사를 바꿀 경우 추가 공사비 재산정분 2,015억원, 인허가 용역비 180억원, 국공유지 매입 브리지론 지연배상금 503억원까지 합쳐 약 2,698억원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업 지연 기간도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로 예상됐습니다.

    더팩트 보도에 따르면 PF 대주단 쪽에서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투표 한 달 전 1,680억원 규모 자금을 새로 조달한 상황에서 시공사를 바꾸면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리처분인가를 앞둔 시점에 시공사 공백이 생기면 인가 자체와 이후 이주 절차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더해졌습니다.

    투표 직후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를 지지해주신 조합원도 많지만 반대하신 분도 많았다는 점을 상기하고 그분들 마음 역시 헤아리겠다. 한남2구역을 반드시 한남뉴타운의 최고의 단지로 만들도록 정말 열심히 노력하겠다.”

    이번 투표는 “누가 옳았나”보다는 “지금 바꾸는 게 실익이 있나”라는 실용적 질문에 조합원 절반을 조금 넘는 인원이 “아니다”라고 답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한남2구역 시공사 교체 시 예상 손실 비교 카드, 추가 공사비 2015억 인허가 용역비 180억 지연배상금 503억 합계 2698억원

    52%는 종료의 숫자일까, 봉합의 숫자일까

    여기서 짚어볼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1차 투표(2023년 9월) 때 찬성률은 731표 기준 56.6%였습니다. 이번 2차 투표에서는 52.2%로 더 낮아졌습니다.

    같은 시공사를 두고 두 번째 재신임을 받았는데, 지지율은 오히려 좁아진 셈입니다.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가 시간이 갈수록 회복된 게 아니라, 조금씩 더 얇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갈등의 근본 원인, 그러니까 118m 고도 제한 완화와 관통도로 폐지 문제 자체는 이번 투표로 해결된 게 아닙니다. 서울시 입장이 바뀌었다는 소식은 아직 없습니다. 실제로 2026년 5월 30일 열린 조합장 선거에서도 두 후보(박흥순, 윤주필)가 나란히 “118 페널티 반영”과 “118 보상안 사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투표가 끝난 지 1년이 넘도록, 조합 내부에서는 여전히 118 문제가 가장 뜨거운 화두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재신임투표는 갈등을 끝낸 결정이라기보다, 당장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봉합한 결정에 가깝습니다. 근소한 찬성률과 계속 이어지는 118 논쟁이 그 근거입니다.

    한남2구역 1차 2차 재신임투표 찬성률 비교 그래프, 1차 56.6% 2차 52.2%

    한남뉴타운 안에서 2구역의 위치

    한남뉴타운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가깝고, 북쪽으로 남산·남쪽으로 한강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입지입니다. 동부이촌동,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같은 기존 부촌과도 맞닿아 있어 “강북의 압구정”으로 불리며 강남3구 대안 입지로 거론됩니다. 실제로 한남뉴타운 일대 프리미엄은 2026년 초 10억원대에서 최근 12억~14억원대까지 오른 것으로 보도됐고, 한강 조망권을 갖춘 30평형은 시세가 20억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이 안에서 5개 구역의 속도는 제각각입니다.

    1구역은 과거 사업 지연과 정비구역 해제 논란을 겪으며 가장 뒤처져 있다가, 최근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정비가 추진되는 단계입니다. 3구역(디에이치 한남, 현대건설)이 가장 앞서 있습니다. 철거가 90% 끝나 이르면 2026년 말 분양을 목표로 하고, 5,988가구 규모로 지어집니다. 4구역(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은 최근 주요 인허가를 통과해 조합원 분양 신청에 들어갔고, 5구역(아크로 한남)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아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구역은 이 사이 어디쯤입니다. 2026년 5월 13일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하면서, 공공주택 197세대를 포함한 총 1,311세대로 계획이 확정됐습니다. 2026년 1월부터 이주 절차를 시작해 연내 이주를 마치고, 2027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3~5구역보다는 한 박자 늦지만, 가장 지연된 1구역보다는 앞서 있는 위치입니다.

    이번 재신임 가결로 얻은 건 결국 이 일정을 지킬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시공사를 다시 바꿨다면 2027년 착공 목표 자체가 흔들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남뉴타운 1구역부터 5구역까지 위치와 진행 현황 지도형 인포그래픽

    시공사 선정 절차나 개별홍보 규정이 왜 문제가 되는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재건축 조합원이 알아야 할 것(4) 시공사 선정과 재초환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정비사업에서 시공사·신탁사를 둘러싼 갈등이 봉합되는 방식은 한남2구역만의 일이 아닙니다. 비슷한 사례로 분당 양지마을 재건축, 신탁사 교체 갈등으로 왜 멈췄나도 참고할 만합니다.

    봉합과 종료 사이

    한남2구역은 두 번째 재신임투표 끝에 대우건설과의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852명 중 439명, 52.2%라는 숫자는 갈등이 해소됐다기보다 당장의 손실을 피하기 위해 봉합됐다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118m 고도 제한 완화와 관통도로 폐지라는 원래 갈등의 뿌리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조합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여전히 이 문제를 공약 1순위로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입니다.

    다만 계약 유지 덕분에 2027년 하반기 착공이라는 일정만큼은 지킬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한남뉴타운 5개 구역이 23년 만에 동시에 속도를 내는 지금, 2구역이 이 흐름에서 낙오하지 않았다는 점 하나는 분명한 성과입니다.

    “시공사를 지킨 게 아니라, 시공사를 바꿀 여유가 없었던 것에 가깝다.” 52.2%라는 숫자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장은 아마 이것일 겁니다.

  • 목동 재건축 통합심의, 13단지는 보류 6단지는 통과한 이유

    목동 재건축 통합심의, 13단지는 보류 6단지는 통과한 이유

    같은 목동 신시가지 안에서도 재건축 속도가 단지마다 확연히 갈리고 있습니다. 목동6단지는 2026년 5월 28일 14개 단지 중 최초로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고, 두 달여 뒤인 7월 30일에는 목동13단지가 반대로 최초의 보류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8월 26일에는 목동7단지가 통합심의를 접수하며 6단지 뒤를 바짝 쫓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지구단위계획, 같은 심의 절차를 적용받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통합심의라는 제도 자체가 단지마다 다르게 작동하는 게 아닙니다. 6단지는 서울시가 정한 배치 가이드라인에 맞춘 설계로 통과했고, 13단지는 그 가이드라인과 어긋난 배치안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7단지는 원래 계획보다 서류 준비를 앞당기며 속도를 냈습니다. 즉 제도의 차별이 아니라 단지별 설계·행정 준비 상황의 차이가 지금의 속도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통합심의 제도 설명 - 개별심의 1.5~2년과 통합심의 6개월 비교, 건축·경관·교통·환경·교육·재해 6개 분야

    목동 재건축, 지금 무슨 일이 있었나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1985~1988년 사이 조성된 계획도시로, 서울 서남권 인구 분산을 위해 지어진 1~14단지, 약 2만6,629세대 규모의 대단지입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최고 49층, 총 4만7,000여 세대 규모로 재편될 예정입니다.

    넓은 동간 거리와 학교·공원 중심 배치가 조성 당시부터의 특징이었고, 이 배치 덕분에 양천구 일대는 대치동과 함께 서울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학군 성지”가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학교·공원 중심 배치가 재건축 통합심의에서도 핵심 변수로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말 기준으로 목동 재건축에서 벌어진 일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5월 28일 — 목동6단지, 14개 단지 중 최초로 서울시 통합심의 통과 (조건부 의결)
    • 7월 30일 — 목동13단지, 14개 단지 중 최초로 통합심의 보류
    • 8월 26일 — 목동7단지, 사업시행인가 선결조건인 통합심의를 양천구청에 접수 (원래 11월 예정이던 일정을 3개월 앞당김)

    사업시행인가의 관문, ‘통합심의’가 뭐길래

    통합심의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기 전에 필요한 여러 개별 심의 — 건축심의, 경관심의,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교육영향평가, 정비계획 변경, 그리고 사업에 따라 공원·재해 심의까지 — 를 한 번에 묶어서 처리하는 원스톱 절차입니다.

    2024년 1월 19일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50조의2·제50조의3에 근거해 도입됐고, 목표는 명확합니다. 따로따로 받으면 1.5~2년씩 걸리던 절차를 6개월로 줄이는 것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전체 절차로 보면 통합심의는 정비구역 지정 → 조합설립 → 사업시행계획인가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 바로 앞 관문에 해당합니다. 이 관문을 통과해야 분양신청, 관리처분계획, 이주·철거 순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양천구청이 배포한 정비사업 절차도 기준으로도 “통합심의 준비 및 신청”에만 표준 360일, “통합심의위원회 심의”에 40일이 배정될 만큼 비중이 큰 단계입니다.

    그러니 목동13단지가 이 관문에서 걸렸다는 건 단순한 서류 지연이 아닙니다. 사업시행계획인가로 넘어가는 길목 자체가 막혔다는 뜻입니다.

    목동6단지, 왜 가장 먼저 문턱을 넘었나

    목동6단지는 목동 911번지 일대, 최고 49층·18개동·2,170세대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입니다. 2025년 5월 14개 단지 중 최초로 조합이 공식 출범했고, 시공사는 DL이앤씨(단독 입찰)로 정해져 ‘아크로 목동리젠시’라는 브랜드까지 확정된 상태입니다.

    통합심의를 신청한 건 2025년 12월 30일, 통과는 그로부터 약 5개월 뒤인 2026년 5월 28일이었습니다. 서울시 제10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가 건축·경관·교통·환경·교육·재해 6개 분야를 조건부로 의결했습니다.

    통과의 배경으로 꼽히는 건 주변 학교·보행 동선을 배려한 설계입니다. 대상지 북쪽 학교와 가까운 구간은 건물 높이를 낮춰 일조 영향을 최소화했고, 서쪽 목동5단지와 동쪽 안양천을 잇는 폭 15m 공공보행통로를 확보했습니다. 남북 방향 보행통로도 함께 만들어 인근 양정중·고와 경인초 학생들의 통학 편의까지 고려했습니다.

    목동이라는 동네 자체가 학교 중심으로 설계된 곳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6단지의 통과 사례는 결국 “이 동네의 원래 설계 철학에 얼마나 충실했는가”가 심의 결과를 갈랐다는 걸 보여줍니다.

    목동6단지 통합심의 통과 이유와 목동13단지 보류 이유 비교 카드

    목동13단지, 무엇이 발목을 잡았나

    목동13단지는 신정동 327번지 일대 17만8,919㎡ 부지에 지하 4층~지상 49층, 총 3,852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약 2조3,000억원에 달해 목동 재건축 중에서도 “최대어”로 불려왔습니다.

    그런 만큼 7월 30일의 보류 결정은 파장이 컸습니다. 서울시 제15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가 건축·경관·교통·교육·환경·공원·재해 항목 전반에 대해 보류 판정을 내렸고, 이는 목동 14개 단지 중 첫 보류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서울시는 공식적으로는 구체적인 보류 사유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서울시 관계자가 “보류 사유는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다만 다른 매체들이 인용한 관계자 발언을 종합하면, 목동 지구단위계획과 택지지구 정비계획이 제시한 가이드라인 대비 건축·경관 배치가 충분히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13단지 통합 심의에 상정된 배치가 안 맞는 부분이 많았다”, “13단지만 달라진 배치로 하는 건 적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발언이 그렇게 전해졌습니다.

    풀어보면, 6단지가 학교·보행 동선을 배려한 배치로 목동 전체의 가이드라인에 맞춘 반면, 13단지는 그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 배치안을 냈다가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재상정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조합이 보류 사유를 보완해서 재신청하면 된다. 조합의 대처에 따라 재심의 일정이 결정된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통과 시점은 조합이 설계를 얼마나 빨리, 얼마나 가이드라인에 맞게 수정해 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확한 재상정 일정이 궁금하다면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이나 조합 공지를 직접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8월 26일 접수한 건 사실 목동7단지입니다

    목동 재건축 소식을 검색하다 보면 “8월 26일경 또 다른 단지가 통합심의를 접수했다”는 식의 요약을 종종 보게 됩니다. 정확히 짚으면 이 단지는 목동7단지입니다.

    목동7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2026년 8월 26일 양천구청에 사업시행인가의 선결조건인 서울시 통합심의를 접수 완료했다고 조합원들에게 공지했습니다. 조합 공지 원문에는 “당초 예정했던 11월 접수 계획보다 약 3개월 앞당겨 접수함으로써”라는 표현이 담겨 있습니다.

    목동7단지는 1986년 준공, 기존 2,550가구에서 최고 49층·4,335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으로 목동14단지(3,100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단지입니다. 2026년 7월 초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준비위 동의율 90.4%, 신청 14일 만에 인가) 창립총회를 거쳐 통합심의 접수까지 속도감 있게 왔고, 삼성물산·현대건설·롯데건설 등이 시공권에 관심을 보이면서 “목동 대장주”로도 불립니다. 접수 이후에는 10월 내 시공사 선정 공고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목동12단지입니다. 12단지는 2026년 2월 27일 별도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시공사 선정과 통합심의를 동시에 준비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연내(2026년) 통합심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8월 말 기준으로 12단지가 실제 통합심의를 접수 완료했다는 공식 발표는 확인되지 않아, 8월 26일 접수 건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합니다.

    목동 14개 단지, 지금 어디까지 왔나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진행단계 지도 - 4~14단지 정비구역 경계와 통합심의 통과·접수·보류 현황

    지도로 보면 목동 재건축의 속도차가 한눈에 드러납니다.

    가장 앞선 곳은 목동6단지입니다. 조합 출범도, 통합심의 통과도, 시공사 선정까지도 14개 단지 중 가장 먼저 끝냈습니다. 그 뒤를 목동7단지가 통합심의 접수로 바짝 쫓고 있고, 목동12단지도 조합설립인가 후 연내 통합심의 통과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목동4단지와 목동14단지는 9~10월 시공사 선정 공고를 준비하는 단계로, 4단지는 애초 8월 예정이던 공고가 한 달가량 늦춰지기도 했습니다. 목동5·9·10단지는 신탁방식으로 사업시행자 지정을 신청하거나 마친 상태입니다.

    가장 늦은 곳은 목동11단지로, 아직 정비구역 지정 이전 단계인 정비계획 재공람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목동1·2·3단지는 종상향(공원 조성)을 거치며 정비계획 확정을 위한 재공람 절차가 진행 중이라, 역시 상대적으로 느린 그룹에 속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목동13단지가 있습니다. 공사비 규모로는 목동에서 손꼽히는 대어이지만, 통합심의 보류로 재상정 일정조차 미정인 채 멈춰 서 있는 상태입니다.

    같은 목동인데, 왜 속도가 갈릴까

    답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제도 자체는 14개 단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같은 통합심의 절차, 같은 목동 지구단위계획과 택지지구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입니다.

    실제 결과를 가르는 건 다른 데 있습니다. 각 단지의 설계안이 그 공통 가이드라인에 얼마나 맞느냐, 그리고 조합(또는 신탁사)이 행정 절차를 얼마나 빠르게 준비하느냐입니다.

    6단지는 학교·보행 동선을 배려한 배치로 가이드라인에 부합해 통과했습니다.
    13단지는 서울시가 “가이드라인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했다”고 본 배치안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7단지는 반대로 원래 계획보다 서류 준비를 앞당기며 속도를 냈습니다.

    제도의 차별이 아니라, 개별 단지의 설계·행정 준비 상황이 지금의 순위를 만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서울 다른 지역의 정비사업 속도차가 궁금하시다면 노원구 재건축, 왜 지금 서울 정비사업 최대 격전지가 됐을까 글도 함께 보시면, 목동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속도가 갈리는 사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서울 전체 정비사업에서 분양이 가장 빠른 단지가 궁금하시다면 서울 정비사업 현황, 분양 빠른 단지들은 어디일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목동13단지가 언제 재상정되는지, 12단지가 언제 통합심의를 접수하는지는 계속 지켜볼 부분입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다음 관문을 먼저 넘는 단지는 결국 서울시가 정한 가이드라인에 가장 충실한 설계안을 낸 곳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참고자료

  • 코오롱글로벌 계약해지 3연속, 정비사업 공사비 갈등의 신호

    코오롱글로벌 계약해지 3연속, 정비사업 공사비 갈등의 신호

    코오롱글로벌이 2026년 한 해 동안 부산 만덕3구역(4월), 대전 가오동1구역(5월), 부산 하단1구역(7월)에서 잇달아 시공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습니다. 세 곳 모두 해지를 통보한 쪽은 조합이었고, 규모를 합치면 3,527억원에 달합니다.

    한 회사가 넉 달 사이 세 번, 그것도 매번 발주처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공사비 갈등이야 요즘 정비사업 현장 어디서나 나오는 얘기지만, 유독 한 건설사에서 이렇게 반복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게 코오롱글로벌만의 특수한 사정인지, 아니면 정비사업 조합이라면 어디서든 겪을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코오롱글로벌 정비사업 3개 구역 계약해지 타임라인 비교표

    넉 달 사이 세 번, 무슨 일이 있었나

    시작은 부산 만덕3구역이었습니다.

    2020년 12월 최초 도급계약을 맺은 이 사업장에서, 조합은 2026년 4월 3일 계약 해지 공문을 코오롱글로벌에 보냈습니다.

    규모는 904억 6,000만원.
    조합은 코오롱글로벌이 요구한 공사비 증액 폭이 과도하다고 주장했고, 코오롱글로벌은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한 달여 뒤인 5월 8일, 이번엔 대전 가오동1구역 조합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2021년 4월 계약을 체결했던 사업장으로, 해지 규모는 1,454억원. 코오롱글로벌은 “발주처의 계약 해지 통보에 따라 공시하는 건으로, 법률 검토 후 대응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그리고 7월 22일, 부산 하단1구역.

    2024년 새로 수주했던, 앞의 두 곳보다 계약 기간이 훨씬 짧은 사업장입니다. 해지 규모는 1,167억 8,799만원, 코오롱글로벌 전년도 연결 매출의 4.35~4.38% 수준입니다.

    세 사업장 중 유일하게 이 구역에서만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단1구역 조합장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해 9월부터 사업비 대여를 거부한 데다 과도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졌다”

    공사비 증액 이견만이 아니라, 조합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 대여금까지 끊겼다는 얘기입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계약상 절차에 따라 관련 사항을 검토해 왔으며, 사업계획 변경 등에 따른 공사비 조정 필요성도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조합과 코오롱글로벌의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인용 강조 박스

    해지를 통보한 건 조합이었다, 그런데 왜

    세 사업장 모두 형식적으로는 조합이 계약을 끝냈습니다.

    하지만 형식과 실질은 다를 수 있습니다.

    조합이 먼저 등을 돌린 이유가 결국 코오롱글로벌이 제시한 조건(공사비 인상폭, 사업비 대여 여부)을 받아들이지 못해서라면, “누가 관계를 끝냈는가”와 “누구 때문에 끝났는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세 곳 모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는 공사비 증액입니다.
    만덕3구역도, 가오동1구역도, 하단1구역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온 건 결국 같은 문제였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이 세 번 다 물러서지 않은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어 보입니다.

    왜 코오롱글로벌에서만 반복될까, 원가율 방어의 이면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 원가율은 한때 98.3%까지 치솟은 적이 있습니다. 공사비 100원을 받으면 98원 넘게 원가로 나간다는 뜻입니다. 전년 동기(91.5%) 대비 5.3%포인트나 뛴 수치였습니다.

    이후 회사는 원가관리팀을 신설하는 등 자체적으로 원가율을 낮추는 데 나섰고, 2026년 1분기엔 89.5%까지 개선했습니다. 전년 동기(91.4%) 대비 1.9%포인트 낮아진 겁니다.

    이 흐름 위에서 보면, 세 사업장의 계약 해지는 우연이 아니라 방향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해를 감수하며 공사를 끌고 가느니, 계약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원가에 맞지 않는 조건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노선입니다.

    회사 재무 상황을 보면 이 판단이 더 이해가 됩니다.

    2026년 상반기 코오롱글로벌은 매출 1조 3,817억원, 당기순이익 431억원으로 전년 동기(순손실 571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35억원으로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630억원)와 비교하면 765억원이나 악화된 셈입니다. 순이익은 흑자인데 현금은 빠져나가는 구조, 이 괴리를 만드는 건 아직 현금화되지 않은 미수금(5,431억원)과 미청구공사(3,061억원), 합쳐서 8,492억원입니다.

    부채비율은 322~347% 선을 유지하고 있고, 순차입금비율은 지난해 말 96%에서 올해 상반기 104%로 올라섰습니다. 상반기 이자비용(357억원)은 영업이익(742억원)의 48.1%를 갉아먹었습니다.

    여기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 규모가 9,620억원, 자기자본 대비 133.1%에 달한다는 점도 걸립니다. 외부감사인은 이를 “유의적인 비중”이라고 짚었습니다. 일부 PF 약정에는 시공사 신용등급이 A3- 밑으로 떨어지면 조기상환에 들어간다는 조항이 걸려 있는데, 현재 코오롱글로벌 신용등급은 A3+입니다.

    여유가 넉넉한 구간은 아닙니다.

    이런 재무 구조 위에서는, 공사비가 안 맞는 계약을 붙잡고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습니다.

    코오롱글로벌 원가율과 현금흐름 핵심 포인트 카드

    코오롱글로벌만의 일인가, 업계 전체의 신호인가

    여기서 시각이 갈립니다.

    한쪽은 “코오롱글로벌만의 이례적 패턴”이라고 봅니다. 1군 대형 건설사 중에서 재건축 사업장 세 곳에서 연달아 시공자 지위를 잃은 건 코오롱글로벌이 유일하다는 지적입니다. 업계에서는 “시공사 자격 박탈 자체가 큰 마이너스 요인”이며, “중도포기 기업이라는 낙인이 향후 대형 프로젝트 입찰에서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다른 쪽은 다르게 봅니다. 공사비 갈등에 따른 계약 해지가 코오롱글로벌만의 특수한 사정이 아니라는 시각입니다.

    같은 시기 대우건설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서울 서초구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3,387억원 규모)에서 2026년 7월 28일 조합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고, 8월 2일 공시됐습니다. 이번엔 공사비가 아니라 마감재 수준이 쟁점이었습니다. 대우건설은 “조합이 공사비는 올려주지 않으면서 최고급 마감재 사용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고, 조합은 “기존 확정 공사비(평당 약 1,550만원) 안에서 모든 조건이 반영돼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대우건설은 소송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GS건설도 2023년 11월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시공계약을 해지당한 전례가 있습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확정한 공사비는 3.3㎡당 650만원이었는데, 2026년 4월 새 시공사로 선정된 한화 건설부문과는 3.3㎡당 72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시공사를 바꾸면 더 나은 조건을 받을 거라는 기대와 반대되는 결과입니다.

    이보다 훨씬 오래된 선례도 있습니다. 서초구 방배5구역은 2017년 3월 기존 시공단과 계약을 해지하고 그해 9월 현대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는데, 손해배상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7년 넘게 이어지다 2024년 말에야 525억원의 합의금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 갈등의 배경에는 숫자로 확인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18.4%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지수는 33.7% 올랐습니다.

    물가 상승 속도의 거의 두 배입니다.

    계약 체결 당시 확정한 공사비는 그대로인데, 자재비와 인건비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뛰어버린 구조. 이게 전국 정비사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갈등을 만드는 근본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사비 갈등 자체는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입니다. 다만 한 회사에서, 한 해에, 세 번씩 반복된다는 빈도는 코오롱글로벌만의 특이점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두 시각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업계 전체가 앓는 병을 코오롱글로벌이 유독 세게 앓고 있다, 정도가 더 정확한 그림에 가깝습니다.

    계약해지, 조합엔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기서부터는 부산·대전이 아니라 어느 지역 조합이든 알아둘 만한 얘기입니다.

    가장 먼저 짚을 건, 시공사를 바꾼다고 공사비가 내려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겁니다.

    상계주공5단지가 그 사례입니다. 계약 해지 후 새로 뽑은 시공사와의 공사비가 오히려 더 올랐습니다(3.3㎡당 650만원 → 720만원). 업계에서도 “공사비가 오른 상황에서 다른 시공사를 찾는다고 더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두 번째로 짚을 건, 계약 해지 자체보다 그 이후 법적 분쟁이 조합에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방배5구역처럼 손해배상 소송이 7년 넘게 이어지고 수백억원대 합의금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우건설이 강남원효성빌라 건에서 소송을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의 세 사업장 역시 지금까지는 “법률 검토 후 대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나온 상태라, 실제로 소송으로 이어질지, 새 시공사 선정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세 사업장 각각 새 시공사가 정해졌는지는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별도 보도가 확인되지 않아,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면 각 조합 공지나 총회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지금 다른 지역에서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조합이라면, 이번 사례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시공사의 원가율과 재무 구조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그리고 계약서상 공사비 조정 조항이 물가·자재비 변동을 어떻게 반영하도록 돼 있는지.

    시공사 선정 절차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다룬 글에서도 짚었듯, 시공사를 뽑는 순간의 조건이 준공 시점의 부담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 체결 당시엔 문제없어 보였던 공사비가, 몇 년 뒤 물가가 뛰면 갈등의 씨앗이 되는 구조는 코오롱글로벌 사례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비교 그래프

    세 번의 계약해지가 남긴 것

    만덕3구역, 가오동1구역, 하단1구역.

    세 사업장의 공통점은 공사비였고, 차이점은 하단1구역에서 사업비 대여금 문제까지 얹혔다는 정도였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은 원가율을 지키는 쪽을 택했고, 그 대가로 세 건의 계약을 잃었습니다. 이게 회사 입장에서 맞는 선택이었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판가름 날 문제입니다. 다만 정비사업 조합 입장에서는, 시공사를 정할 때 브랜드나 공사비 조건만큼이나 그 회사의 재무 체력을 함께 봐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건설공사비지수가 물가 상승 속도의 두 배로 뛰는 시기입니다.

    지금 계약서에 적힌 숫자가 몇 년 뒤에도 유효할 거라고 믿는 건, 어쩌면 너무 순진한 가정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공사비 갈등에 계약 해지 잇따라···코오롱글로벌 정비사업 ‘몸살’, 뉴스웨이
    • [마켓파워] 코오롱글로벌, 올해 재건축 3개 사업장서 시공사 지위 상실…원가율 방어 노선 고수, 아시아투데이
    • 코오롱글로벌, 904억 규모 부산 재건축사업 계약 해지, FETV
    • [ND 공시] 코오롱글로벌, 부산 하단1구역 재건축사업 계약해지, 뉴스드림
    • 코오롱글로벌, 1454억 대전 가오동 재건축 계약 해지, 블로터
    • 공사비 갈등에 대우·GS·코오롱, ‘계약 취소’…도시정비 곳곳 ‘잡음’, 인사이트코리아
  • 성남 상대원2구역 재건축, 조합장 해임에도 왜 아직 멈춰있을까

    성남 상대원2구역 재건축, 조합장 해임에도 왜 아직 멈춰있을까

    4,885가구, 성남 최대 규모 정비사업지로 꼽히는 상대원2구역 재건축이 반년 넘게 제자리다.

    조합장은 이미 해임됐다.

    그런데도 사업은 멈춰 있다.

    정확히는 조합장 해임과는 별개로, 새 시공사로 뽑은 GS건설의 선정 자체가 법원 판단으로 두 차례나 흔들렸기 때문이다.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 4,885가구 재개발 사업, 상대원2구역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순서대로 정리해본다.

    갈등은 두 갈래에서 동시에 터졌다

    상대원2구역은 원래 2015년 DL이앤씨(옛 대림산업)를 시공사로 선정하며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구했고, DL이앤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조합은 2026년 초부터 새 시공사 선정을 추진했고, 3월 7일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면서 갈등의 첫 번째 축이 만들어졌다.

    두 번째 축은 따로 있었다.

    3월 13일, 경찰이 조합 사무실과 조합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특정 마감재 업체로부터 이권 제공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였다. 이 사건 하나로 조합원들의 신뢰가 무너졌고, 조합장 해임 움직임에 불이 붙었다.

    브랜드를 둘러싼 시공사 갈등과 조합장 개인 비리 의혹.

    전혀 다른 두 문제가 같은 시기에 겹치면서, 상대원2구역은 한 번이 아니라 두 개의 총회를 동시에 치러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 개요 카드

    조합장 해임, 두 번째 시도에서야 성사됐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원2구역 조합장 해임총회가 무산됐다”고 알고 있지만, 정확히는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첫 번째 해임 시도는 실제로 무산됐다. 4월 4일 임시총회에서 조합장과 이사 2인 해임안이 가결됐지만, 조합장 측이 “7일 전 장소변경 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서면철회서 815장 접수를 거부당했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 신청이 인용되면서 조합장은 그대로 직위에 복귀했다.

    두 번째 시도는 결과가 달랐다.

    당초 4월 30일로 예정됐던 해임총회는 혼란 수습을 이유로 5월 9일, 5월 14일을 거쳐 5월 22일로 계속 미뤄졌다. 조합 관계자는 서면결의서가 기대만큼 걷히지 않아 정족수 확보가 불확실했다는 점을 연기 사유로 들었다.

    5월 22일 열린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2,269명 중 1,143명이 참석했다(서면결의 687명, 전자투표 452명, 현장투표 4명). 참석자의 98%가 넘는 1,125명이 조합장과 집행부(감사 2인, 이사 8인) 해임에 찬성했다.

    전체 조합원 과반이 참석한 만큼 총회 성립 요건도 갖췄다.

    이번엔 뒤집히지 않았다. 상대원2구역은 현재 신현수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즉 “해임총회 자체가 무산됐다”는 표현은 4월의 1차 시도에만 해당하고, 5월의 2차 시도는 정족수를 채워 조합장 해임을 확정지었다는 게 정확한 사실관계다.

    조합장 해임 총회, 두 번의 시도

    진짜 발목을 잡은 건 시공사 선정 총회였다

    조합장 해임과 별개로, 상대원2구역을 더 오래 붙잡아 둔 건 시공사(GS건설) 선정 총회다. 여기서는 정족수 문제가 두 번 연속으로 발목을 잡았다.

    도시정비법상 일반 총회는 조합원 과반수 출석이면 성립한다.

    하지만 시공자 선정 총회는 기준이 더 까다롭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라 조합원 과반이 총회장에 직접 출석해야 하고, 서면결의서나 전자투표로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그 결의서를 철회하고 현장에 직접 나와야만 “직접 출석자”로 인정된다.

    이 기준에 상대원2구역이 두 번 다 걸렸다.

    1차: 4월 11일 총회.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 안건은 1,205명 참석, 1,101명 찬성으로 무난히 가결됐다. 그런데 GS건설 신규 선정 안건은 달랐다. 정족수 기준 1,135명이 필요했지만 실제 참석은 1,120명, 딱 15명이 모자랐다.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총회가 끝났다.

    2차: 5월 30일 총회. 조합은 다시 총회를 열었고, 이번엔 GS건설 선정 안건이 1,108명(96%) 찬성으로 가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DL이앤씨가 곧바로 “서면결의서 위조, 철회서 제출 거부, 밀실 진행으로 얼룩진 무효 총회”라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7월 31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5민사부는 DL이앤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밝힌 근거는 이렇다. 전체 조합원 2,268명 기준 필요 인원은 1,135명. 의사록상 직접 출석은 1,137명으로 기록됐지만, 재판부는 이 중 명부 서명 후 총회장을 떠난 조합원(CCTV로 확인), 본인 대신 제3자를 보낸 조합원, 대표조합원 변경 신고가 적법하지 않은 대리인, 이렇게 세 명을 출석 인원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유효 직접 출석자는 1,134명.

    필요 인원보다 딱 1명이 부족했다.

    법원은 여기에 더해 본인 확인 절차 부실(마스크·선글라스 착용자를 제지하지 않음), 참석자 관리 미흡, 서면철회서 51장의 효력 논란까지 지적하며 GS건설 선정을 포함한 총회 결의 7건 전체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DL이앤씨는 이 결정으로 시공사 지위를 다시 회복했다.

    한 명 차이로 1조 9천억원대 사업의 시공사가 갈렸다는 사실은, 시공자 선정 총회의 정족수 요건이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시공사 선정 절차 자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개별홍보가 왜 금지되는지 같은 기본 구조가 궁금하다면 재건축 조합원이 알아야 할 것(4) 시공사 선정과 재초환에서 더 자세히 다룬 적이 있다.

    GS건설 선정 총회, 두 번의 정족수 미달

    양측 주장은 여전히 팽팽하다

    같은 사건을 두고 조합 안팎의 시선은 정반대로 갈린다.

    DL이앤씨는 시공사 지위 회복을 반기며 사업 정상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확정공사비 평당 682만원, 착공 미이행 시 세대당 3,000만원 보상 등의 조건을 다시 앞세우는 중이다.

    GS건설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확정공사비 평당 729만원, 8월 내 착공, 손해배상금 200억원 부담, 조합이 요구한 일반분양가(4,500만원) 수용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적극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신현수 직무대행 체제와 비상대책위원회는 조합장 비리 의혹과 절차 하자를 근거로 해임·시공사 재선정을 밀어붙였던 쪽이다. 반면 前 조합장 측은 두 차례 해임총회 모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맞서며,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잔다르크도 마녀도 아니다”라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법원 가처분은 어디까지나 본안소송 전 임시 조치다.

    조합의 항고나 본안소송 결과에 따라 지금의 구도가 다시 바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비사업 조합에서 시공사가 몇 달 만에 다시 바뀌는 일이 낯설지는 않다 — 분당 양지마을 재건축, 신탁사 교체 갈등으로 왜 멈췄나에서 다룬 사례처럼, 사업 주체가 흔들리면 절차 하나하나가 법적 다툼의 빌미가 되기 쉽다.

    성남 정비사업 지도에서 상대원2구역의 위치

    상대원2구역의 정체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바로 옆 구역들이 순조롭게 앞서가고 있어서다.

    성남시는 2026년 8월 31일 수진2·태평2·4·산성·단대·상대원1·3구역 등 5곳의 정비구역 지정을 공식 고시했다. 총 1만3,505세대 규모이고, 이 중 상대원1·3구역(10만3,904㎡, 2,270세대)은 정비구역 지정을 약 11개월 만에 마쳤다.

    이미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정했던 상대원2구역이 오히려 뒤처지는 모양새다.

    태평1·은행1·금광2구역도 2027년 1분기 내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 지정을 목표로 뒤따르고 있어, 상대원2구역의 내홍이 길어질수록 인근 사업장에 “정비사업 리스크” 사례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도시정비법 총회 정족수, 일반 총회 vs 시공자 선정 총회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지금 시점에서 확실한 건 두 가지다.

    조합장은 해임됐고, 신현수 직무대행 체제가 조합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시공사는 법원 결정으로 DL이앤씨가 임시로 지위를 회복한 상태다.

    다만 이게 최종 결론은 아니다.

    GS건설 선정 측이 항고하거나, 정족수 요건을 보완해 총회를 다시 여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법적 공방이 길어질수록 착공은 그만큼 밀릴 수밖에 없고,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이미 납부한 입찰보증금 300억원의 몰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6월 초까지만 해도 코리아데일리는 “새 파트너를 만나 사업 정상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전했었다.

    하지만 이는 7월 31일 법원 결정 이전의 이야기다. 지금 기준으로는 조합장 해임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시공사 자리를 둘러싼 법적 다툼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결국 상대원2구역이 보여주는 건 이런 사실이다.

    해임총회 하나를 통과시키는 것과, 1조 9천억원짜리 시공 계약을 정족수 요건까지 흠결 없이 통과시키는 건 완전히 다른 난이도의 문제라는 것.

    정리하면

    • 갈등의 발단은 두 갈래다. DL이앤씨와의 브랜드(‘아크로’) 이견으로 시작된 시공사 교체 추진, 그리고 조합장 금품수수 의혹.
    • 조합장 해임은 4월 1차 시도에서 무산(가처분 인용)됐다가, 5월 22일 2차 시도에서 98% 찬성으로 확정됐다. 현재 신현수 직무대행 체제.
    •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건 시공사(GS건설) 선정 총회다. 4월 11일엔 15명, 5월 30일 총회는 법원 판단상 1명이 부족해 두 번 다 좌절됐다.
    • 7월 31일 법원 결정으로 DL이앤씨가 시공사 지위를 임시 회복했지만, 이는 본안소송 전 가처분 조치라 최종 결론은 아니다.
    • 인근 상대원1·3구역이 순조롭게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것과 대조적으로, 상대원2구역은 법적 다툼으로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조합장 한 명을 해임하는 것보다, 시공사 한 곳을 흠결 없이 선정하는 게 더 어려운 재건축 사업도 있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참고자료

    • 상대원2구역 시공권 다시 DL이앤씨로…GS건설 선정 효력정지, 뉴스핌
    • ‘정족수’에 뒤집힌 상대원2구역 시공권…법원 판단 이유봤더니, 아주경제
    • 상대원2, DL이앤씨 시공사 해지 완료···정족 15명 미달, 신규 선정 무산, 뉴스웨이
    • [단독] 상대원2구역, 조합장 또 해임…시공사 교체 험난할 듯, 머니투데이방송(MTN)
    • 성남 상대원2구역 조합장, 해임 총회 후 심경 토로…”잔다르크도 마녀도 아니다”, 뉴스타운
    • 성남 재개발 5곳, 1만3505세대 정비구역 확정…사업 속도 붙는다, 아시아투데이
  • 인천계양 A6블록 본청약, 사전청약보다 분양가 35% 올랐다

    인천계양 A6블록 본청약, 사전청약보다 분양가 35% 올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월 31일 인천계양 A6블록 공공분양주택 663가구의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 전용 59㎡ 평균 5억 3,000만 원, 84㎡ 평균 7억 1,000만 원. 2023년 9월 사전청약 당시 제시됐던 추정분양가보다 두 주택형 모두 약 35% 오른 가격이다.

    3년 전 이 단지에 사전청약을 넣은 사람이라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것이다.

    59㎡는 1억 4,000만 원, 84㎡는 1억 8,000만 원 가까이 더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인천계양 A6블록 확정분양가 vs 사전청약 추정분양가 비교 표

    인천계양 A6블록, 얼마나 올랐나

    사전청약 당시 제시된 추정분양가는 59㎡ 3억 8,262만~3억 9,289만 원, 84㎡ 5억 2,751만~5억 2,770만 원이었다. 확정된 분양가와 비교하면 격차가 꽤 크다.

    59㎡ 약 1억 4,000만 원 상승
    84㎡ 약 1억 8,000만 원 상승
    두 주택형 모두 상승률 35% 안팎

    이번 공고 물량은 59㎡ 529가구, 69㎡ 5가구, 74㎡ 69가구, 77㎡ 18가구, 84㎡ 42가구로 총 663가구다. 사전청약 당시 계획됐던 614가구보다 49가구 늘었다. 전매제한은 3년이고 실거주 의무는 없다.

    사전청약은 본청약보다 2~3년 앞서 청약을 받는 제도이고, 이때 공개되는 분양가는 확정 가격이 아니라 추정치라는 점이 핵심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천계양 A6블록 역시 확정 분양가가 추정분양가보다 1억 원 이상 높아진 사례로 꼽힌다. 당첨자는 이 추정치를 기준으로 대출 한도와 자금 계획을 미리 짜두는데, 3년이 지나 나온 확정가가 이만큼 벌어지면 계획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

    다른 3기 신도시도 사정은 비슷했다 — 다만 35%는 그중에서도 높은 편

    사전청약 추정가와 본청약 확정가 사이에 차이가 나는 건 인천계양만의 일이 아니다.

    남양주왕숙2 A-3블록은 확정분양가 7억 3,245만 원, 추정가 대비 1억 6,915만 원 올라 상승률 30.0%를 기록했다. 같은 왕숙2 A-1블록은 6억 9,363만 원으로 확정되며 약 23.6% 상승했다. 고양창릉 S-1블록도 7억 8,340만 원으로, 추정가보다 약 22.1% 뛰었다.

    인천계양 A6블록의 35%는 이 사례들과 나란히 놓고 보면 눈에 띄게 높은 축에 속한다.

    3기 신도시 단지별 사전청약 대비 확정분양가 상승률 비교

    같은 3기 신도시 안에서도 시차가 짧을수록 상승폭이 작아지는 것도 아니다. 고양창릉 S-4블록은 불과 2개월 앞선 S-1블록보다도 84㎡ 기준 약 8,200만 원 더 높게 확정됐다. 본청약 시점이 늦어질수록 분양가가 오르는 흐름이 최근 들어 더 가팔라지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왜 3년 새 분양가가 이렇게 뛰었나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오른 만큼 그대로 분양가에 반영됐다고 보는 게 맞다.

    인천계양 지구 안에서 이 구조를 뒷받침하는 근거도 나온다. 같은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지구 내 A9블록은 사전청약 시점이던 4년 전 공사비가 1,734억 원이었는데, 최근엔 2,812억 원으로 1,000억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자재비·인건비 상승과 조달금리 부담이 겹치면서 같은 규모의 공사라도 실제 들어가는 비용 자체가 커진 셈이다.

    본청약이 예정보다 늦어지면 상승폭은 더 커지는 경향도 있다. 남양주왕숙2는 당초 2024년 9월로 예정됐던 본청약이 2026년 5월로 8개월가량 밀리면서 확정분양가가 발표됐다. 인천계양 A6블록은 예정된 일정(2026년 본청약, 2029년 6월 입주)을 큰 지연 없이 지킨 편인데도 상승률이 오히려 더 높게 나왔다. 지연 여부와 무관하게, 3년이라는 시차 자체가 이미 상당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사전청약 당첨자, 포기가 늘어날 수 있는 이유

    확정분양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 본청약을 포기하는 당첨자도 함께 늘어난다.

    아주경제 보도를 보면, 고양창릉 S-1블록은 사전청약 배정 362가구 중 실제 본청약 접수는 212명에 그쳤다. 150명, 41.4%가 포기했다는 뜻이다. 남양주왕숙2 A-1블록은 180명(28.6%), A-3블록은 143명(25.7%)이 계약을 포기했다.

    인천계양 A6블록의 실제 포기율은 우선공급(9월 17~18일) 접수 결과가 나와야 가늠할 수 있다. 다만 다른 3기 신도시 사례에 비춰보면, 이번에도 적지 않은 당첨자가 계약 여부를 다시 고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계양 A6블록 청약 일정 단계별 다이어그램

    이 가격,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어떨까

    사전청약 추정가 대비로만 보면 35% 급등이 크게 다가오지만, 실제 이 가격이 계양구 시세와 비교해서도 비싼 것인지는 별개로 따져봐야 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직접 조회해 확인해봤다.

    계양구 전체 아파트(구축 포함) 최근 6개월 실거래를 기준으로 보면, 전용 59㎡대 평균은 약 2억 9,400만 원, 84㎡대 평균은 약 3억 9,200만 원이었다. A6블록 확정가와 비교하면 각각 80% 안팎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 평균에는 준공 30~40년 된 구축 아파트가 다수 섞여 있어, 이 숫자만으로 “고평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같은 조건에서 2015년 이후 준공된 신축 단지만 따로 뽑아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힐스테이트자이계양(작전동), e편한세상 계양 더프리미어(효성동), 계양하늘채파크포레(방축동), 계양효성해링턴플레이스(서운동) 같은 최근 입주 단지들의 실거래 평균은 59㎡대 약 4억 7,500만 원, 84㎡대 약 6억 9,100만 원 수준이다. A6블록 확정가와 비교하면 59㎡는 약 11.5%, 84㎡는 약 2.8% 높은 정도로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땅값은 시간이 지나며 물가만큼 꾸준히 오르는 편이지만, 신축이라는 이유로 붙는 프리미엄은 그 단지가 낡기 시작하면 언제든 빠질 수 있는 값이다. A6블록의 확정가가 계양구 전체 평균보다 크게 비싸 보이는 것도, 결국 상당 부분은 이 신축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보는 게 맞다. 반대로 비슷한 연식의 신축 단지와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건, 적어도 지금 시점 계양구 시세 안에서는 이 확정가가 터무니없는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이건 “시세가 합리적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일 뿐, “사전청약 당첨자의 자금 계획이 틀어졌는가”라는 질문과는 다른 문제다. 두 질문을 섞어서 판단하면 곤란하다.

    인천계양 A6블록 확정분양가와 계양구 실거래가 비교

    인천계양지구, 어떤 곳인가

    인천계양 A6블록이 속한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지구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지구계획이 승인된 곳이다. 계양구 귤현동·동양동·박촌동·병방동·상야동 일대 약 333만㎡ 부지에 1만 7,000호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교통 여건은 나쁘지 않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 박촌역과 공항철도 계양역이 가깝고,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경인고속도로도 인접해 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인천 검단~계양 구간을 지나는 GTX-D Y자 노선을 확정 발표하면서, 광역 접근성이 한 단계 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렇다고 해도 이 노선은 아직 계획이 확정된 단계고, 착공·개통 시점까지 잡힌 건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입지에서 정말 중요한 건 결국 일자리·학군·상급지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느냐는 접근성이다. 지하철역이 가깝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노선이 실제로 어디로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GTX-D가 실제 착공·개통 단계로 넘어가는지는 앞으로 계속 지켜볼 부분이다.

    청약 일정 정리

    이번 본청약 일정을 놓치지 않으려면 아래 날짜를 기억해두는 게 좋다.

    주택전시관 공개: 9월 12일(우선공급 대상)~16일(일반)
    우선공급(사전청약 당첨자 대상): 9월 17~18일
    일반공급(신규 신청자 대상): 9월 30일~10월 2일
    당첨자 발표: 10월 21일
    계약 체결: 12월
    입주 예정: 2029년 6월

    사전청약 당첨자라면 우선공급 기간에 먼저 청약이 진행되니 일정을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 신규로 청약하려는 사람은 일반공급 기간과 청약 자격을 미리 인천 계양구 관할 접수처나 청약홈 공고문에서 정확히 확인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사전청약, 앞으로 어떻게 봐야 하나

    국토교통부와 LH는 이미 2024년 5월부터 공공 사전청약의 신규 시행을 중단했다. 본청약 지연과 분양가 격차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결과로 볼 수 있다. 인천계양 A6블록처럼 이미 사전청약이 끝난 물량들만 순차적으로 본청약을 진행하는 구조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사전청약 추정분양가는 그 시점의 가장 합리적인 추정치일 뿐, 3년 뒤에도 유효한 숫자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번 인천계양 A6블록 사례가 보여주는 건 단순하다. 사전청약에 당첨됐다고 해서 그 가격에 그 집을 살 수 있다고 확정된 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확정가가 나왔을 때 그게 시세 대비 합리적인지와 내 자금 계획이 감당 가능한지는 따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전청약 당첨은 시작일 뿐, 진짜 계산은 확정분양가가 나온 뒤부터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참고자료

    • “국민평형 분양가 7.1억” 인천계양 A6블록 663가구 본청약, 헤럴드경제
    • LH, ‘3기 신도시’ 인천계양 A6블록서 663가구 공급, 이데일리
    • LH, 인천계양 A6블록 663호 공고…9월 17일 청약, 서울경제
    • 불과 2개월 차이인데… 3기 신도시 분양가 8천만원 뛰었다, 파이낸셜뉴스
    • 3기 신도시의 배신…희망고문으로 바뀐 ‘사전청약’, 아주경제
    • LH, 인천계양 A6블록 공공분양주택 663가구 입주자 모집, 아시아투데이
  • 재건축 조합원이 알아야 할 것(4) 시공사 선정과 재초환

    재건축 조합원이 알아야 할 것(4) 시공사 선정과 재초환

    1편 분담금 계산법, 2편 이주비 대출과 이주 절차, 3편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까지 정리했다면, 이번이 마지막 편입니다.

    재건축 사업에서 가장 큰돈이 오가는 두 지점, 시공사 선정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다룹니다. 어떤 시공사를 뽑느냐에 따라 공사비와 브랜드가 갈리고, 재초환에 따라 준공 후 얼마를 더 내야 할지가 갈립니다. 둘 다 “몰랐다”로는 끝나지 않는 돈 문제입니다.

    시공사 선정 절차 7단계

    시공사, 아무나 뽑는 게 아니다

    시공사 선정은 시공사 선정계획 수립 → 입찰공고 → 현장설명회 → 입찰서 접수 → 대의원회 의결 → 건설사 홍보 → 시공사 선정 총회, 이렇게 7단계를 거칩니다.

    원칙은 일반경쟁입찰입니다. 여러 건설사가 공사비와 조건을 걸고 경쟁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응찰 자체가 없거나 단독 응찰로 경쟁입찰이 2회 이상 유찰되면, 총회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정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기준을 더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정부에 건의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안 중에는 유찰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여 수의계약 전환을 쉽게 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경쟁입찰 자체가 무산되고 시공사 선정이 몇 달씩 늘어지는 사업장이 늘었다는 게 배경입니다. 다만 경쟁입찰이 줄면 공사비 인하나 특화설계 제안 같은 조합에 유리한 협상 카드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아직은 건의 단계이고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니, 지금 진행 중인 사업장이라면 조합에 현재 몇 회 유찰까지 진행됐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이사비 더 준다”는 말, 들으면 안 되는 이유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건설사들의 홍보전이 뜨거워지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홍보에는 명확한 법적 한계가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고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은 건설사 임직원이나 홍보 목적으로 계약한 용역업체 직원이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 홍보를 하는 것 자체를 금지합니다. “공사비가 더 저렴하다”, “이사비를 더 준다”처럼 경쟁사와 비교하는 말이나, 도급순위·특화설계·확장옵션 같은 강점을 강조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도 전부 개별홍보에 해당합니다. 팜플렛이나 명함을 돌리거나, 관광버스로 조합원을 특정 장소에 데려가 선물을 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조합원 명단을 불법으로 확보해 “OS요원”을 동원하고, 홍보관에 조합원을 불러 상품권을 주며 표를 매수하는 사례가 문제가 돼왔습니다. 적발되면 도시정비법 제29조에 따라 입찰 자격이 박탈될 수 있고, 서울시 기준으로는 1회 적발만으로도 입찰참가 자체가 무효 처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설사 직원이 다가와 구체적인 조건을 언급한다면, 그 자체가 이미 위반 소지가 있는 행동이라는 걸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개별홍보로 인정되는 행위 vs 인정되지 않는 행위

    재초환, 준공 후에도 끝이 아니다

    재건축을 시작할 때부터 이주·분담금 걱정을 했다면, 준공 후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계산식은 이렇습니다.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초과이익에 부과율을 곱한 값이고, 재건축초과이익은 준공 시점 주택가액에서 사업 개시 시점 주택가액과 정상적인 집값 상승분, 개발비용을 뺀 값입니다. 쉽게 말해 “재건축으로 얼마나 더 벌었는지”를 계산해서 그중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입니다.

    부과율은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 8,000만원까지는 면제이고, 이를 넘으면 구간별로 10%부터 최대 50%까지 올라갑니다. 2억8,000만원을 초과하는 구간은 5,000만원에 초과분의 50%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2024년 3월 개정으로 면제 기준이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크게 올랐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장치도 추가됐습니다. 60세 이상 1주택자는 신청하면 주택을 팔거나 상속·증여할 때까지 부담금 납부를 유예받을 수 있고, 이 기간에는 가산세도 붙지 않습니다. 6년 이상 거주하면 10%부터 시작해 20년 이상 거주 시 70%까지 감면받을 수 있는 장기보유 감면도 생겼습니다.

    재건축부담금 부과율 구간표

    폐지 논의는 있지만, 아직 시행 중이다

    재초환은 2006년 강남권 재건축 단지 집값 급등에 대응해 만들어진 뒤, 두 차례 유예를 거쳐 2024년 3월 완화된 기준으로 재시행됐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재시행 이후 지금까지 실제로 부담금이 부과된 사례가 아직 없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서울 37개 단지를 기준으로 예상 조합원 분담금이 평균 1억3,898만원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오면서, 2026년 들어 폐지 요구가 다시 거세졌습니다. 4월에는 전국 재건축 조합들이 모여 여의도 정당 당사 앞에서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재초환이 정부의 주택 공급 목표와 구조적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의힘이 폐지 법안을 발의했지만 여야 입장차로 국회 심사가 8개월 넘게 멈춰 있고, 국토부는 국회 논의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폐지 찬반이 갈리는데, 민간 전문가는 대체로 폐지에 우호적이고 공공 쪽 전문가는 유지 쪽이 많습니다. 정리하면 재초환은 지금도 시행 중이고, 폐지나 추가 완화는 아직 정치적 이견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재건축을 준비 중이라면 “곧 없어질 세금”으로 가볍게 보지 말고, 현재 시행 중인 부과율과 감면 기준을 기준으로 자금 계획을 세워두는 게 안전합니다.

    정리하면

    • 시공사 선정은 7단계 절차를 거치며, 경쟁입찰이 2회 이상 유찰돼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서울시가 이 기준을 1회로 완화하려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건설사의 개별홍보는 도시정비법상 금지 행위다. 경쟁사 비교, 강점 강조, 선물 제공 등이 적발되면 입찰 자격이 박탈되거나 입찰참가가 무효 처리될 수 있다.
    •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초과이익에 부과율(조합원 1인당 8,000만원 초과분부터 10~50%)을 곱해 산정한다.
    • 2024년 3월 개정으로 고령자 납부유예, 장기보유 감면(6년 10%~20년 70%) 같은 실수요자 보호 제도가 도입됐다.
    • 재초환 재시행 이후 실제 부과 사례는 아직 없지만, 폐지 논의는 정치적 이견으로 진전이 없어 현재도 법은 그대로 시행 중이다.

    여기까지가 “재건축 조합원이 알아야 할 것” 4부작입니다. 분담금·이주비·권리와 의무·시공사와 재초환까지, 조합원으로서 실제로 부딪히게 될 돈과 절차 문제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참고자료

    • 재개발사업 > 시공자 선정 방법, easylaw.go.kr
    • 서울시, 재건축 ‘1회 유찰 후 수의계약’ 추진, v.daum.net
    •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금지되는 개별홍보 행위 유형과 위반 효과, arunews.com
    • 시공자 선정시 건설업자등의 개별홍보 판단기준, housingherald.co.kr
    • 재건축사업 > 재건축부담금의 산정, easylaw.go.kr
    • 재초환 논란, 재점화 | 재초환 20년 일대기, arunews.com
    • “공급 확대 발목” 선거 앞두고 재초환 폐지론 재부상…국회·정부는 ‘침묵’, 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