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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동 재건축 통합심의, 13단지는 보류 6단지는 통과한 이유

    목동 재건축 통합심의, 13단지는 보류 6단지는 통과한 이유

    업데이트(2026년 9월 25일): 목동 13단지는 2026년 9월 21일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습니다. 1~14단지 최신 진행 현황과 입주 예상 시기는 목동 재건축 단지별 진행 현황, 입주는 언제쯤일까(2026년 9월 기준)에서 확인하세요.

    같은 목동 신시가지 안에서도 재건축 속도가 단지마다 확연히 갈리고 있습니다. 목동6단지는 2026년 5월 28일 14개 단지 중 최초로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고, 두 달여 뒤인 7월 30일에는 목동13단지가 반대로 최초의 보류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8월 26일에는 목동7단지가 통합심의를 접수하며 6단지 뒤를 바짝 쫓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지구단위계획, 같은 심의 절차를 적용받는데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통합심의라는 제도 자체가 단지마다 다르게 작동하는 게 아닙니다. 6단지는 서울시가 정한 배치 가이드라인에 맞춘 설계로 통과했고, 13단지는 그 가이드라인과 어긋난 배치안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7단지는 원래 계획보다 서류 준비를 앞당기며 속도를 냈습니다. 즉 제도의 차별이 아니라 단지별 설계·행정 준비 상황의 차이가 지금의 속도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통합심의 제도 설명 - 개별심의 1.5~2년과 통합심의 6개월 비교, 건축·경관·교통·환경·교육·재해 6개 분야

    목동 재건축, 지금 무슨 일이 있었나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1985~1988년 사이 조성된 계획도시로, 서울 서남권 인구 분산을 위해 지어진 1~14단지, 약 2만6,629세대 규모의 대단지입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최고 49층, 총 4만7,000여 세대 규모로 재편될 예정입니다.

    넓은 동간 거리와 학교·공원 중심 배치가 조성 당시부터의 특징이었고, 이 배치 덕분에 양천구 일대는 대치동과 함께 서울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학군 성지”가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학교·공원 중심 배치가 재건축 통합심의에서도 핵심 변수로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말 기준으로 목동 재건축에서 벌어진 일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5월 28일 — 목동6단지, 14개 단지 중 최초로 서울시 통합심의 통과 (조건부 의결)
    • 7월 30일 — 목동13단지, 14개 단지 중 최초로 통합심의 보류
    • 8월 26일 — 목동7단지, 사업시행인가 선결조건인 통합심의를 양천구청에 접수 (원래 11월 예정이던 일정을 3개월 앞당김)

    사업시행인가의 관문, ‘통합심의’가 뭐길래

    통합심의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기 전에 필요한 여러 개별 심의 — 건축심의, 경관심의,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교육영향평가, 정비계획 변경, 그리고 사업에 따라 공원·재해 심의까지 — 를 한 번에 묶어서 처리하는 원스톱 절차입니다.

    2024년 1월 19일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50조의2·제50조의3에 근거해 도입됐고, 목표는 명확합니다. 따로따로 받으면 1.5~2년씩 걸리던 절차를 6개월로 줄이는 것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전체 절차로 보면 통합심의는 정비구역 지정 → 조합설립 → 사업시행계획인가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 바로 앞 관문에 해당합니다. 이 관문을 통과해야 분양신청, 관리처분계획, 이주·철거 순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양천구청이 배포한 정비사업 절차도 기준으로도 “통합심의 준비 및 신청”에만 표준 360일, “통합심의위원회 심의”에 40일이 배정될 만큼 비중이 큰 단계입니다.

    그러니 목동13단지가 이 관문에서 걸렸다는 건 단순한 서류 지연이 아닙니다. 사업시행계획인가로 넘어가는 길목 자체가 막혔다는 뜻입니다.

    목동6단지, 왜 가장 먼저 문턱을 넘었나

    목동6단지는 목동 911번지 일대, 최고 49층·18개동·2,170세대 규모로 재건축될 예정입니다. 2025년 5월 14개 단지 중 최초로 조합이 공식 출범했고, 시공사는 DL이앤씨(단독 입찰)로 정해져 ‘아크로 목동리젠시’라는 브랜드까지 확정된 상태입니다.

    통합심의를 신청한 건 2025년 12월 30일, 통과는 그로부터 약 5개월 뒤인 2026년 5월 28일이었습니다. 서울시 제10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가 건축·경관·교통·환경·교육·재해 6개 분야를 조건부로 의결했습니다.

    통과의 배경으로 꼽히는 건 주변 학교·보행 동선을 배려한 설계입니다. 대상지 북쪽 학교와 가까운 구간은 건물 높이를 낮춰 일조 영향을 최소화했고, 서쪽 목동5단지와 동쪽 안양천을 잇는 폭 15m 공공보행통로를 확보했습니다. 남북 방향 보행통로도 함께 만들어 인근 양정중·고와 경인초 학생들의 통학 편의까지 고려했습니다.

    목동이라는 동네 자체가 학교 중심으로 설계된 곳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6단지의 통과 사례는 결국 “이 동네의 원래 설계 철학에 얼마나 충실했는가”가 심의 결과를 갈랐다는 걸 보여줍니다.

    목동6단지 통합심의 통과 이유와 목동13단지 보류 이유 비교 카드

    목동13단지, 무엇이 발목을 잡았나

    목동13단지는 신정동 327번지 일대 17만8,919㎡ 부지에 지하 4층~지상 49층, 총 3,852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약 2조3,000억원에 달해 목동 재건축 중에서도 “최대어”로 불려왔습니다.

    그런 만큼 7월 30일의 보류 결정은 파장이 컸습니다. 서울시 제15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가 건축·경관·교통·교육·환경·공원·재해 항목 전반에 대해 보류 판정을 내렸고, 이는 목동 14개 단지 중 첫 보류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서울시는 공식적으로는 구체적인 보류 사유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서울시 관계자가 “보류 사유는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다만 다른 매체들이 인용한 관계자 발언을 종합하면, 목동 지구단위계획과 택지지구 정비계획이 제시한 가이드라인 대비 건축·경관 배치가 충분히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13단지 통합 심의에 상정된 배치가 안 맞는 부분이 많았다”, “13단지만 달라진 배치로 하는 건 적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발언이 그렇게 전해졌습니다.

    풀어보면, 6단지가 학교·보행 동선을 배려한 배치로 목동 전체의 가이드라인에 맞춘 반면, 13단지는 그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 배치안을 냈다가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재상정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조합이 보류 사유를 보완해서 재신청하면 된다. 조합의 대처에 따라 재심의 일정이 결정된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통과 시점은 조합이 설계를 얼마나 빨리, 얼마나 가이드라인에 맞게 수정해 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확한 재상정 일정이 궁금하다면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이나 조합 공지를 직접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8월 26일 접수한 건 사실 목동7단지입니다

    목동 재건축 소식을 검색하다 보면 “8월 26일경 또 다른 단지가 통합심의를 접수했다”는 식의 요약을 종종 보게 됩니다. 정확히 짚으면 이 단지는 목동7단지입니다.

    목동7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2026년 8월 26일 양천구청에 사업시행인가의 선결조건인 서울시 통합심의를 접수 완료했다고 조합원들에게 공지했습니다. 조합 공지 원문에는 “당초 예정했던 11월 접수 계획보다 약 3개월 앞당겨 접수함으로써”라는 표현이 담겨 있습니다.

    목동7단지는 1986년 준공, 기존 2,550가구에서 최고 49층·4,335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으로 목동14단지(3,100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단지입니다. 2026년 7월 초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준비위 동의율 90.4%, 신청 14일 만에 인가) 창립총회를 거쳐 통합심의 접수까지 속도감 있게 왔고, 삼성물산·현대건설·롯데건설 등이 시공권에 관심을 보이면서 “목동 대장주”로도 불립니다. 접수 이후에는 10월 내 시공사 선정 공고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목동12단지입니다. 12단지는 2026년 2월 27일 별도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시공사 선정과 통합심의를 동시에 준비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연내(2026년) 통합심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8월 말 기준으로 12단지가 실제 통합심의를 접수 완료했다는 공식 발표는 확인되지 않아, 8월 26일 접수 건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합니다.

    목동 14개 단지, 지금 어디까지 왔나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진행단계 지도 - 4~14단지 정비구역 경계와 통합심의 통과·접수·보류 현황

    지도로 보면 목동 재건축의 속도차가 한눈에 드러납니다.

    가장 앞선 곳은 목동6단지입니다. 조합 출범도, 통합심의 통과도, 시공사 선정까지도 14개 단지 중 가장 먼저 끝냈습니다. 그 뒤를 목동7단지가 통합심의 접수로 바짝 쫓고 있고, 목동12단지도 조합설립인가 후 연내 통합심의 통과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목동4단지와 목동14단지는 9~10월 시공사 선정 공고를 준비하는 단계로, 4단지는 애초 8월 예정이던 공고가 한 달가량 늦춰지기도 했습니다. 목동5·9·10단지는 신탁방식으로 사업시행자 지정을 신청하거나 마친 상태입니다.

    가장 늦은 곳은 목동11단지로, 아직 정비구역 지정 이전 단계인 정비계획 재공람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목동1·2·3단지는 종상향(공원 조성)을 거치며 정비계획 확정을 위한 재공람 절차가 진행 중이라, 역시 상대적으로 느린 그룹에 속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목동13단지가 있습니다. 공사비 규모로는 목동에서 손꼽히는 대어이지만, 통합심의 보류로 재상정 일정조차 미정인 채 멈춰 서 있는 상태입니다.

    같은 목동인데, 왜 속도가 갈릴까

    답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제도 자체는 14개 단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같은 통합심의 절차, 같은 목동 지구단위계획과 택지지구 정비계획 가이드라인입니다.

    실제 결과를 가르는 건 다른 데 있습니다. 각 단지의 설계안이 그 공통 가이드라인에 얼마나 맞느냐, 그리고 조합(또는 신탁사)이 행정 절차를 얼마나 빠르게 준비하느냐입니다.

    6단지는 학교·보행 동선을 배려한 배치로 가이드라인에 부합해 통과했습니다.
    13단지는 서울시가 “가이드라인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했다”고 본 배치안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7단지는 반대로 원래 계획보다 서류 준비를 앞당기며 속도를 냈습니다.

    제도의 차별이 아니라, 개별 단지의 설계·행정 준비 상황이 지금의 순위를 만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서울 다른 지역의 정비사업 속도차가 궁금하시다면 노원구 재건축, 왜 지금 서울 정비사업 최대 격전지가 됐을까 글도 함께 보시면, 목동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속도가 갈리는 사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서울 전체 정비사업에서 분양이 가장 빠른 단지가 궁금하시다면 서울 정비사업 현황, 분양 빠른 단지들은 어디일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목동13단지가 언제 재상정되는지, 12단지가 언제 통합심의를 접수하는지는 계속 지켜볼 부분입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다음 관문을 먼저 넘는 단지는 결국 서울시가 정한 가이드라인에 가장 충실한 설계안을 낸 곳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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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코오롱글로벌 계약해지 3연속, 정비사업 공사비 갈등의 신호

    코오롱글로벌 계약해지 3연속, 정비사업 공사비 갈등의 신호

    코오롱글로벌이 2026년 한 해 동안 부산 만덕3구역(4월), 대전 가오동1구역(5월), 부산 하단1구역(7월)에서 잇달아 시공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습니다. 세 곳 모두 해지를 통보한 쪽은 조합이었고, 규모를 합치면 3,527억원에 달합니다.

    📌 2026년 10월 업데이트: 그 뒤 어떻게 됐나

    • 코오롱글로벌의 정비사업 계약 해지는 올해만 3곳입니다. 4월 부산 만덕3구역(904억 6,000만원), 5월 대전 가오동1구역, 7월 부산 하단1구역(1,167억 8,799만원) 순입니다.
    • 세 곳 모두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이견이 원인으로 전해집니다. 하단1구역 조합은 시공사가 사업비 대여를 거부하고 과도한 증액을 요구했다는 입장입니다.
    • 9월 말까지 세 구역의 새 시공사 선정 소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공사비 갈등은 서울 대형 사업장에서도 “입찰 경쟁 실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흐름은 여의도 시범·성수2지구 단독입찰 분석에 정리했습니다.

    확인일 2026-10-05 · 출처: 코오롱글로벌 공시, 뉴스웨이 2026.7.23, FETV

    한 회사가 넉 달 사이 세 번, 그것도 매번 발주처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공사비 갈등이야 요즘 정비사업 현장 어디서나 나오는 얘기지만, 유독 한 건설사에서 이렇게 반복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게 코오롱글로벌만의 특수한 사정인지, 아니면 정비사업 조합이라면 어디서든 겪을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코오롱글로벌 정비사업 3개 구역 계약해지 타임라인 비교표

    넉 달 사이 세 번, 무슨 일이 있었나

    시작은 부산 만덕3구역이었습니다.

    2020년 12월 최초 도급계약을 맺은 이 사업장에서, 조합은 2026년 4월 3일 계약 해지 공문을 코오롱글로벌에 보냈습니다.

    규모는 904억 6,000만원.
    조합은 코오롱글로벌이 요구한 공사비 증액 폭이 과도하다고 주장했고, 코오롱글로벌은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한 달여 뒤인 5월 8일, 이번엔 대전 가오동1구역 조합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2021년 4월 계약을 체결했던 사업장으로, 해지 규모는 1,454억원. 코오롱글로벌은 “발주처의 계약 해지 통보에 따라 공시하는 건으로, 법률 검토 후 대응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그리고 7월 22일, 부산 하단1구역.

    2024년 새로 수주했던, 앞의 두 곳보다 계약 기간이 훨씬 짧은 사업장입니다. 해지 규모는 1,167억 8,799만원, 코오롱글로벌 전년도 연결 매출의 4.35~4.38% 수준입니다.

    세 사업장 중 유일하게 이 구역에서만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단1구역 조합장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해 9월부터 사업비 대여를 거부한 데다 과도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졌다”

    공사비 증액 이견만이 아니라, 조합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 대여금까지 끊겼다는 얘기입니다. 코오롱글로벌 측은 “계약상 절차에 따라 관련 사항을 검토해 왔으며, 사업계획 변경 등에 따른 공사비 조정 필요성도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조합과 코오롱글로벌의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인용 강조 박스

    해지를 통보한 건 조합이었다, 그런데 왜

    세 사업장 모두 형식적으로는 조합이 계약을 끝냈습니다.

    하지만 형식과 실질은 다를 수 있습니다.

    조합이 먼저 등을 돌린 이유가 결국 코오롱글로벌이 제시한 조건(공사비 인상폭, 사업비 대여 여부)을 받아들이지 못해서라면, “누가 관계를 끝냈는가”와 “누구 때문에 끝났는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세 곳 모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는 공사비 증액입니다.
    만덕3구역도, 가오동1구역도, 하단1구역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온 건 결국 같은 문제였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이 세 번 다 물러서지 않은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어 보입니다.

    왜 코오롱글로벌에서만 반복될까, 원가율 방어의 이면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 원가율은 한때 98.3%까지 치솟은 적이 있습니다. 공사비 100원을 받으면 98원 넘게 원가로 나간다는 뜻입니다. 전년 동기(91.5%) 대비 5.3%포인트나 뛴 수치였습니다.

    이후 회사는 원가관리팀을 신설하는 등 자체적으로 원가율을 낮추는 데 나섰고, 2026년 1분기엔 89.5%까지 개선했습니다. 전년 동기(91.4%) 대비 1.9%포인트 낮아진 겁니다.

    이 흐름 위에서 보면, 세 사업장의 계약 해지는 우연이 아니라 방향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해를 감수하며 공사를 끌고 가느니, 계약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원가에 맞지 않는 조건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노선입니다.

    회사 재무 상황을 보면 이 판단이 더 이해가 됩니다.

    2026년 상반기 코오롱글로벌은 매출 1조 3,817억원, 당기순이익 431억원으로 전년 동기(순손실 571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35억원으로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630억원)와 비교하면 765억원이나 악화된 셈입니다. 순이익은 흑자인데 현금은 빠져나가는 구조, 이 괴리를 만드는 건 아직 현금화되지 않은 미수금(5,431억원)과 미청구공사(3,061억원), 합쳐서 8,492억원입니다.

    부채비율은 322~347% 선을 유지하고 있고, 순차입금비율은 지난해 말 96%에서 올해 상반기 104%로 올라섰습니다. 상반기 이자비용(357억원)은 영업이익(742억원)의 48.1%를 갉아먹었습니다.

    여기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 규모가 9,620억원, 자기자본 대비 133.1%에 달한다는 점도 걸립니다. 외부감사인은 이를 “유의적인 비중”이라고 짚었습니다. 일부 PF 약정에는 시공사 신용등급이 A3- 밑으로 떨어지면 조기상환에 들어간다는 조항이 걸려 있는데, 현재 코오롱글로벌 신용등급은 A3+입니다.

    여유가 넉넉한 구간은 아닙니다.

    이런 재무 구조 위에서는, 공사비가 안 맞는 계약을 붙잡고 있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습니다.

    코오롱글로벌 원가율과 현금흐름 핵심 포인트 카드

    코오롱글로벌만의 일인가, 업계 전체의 신호인가

    여기서 시각이 갈립니다.

    한쪽은 “코오롱글로벌만의 이례적 패턴”이라고 봅니다. 1군 대형 건설사 중에서 재건축 사업장 세 곳에서 연달아 시공자 지위를 잃은 건 코오롱글로벌이 유일하다는 지적입니다. 업계에서는 “시공사 자격 박탈 자체가 큰 마이너스 요인”이며, “중도포기 기업이라는 낙인이 향후 대형 프로젝트 입찰에서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다른 쪽은 다르게 봅니다. 공사비 갈등에 따른 계약 해지가 코오롱글로벌만의 특수한 사정이 아니라는 시각입니다.

    같은 시기 대우건설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서울 서초구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3,387억원 규모)에서 2026년 7월 28일 조합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고, 8월 2일 공시됐습니다. 이번엔 공사비가 아니라 마감재 수준이 쟁점이었습니다. 대우건설은 “조합이 공사비는 올려주지 않으면서 최고급 마감재 사용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고, 조합은 “기존 확정 공사비(평당 약 1,550만원) 안에서 모든 조건이 반영돼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대우건설은 소송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GS건설도 2023년 11월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시공계약을 해지당한 전례가 있습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확정한 공사비는 3.3㎡당 650만원이었는데, 2026년 4월 새 시공사로 선정된 한화 건설부문과는 3.3㎡당 72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시공사를 바꾸면 더 나은 조건을 받을 거라는 기대와 반대되는 결과입니다.

    이보다 훨씬 오래된 선례도 있습니다. 서초구 방배5구역은 2017년 3월 기존 시공단과 계약을 해지하고 그해 9월 현대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는데, 손해배상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7년 넘게 이어지다 2024년 말에야 525억원의 합의금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 갈등의 배경에는 숫자로 확인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소비자물가는 18.4%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지수는 33.7% 올랐습니다.

    물가 상승 속도의 거의 두 배입니다.

    계약 체결 당시 확정한 공사비는 그대로인데, 자재비와 인건비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뛰어버린 구조. 이게 전국 정비사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갈등을 만드는 근본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사비 갈등 자체는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입니다. 다만 한 회사에서, 한 해에, 세 번씩 반복된다는 빈도는 코오롱글로벌만의 특이점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두 시각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업계 전체가 앓는 병을 코오롱글로벌이 유독 세게 앓고 있다, 정도가 더 정확한 그림에 가깝습니다.

    계약해지, 조합엔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기서부터는 부산·대전이 아니라 어느 지역 조합이든 알아둘 만한 얘기입니다.

    가장 먼저 짚을 건, 시공사를 바꾼다고 공사비가 내려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겁니다.

    상계주공5단지가 그 사례입니다. 계약 해지 후 새로 뽑은 시공사와의 공사비가 오히려 더 올랐습니다(3.3㎡당 650만원 → 720만원). 업계에서도 “공사비가 오른 상황에서 다른 시공사를 찾는다고 더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두 번째로 짚을 건, 계약 해지 자체보다 그 이후 법적 분쟁이 조합에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방배5구역처럼 손해배상 소송이 7년 넘게 이어지고 수백억원대 합의금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우건설이 강남원효성빌라 건에서 소송을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의 세 사업장 역시 지금까지는 “법률 검토 후 대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나온 상태라, 실제로 소송으로 이어질지, 새 시공사 선정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세 사업장 각각 새 시공사가 정해졌는지는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별도 보도가 확인되지 않아,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면 각 조합 공지나 총회 자료를 직접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지금 다른 지역에서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조합이라면, 이번 사례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시공사의 원가율과 재무 구조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그리고 계약서상 공사비 조정 조항이 물가·자재비 변동을 어떻게 반영하도록 돼 있는지.

    시공사 선정 절차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다룬 글에서도 짚었듯, 시공사를 뽑는 순간의 조건이 준공 시점의 부담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 체결 당시엔 문제없어 보였던 공사비가, 몇 년 뒤 물가가 뛰면 갈등의 씨앗이 되는 구조는 코오롱글로벌 사례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비교 그래프

    세 번의 계약해지가 남긴 것

    만덕3구역, 가오동1구역, 하단1구역.

    세 사업장의 공통점은 공사비였고, 차이점은 하단1구역에서 사업비 대여금 문제까지 얹혔다는 정도였습니다.

    코오롱글로벌은 원가율을 지키는 쪽을 택했고, 그 대가로 세 건의 계약을 잃었습니다. 이게 회사 입장에서 맞는 선택이었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판가름 날 문제입니다. 다만 정비사업 조합 입장에서는, 시공사를 정할 때 브랜드나 공사비 조건만큼이나 그 회사의 재무 체력을 함께 봐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건설공사비지수가 물가 상승 속도의 두 배로 뛰는 시기입니다.

    지금 계약서에 적힌 숫자가 몇 년 뒤에도 유효할 거라고 믿는 건, 어쩌면 너무 순진한 가정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공사비 갈등에 계약 해지 잇따라···코오롱글로벌 정비사업 ‘몸살’, 뉴스웨이
    • [마켓파워] 코오롱글로벌, 올해 재건축 3개 사업장서 시공사 지위 상실…원가율 방어 노선 고수, 아시아투데이
    • 코오롱글로벌, 904억 규모 부산 재건축사업 계약 해지, FETV
    • [ND 공시] 코오롱글로벌, 부산 하단1구역 재건축사업 계약해지, 뉴스드림
    • 코오롱글로벌, 1454억 대전 가오동 재건축 계약 해지, 블로터
    • 공사비 갈등에 대우·GS·코오롱, ‘계약 취소’…도시정비 곳곳 ‘잡음’, 인사이트코리아
  • 성남 상대원2구역 재건축, 조합장 해임에도 왜 아직 멈춰있을까

    성남 상대원2구역 재건축, 조합장 해임에도 왜 아직 멈춰있을까

    4,885가구, 성남 최대 규모 정비사업지로 꼽히는 상대원2구역 재건축이 반년 넘게 제자리다.

    조합장은 이미 해임됐다.

    그런데도 사업은 멈춰 있다.

    정확히는 조합장 해임과는 별개로, 새 시공사로 뽑은 GS건설의 선정 자체가 법원 판단으로 두 차례나 흔들렸기 때문이다.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일대 4,885가구 재개발 사업, 상대원2구역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순서대로 정리해본다.

    갈등은 두 갈래에서 동시에 터졌다

    상대원2구역은 원래 2015년 DL이앤씨(옛 대림산업)를 시공사로 선정하며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구했고, DL이앤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조합은 2026년 초부터 새 시공사 선정을 추진했고, 3월 7일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면서 갈등의 첫 번째 축이 만들어졌다.

    두 번째 축은 따로 있었다.

    3월 13일, 경찰이 조합 사무실과 조합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특정 마감재 업체로부터 이권 제공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였다. 이 사건 하나로 조합원들의 신뢰가 무너졌고, 조합장 해임 움직임에 불이 붙었다.

    브랜드를 둘러싼 시공사 갈등과 조합장 개인 비리 의혹.

    전혀 다른 두 문제가 같은 시기에 겹치면서, 상대원2구역은 한 번이 아니라 두 개의 총회를 동시에 치러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 개요 카드

    조합장 해임, 두 번째 시도에서야 성사됐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원2구역 조합장 해임총회가 무산됐다”고 알고 있지만, 정확히는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첫 번째 해임 시도는 실제로 무산됐다. 4월 4일 임시총회에서 조합장과 이사 2인 해임안이 가결됐지만, 조합장 측이 “7일 전 장소변경 고지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서면철회서 815장 접수를 거부당했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 신청이 인용되면서 조합장은 그대로 직위에 복귀했다.

    두 번째 시도는 결과가 달랐다.

    당초 4월 30일로 예정됐던 해임총회는 혼란 수습을 이유로 5월 9일, 5월 14일을 거쳐 5월 22일로 계속 미뤄졌다. 조합 관계자는 서면결의서가 기대만큼 걷히지 않아 정족수 확보가 불확실했다는 점을 연기 사유로 들었다.

    5월 22일 열린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2,269명 중 1,143명이 참석했다(서면결의 687명, 전자투표 452명, 현장투표 4명). 참석자의 98%가 넘는 1,125명이 조합장과 집행부(감사 2인, 이사 8인) 해임에 찬성했다.

    전체 조합원 과반이 참석한 만큼 총회 성립 요건도 갖췄다.

    이번엔 뒤집히지 않았다. 상대원2구역은 현재 신현수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즉 “해임총회 자체가 무산됐다”는 표현은 4월의 1차 시도에만 해당하고, 5월의 2차 시도는 정족수를 채워 조합장 해임을 확정지었다는 게 정확한 사실관계다.

    조합장 해임 총회, 두 번의 시도

    진짜 발목을 잡은 건 시공사 선정 총회였다

    조합장 해임과 별개로, 상대원2구역을 더 오래 붙잡아 둔 건 시공사(GS건설) 선정 총회다. 여기서는 정족수 문제가 두 번 연속으로 발목을 잡았다.

    도시정비법상 일반 총회는 조합원 과반수 출석이면 성립한다.

    하지만 시공자 선정 총회는 기준이 더 까다롭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라 조합원 과반이 총회장에 직접 출석해야 하고, 서면결의서나 전자투표로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그 결의서를 철회하고 현장에 직접 나와야만 “직접 출석자”로 인정된다.

    이 기준에 상대원2구역이 두 번 다 걸렸다.

    1차: 4월 11일 총회.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 안건은 1,205명 참석, 1,101명 찬성으로 무난히 가결됐다. 그런데 GS건설 신규 선정 안건은 달랐다. 정족수 기준 1,135명이 필요했지만 실제 참석은 1,120명, 딱 15명이 모자랐다.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총회가 끝났다.

    2차: 5월 30일 총회. 조합은 다시 총회를 열었고, 이번엔 GS건설 선정 안건이 1,108명(96%) 찬성으로 가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DL이앤씨가 곧바로 “서면결의서 위조, 철회서 제출 거부, 밀실 진행으로 얼룩진 무효 총회”라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7월 31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5민사부는 DL이앤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밝힌 근거는 이렇다. 전체 조합원 2,268명 기준 필요 인원은 1,135명. 의사록상 직접 출석은 1,137명으로 기록됐지만, 재판부는 이 중 명부 서명 후 총회장을 떠난 조합원(CCTV로 확인), 본인 대신 제3자를 보낸 조합원, 대표조합원 변경 신고가 적법하지 않은 대리인, 이렇게 세 명을 출석 인원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유효 직접 출석자는 1,134명.

    필요 인원보다 딱 1명이 부족했다.

    법원은 여기에 더해 본인 확인 절차 부실(마스크·선글라스 착용자를 제지하지 않음), 참석자 관리 미흡, 서면철회서 51장의 효력 논란까지 지적하며 GS건설 선정을 포함한 총회 결의 7건 전체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DL이앤씨는 이 결정으로 시공사 지위를 다시 회복했다.

    한 명 차이로 1조 9천억원대 사업의 시공사가 갈렸다는 사실은, 시공자 선정 총회의 정족수 요건이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시공사 선정 절차 자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개별홍보가 왜 금지되는지 같은 기본 구조가 궁금하다면 재건축 조합원이 알아야 할 것(4) 시공사 선정과 재초환에서 더 자세히 다룬 적이 있다.

    GS건설 선정 총회, 두 번의 정족수 미달

    양측 주장은 여전히 팽팽하다

    같은 사건을 두고 조합 안팎의 시선은 정반대로 갈린다.

    DL이앤씨는 시공사 지위 회복을 반기며 사업 정상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확정공사비 평당 682만원, 착공 미이행 시 세대당 3,000만원 보상 등의 조건을 다시 앞세우는 중이다.

    GS건설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확정공사비 평당 729만원, 8월 내 착공, 손해배상금 200억원 부담, 조합이 요구한 일반분양가(4,500만원) 수용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적극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신현수 직무대행 체제와 비상대책위원회는 조합장 비리 의혹과 절차 하자를 근거로 해임·시공사 재선정을 밀어붙였던 쪽이다. 반면 前 조합장 측은 두 차례 해임총회 모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맞서며,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잔다르크도 마녀도 아니다”라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법원 가처분은 어디까지나 본안소송 전 임시 조치다.

    조합의 항고나 본안소송 결과에 따라 지금의 구도가 다시 바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비사업 조합에서 시공사가 몇 달 만에 다시 바뀌는 일이 낯설지는 않다 — 분당 양지마을 재건축, 신탁사 교체 갈등으로 왜 멈췄나에서 다룬 사례처럼, 사업 주체가 흔들리면 절차 하나하나가 법적 다툼의 빌미가 되기 쉽다.

    성남 정비사업 지도에서 상대원2구역의 위치

    상대원2구역의 정체가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바로 옆 구역들이 순조롭게 앞서가고 있어서다.

    성남시는 2026년 8월 31일 수진2·태평2·4·산성·단대·상대원1·3구역 등 5곳의 정비구역 지정을 공식 고시했다. 총 1만3,505세대 규모이고, 이 중 상대원1·3구역(10만3,904㎡, 2,270세대)은 정비구역 지정을 약 11개월 만에 마쳤다.

    이미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정했던 상대원2구역이 오히려 뒤처지는 모양새다.

    태평1·은행1·금광2구역도 2027년 1분기 내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 지정을 목표로 뒤따르고 있어, 상대원2구역의 내홍이 길어질수록 인근 사업장에 “정비사업 리스크” 사례로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도시정비법 총회 정족수, 일반 총회 vs 시공자 선정 총회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지금 시점에서 확실한 건 두 가지다.

    조합장은 해임됐고, 신현수 직무대행 체제가 조합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시공사는 법원 결정으로 DL이앤씨가 임시로 지위를 회복한 상태다.

    다만 이게 최종 결론은 아니다.

    GS건설 선정 측이 항고하거나, 정족수 요건을 보완해 총회를 다시 여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법적 공방이 길어질수록 착공은 그만큼 밀릴 수밖에 없고,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이미 납부한 입찰보증금 300억원의 몰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6월 초까지만 해도 코리아데일리는 “새 파트너를 만나 사업 정상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전했었다.

    하지만 이는 7월 31일 법원 결정 이전의 이야기다. 지금 기준으로는 조합장 해임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시공사 자리를 둘러싼 법적 다툼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결국 상대원2구역이 보여주는 건 이런 사실이다.

    해임총회 하나를 통과시키는 것과, 1조 9천억원짜리 시공 계약을 정족수 요건까지 흠결 없이 통과시키는 건 완전히 다른 난이도의 문제라는 것.

    정리하면

    • 갈등의 발단은 두 갈래다. DL이앤씨와의 브랜드(‘아크로’) 이견으로 시작된 시공사 교체 추진, 그리고 조합장 금품수수 의혹.
    • 조합장 해임은 4월 1차 시도에서 무산(가처분 인용)됐다가, 5월 22일 2차 시도에서 98% 찬성으로 확정됐다. 현재 신현수 직무대행 체제.
    •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건 시공사(GS건설) 선정 총회다. 4월 11일엔 15명, 5월 30일 총회는 법원 판단상 1명이 부족해 두 번 다 좌절됐다.
    • 7월 31일 법원 결정으로 DL이앤씨가 시공사 지위를 임시 회복했지만, 이는 본안소송 전 가처분 조치라 최종 결론은 아니다.
    • 인근 상대원1·3구역이 순조롭게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것과 대조적으로, 상대원2구역은 법적 다툼으로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조합장 한 명을 해임하는 것보다, 시공사 한 곳을 흠결 없이 선정하는 게 더 어려운 재건축 사업도 있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참고자료

    • 상대원2구역 시공권 다시 DL이앤씨로…GS건설 선정 효력정지, 뉴스핌
    • ‘정족수’에 뒤집힌 상대원2구역 시공권…법원 판단 이유봤더니, 아주경제
    • 상대원2, DL이앤씨 시공사 해지 완료···정족 15명 미달, 신규 선정 무산, 뉴스웨이
    • [단독] 상대원2구역, 조합장 또 해임…시공사 교체 험난할 듯, 머니투데이방송(MTN)
    • 성남 상대원2구역 조합장, 해임 총회 후 심경 토로…”잔다르크도 마녀도 아니다”, 뉴스타운
    • 성남 재개발 5곳, 1만3505세대 정비구역 확정…사업 속도 붙는다, 아시아투데이
  • 인천계양 A6블록 본청약, 사전청약보다 분양가 35% 올랐다

    인천계양 A6블록 본청약, 사전청약보다 분양가 35% 올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월 31일 인천계양 A6블록 공공분양주택 663가구의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 전용 59㎡ 평균 5억 3,000만 원, 84㎡ 평균 7억 1,000만 원. 2023년 9월 사전청약 당시 제시됐던 추정분양가보다 두 주택형 모두 약 35% 오른 가격이다.

    3년 전 이 단지에 사전청약을 넣은 사람이라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것이다.

    59㎡는 1억 4,000만 원, 84㎡는 1억 8,000만 원 가까이 더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인천계양 A6블록 확정분양가 vs 사전청약 추정분양가 비교 표

    인천계양 A6블록, 얼마나 올랐나

    사전청약 당시 제시된 추정분양가는 59㎡ 3억 8,262만~3억 9,289만 원, 84㎡ 5억 2,751만~5억 2,770만 원이었다. 확정된 분양가와 비교하면 격차가 꽤 크다.

    59㎡ 약 1억 4,000만 원 상승
    84㎡ 약 1억 8,000만 원 상승
    두 주택형 모두 상승률 35% 안팎

    이번 공고 물량은 59㎡ 529가구, 69㎡ 5가구, 74㎡ 69가구, 77㎡ 18가구, 84㎡ 42가구로 총 663가구다. 사전청약 당시 계획됐던 614가구보다 49가구 늘었다. 전매제한은 3년이고 실거주 의무는 없다.

    사전청약은 본청약보다 2~3년 앞서 청약을 받는 제도이고, 이때 공개되는 분양가는 확정 가격이 아니라 추정치라는 점이 핵심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천계양 A6블록 역시 확정 분양가가 추정분양가보다 1억 원 이상 높아진 사례로 꼽힌다. 당첨자는 이 추정치를 기준으로 대출 한도와 자금 계획을 미리 짜두는데, 3년이 지나 나온 확정가가 이만큼 벌어지면 계획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

    다른 3기 신도시도 사정은 비슷했다 — 다만 35%는 그중에서도 높은 편

    사전청약 추정가와 본청약 확정가 사이에 차이가 나는 건 인천계양만의 일이 아니다.

    남양주왕숙2 A-3블록은 확정분양가 7억 3,245만 원, 추정가 대비 1억 6,915만 원 올라 상승률 30.0%를 기록했다. 같은 왕숙2 A-1블록은 6억 9,363만 원으로 확정되며 약 23.6% 상승했다. 고양창릉 S-1블록도 7억 8,340만 원으로, 추정가보다 약 22.1% 뛰었다.

    인천계양 A6블록의 35%는 이 사례들과 나란히 놓고 보면 눈에 띄게 높은 축에 속한다.

    3기 신도시 단지별 사전청약 대비 확정분양가 상승률 비교

    같은 3기 신도시 안에서도 시차가 짧을수록 상승폭이 작아지는 것도 아니다. 고양창릉 S-4블록은 불과 2개월 앞선 S-1블록보다도 84㎡ 기준 약 8,200만 원 더 높게 확정됐다. 본청약 시점이 늦어질수록 분양가가 오르는 흐름이 최근 들어 더 가팔라지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왜 3년 새 분양가가 이렇게 뛰었나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오른 만큼 그대로 분양가에 반영됐다고 보는 게 맞다.

    인천계양 지구 안에서 이 구조를 뒷받침하는 근거도 나온다. 같은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지구 내 A9블록은 사전청약 시점이던 4년 전 공사비가 1,734억 원이었는데, 최근엔 2,812억 원으로 1,000억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자재비·인건비 상승과 조달금리 부담이 겹치면서 같은 규모의 공사라도 실제 들어가는 비용 자체가 커진 셈이다.

    본청약이 예정보다 늦어지면 상승폭은 더 커지는 경향도 있다. 남양주왕숙2는 당초 2024년 9월로 예정됐던 본청약이 2026년 5월로 8개월가량 밀리면서 확정분양가가 발표됐다. 인천계양 A6블록은 예정된 일정(2026년 본청약, 2029년 6월 입주)을 큰 지연 없이 지킨 편인데도 상승률이 오히려 더 높게 나왔다. 지연 여부와 무관하게, 3년이라는 시차 자체가 이미 상당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사전청약 당첨자, 포기가 늘어날 수 있는 이유

    확정분양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면 본청약을 포기하는 당첨자도 함께 늘어난다.

    아주경제 보도를 보면, 고양창릉 S-1블록은 사전청약 배정 362가구 중 실제 본청약 접수는 212명에 그쳤다. 150명, 41.4%가 포기했다는 뜻이다. 남양주왕숙2 A-1블록은 180명(28.6%), A-3블록은 143명(25.7%)이 계약을 포기했다.

    인천계양 A6블록의 실제 포기율은 우선공급(9월 17~18일) 접수 결과가 나와야 가늠할 수 있다. 다만 다른 3기 신도시 사례에 비춰보면, 이번에도 적지 않은 당첨자가 계약 여부를 다시 고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계양 A6블록 청약 일정 단계별 다이어그램

    이 가격,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어떨까

    사전청약 추정가 대비로만 보면 35% 급등이 크게 다가오지만, 실제 이 가격이 계양구 시세와 비교해서도 비싼 것인지는 별개로 따져봐야 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직접 조회해 확인해봤다.

    계양구 전체 아파트(구축 포함) 최근 6개월 실거래를 기준으로 보면, 전용 59㎡대 평균은 약 2억 9,400만 원, 84㎡대 평균은 약 3억 9,200만 원이었다. A6블록 확정가와 비교하면 각각 80% 안팎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이 평균에는 준공 30~40년 된 구축 아파트가 다수 섞여 있어, 이 숫자만으로 “고평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같은 조건에서 2015년 이후 준공된 신축 단지만 따로 뽑아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힐스테이트자이계양(작전동), e편한세상 계양 더프리미어(효성동), 계양하늘채파크포레(방축동), 계양효성해링턴플레이스(서운동) 같은 최근 입주 단지들의 실거래 평균은 59㎡대 약 4억 7,500만 원, 84㎡대 약 6억 9,100만 원 수준이다. A6블록 확정가와 비교하면 59㎡는 약 11.5%, 84㎡는 약 2.8% 높은 정도로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땅값은 시간이 지나며 물가만큼 꾸준히 오르는 편이지만, 신축이라는 이유로 붙는 프리미엄은 그 단지가 낡기 시작하면 언제든 빠질 수 있는 값이다. A6블록의 확정가가 계양구 전체 평균보다 크게 비싸 보이는 것도, 결국 상당 부분은 이 신축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보는 게 맞다. 반대로 비슷한 연식의 신축 단지와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건, 적어도 지금 시점 계양구 시세 안에서는 이 확정가가 터무니없는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이건 “시세가 합리적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일 뿐, “사전청약 당첨자의 자금 계획이 틀어졌는가”라는 질문과는 다른 문제다. 두 질문을 섞어서 판단하면 곤란하다.

    인천계양 A6블록 확정분양가와 계양구 실거래가 비교

    인천계양지구, 어떤 곳인가

    인천계양 A6블록이 속한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지구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지구계획이 승인된 곳이다. 계양구 귤현동·동양동·박촌동·병방동·상야동 일대 약 333만㎡ 부지에 1만 7,000호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교통 여건은 나쁘지 않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 박촌역과 공항철도 계양역이 가깝고,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경인고속도로도 인접해 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인천 검단~계양 구간을 지나는 GTX-D Y자 노선을 확정 발표하면서, 광역 접근성이 한 단계 더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렇다고 해도 이 노선은 아직 계획이 확정된 단계고, 착공·개통 시점까지 잡힌 건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입지에서 정말 중요한 건 결국 일자리·학군·상급지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느냐는 접근성이다. 지하철역이 가깝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노선이 실제로 어디로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GTX-D가 실제 착공·개통 단계로 넘어가는지는 앞으로 계속 지켜볼 부분이다.

    청약 일정 정리

    이번 본청약 일정을 놓치지 않으려면 아래 날짜를 기억해두는 게 좋다.

    주택전시관 공개: 9월 12일(우선공급 대상)~16일(일반)
    우선공급(사전청약 당첨자 대상): 9월 17~18일
    일반공급(신규 신청자 대상): 9월 30일~10월 2일
    당첨자 발표: 10월 21일
    계약 체결: 12월
    입주 예정: 2029년 6월

    사전청약 당첨자라면 우선공급 기간에 먼저 청약이 진행되니 일정을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 신규로 청약하려는 사람은 일반공급 기간과 청약 자격을 미리 인천 계양구 관할 접수처나 청약홈 공고문에서 정확히 확인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사전청약, 앞으로 어떻게 봐야 하나

    국토교통부와 LH는 이미 2024년 5월부터 공공 사전청약의 신규 시행을 중단했다. 본청약 지연과 분양가 격차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결과로 볼 수 있다. 인천계양 A6블록처럼 이미 사전청약이 끝난 물량들만 순차적으로 본청약을 진행하는 구조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사전청약 추정분양가는 그 시점의 가장 합리적인 추정치일 뿐, 3년 뒤에도 유효한 숫자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번 인천계양 A6블록 사례가 보여주는 건 단순하다. 사전청약에 당첨됐다고 해서 그 가격에 그 집을 살 수 있다고 확정된 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확정가가 나왔을 때 그게 시세 대비 합리적인지와 내 자금 계획이 감당 가능한지는 따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전청약 당첨은 시작일 뿐, 진짜 계산은 확정분양가가 나온 뒤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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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국민평형 분양가 7.1억” 인천계양 A6블록 663가구 본청약, 헤럴드경제
    • LH, ‘3기 신도시’ 인천계양 A6블록서 663가구 공급, 이데일리
    • LH, 인천계양 A6블록 663호 공고…9월 17일 청약, 서울경제
    • 불과 2개월 차이인데… 3기 신도시 분양가 8천만원 뛰었다, 파이낸셜뉴스
    • 3기 신도시의 배신…희망고문으로 바뀐 ‘사전청약’, 아주경제
    • LH, 인천계양 A6블록 공공분양주택 663가구 입주자 모집, 아시아투데이
  • 재건축 조합원 가이드, 분담금·이주비·권리와 의무·시공사·재초환까지 한 번에

    재건축 조합원 가이드, 분담금·이주비·권리와 의무·시공사·재초환까지 한 번에

    재건축 조합원이 되면 결국 네 가지를 차례로 만납니다. 내가 얼마를 더 내야 하는지(분담금), 공사 기간 어디서 살지(이주비), 조합 안에서 무엇을 요구하고 지켜야 하는지(권리와 의무), 그리고 시공사 선정과 준공 뒤의 재건축부담금(재초환)입니다.

    이 글 하나에 네 가지를 사업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내 숫자로 바로 계산해 보고 싶다면 알고가기 재건축 계산기에서 분담금·재초환을 직접 넣어 볼 수 있습니다.

    목차

    한눈에 보기

    • 분담금은 어떻게 계산되나: 분담금 = 조합원분양가 − 권리가액이고, 권리가액 = 종전자산 감정평가액 × 비례율입니다.
    • 분담금은 어떻게 계산되나: “감정가 × 비례율”로 계산되는 건 종후자산이 아니라 권리가액입니다 — 종후자산평가액은 별도의 독립적인 감정평가로 산정됩니다.
    • 이주비 대출과 이주 절차: 이주비는 조합원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며, 세입자는 대상이 아닙니다.
    • 이주비 대출과 이주 절차: 기본이주비(무이자, 종전자산의 40~60%)와 추가이주비(유이자)로 나뉘고, 무이자 혜택도 결국 사업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 재건축은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설립인가 이후 양수하면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얻지 못한다. 재개발보다 이른 시점부터 제한되며, 상속·이혼·장기보유 등 예외 사유가 아니면 승계되지 않는다.
    •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 총회 의결권은 직접 출석, 서면, 대리인, 전자적 방법으로 행사할 수 있지만, 서면 행사는 정족수 계산상 “출석”일 뿐 “직접 출석” 요건과는 별개다. 안건에 따라 10~20% 이상 직접 출석해야 한다.
    • 시공사 선정과 재초환: 시공사 선정은 7단계 절차를 거치며, 경쟁입찰이 2회 이상 유찰돼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서울시가 이 기준을 1회로 완화하려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시공사 선정과 재초환: 건설사의 개별홍보는 도시정비법상 금지 행위다. 경쟁사 비교, 강점 강조, 선물 제공 등이 적발되면 입찰 자격이 박탈되거나 입찰참가가 무효 처리될 수 있다.

    1. 분담금은 어떻게 계산되나

    재건축 분담금 계산 공식 3단계 - 비례율, 권리가액, 분담금

    분담금 공식, 세 단계로 나눠보면

    분담금 계산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 비례율을 구합니다.

    비례율(%) = (종후자산평가액 총액 − 총사업비) ÷ 종전자산평가액 총액 × 100

    종후자산가격은 새로 지은 아파트·상가를 분양해서 벌어들이는 총수입입니다. 총사업비는 공사비·금융비·보상비 등 사업에 들어간 모든 비용이고, 종전자산가격은 사업 전 헌 집들의 총가치입니다.

    2단계, 권리가액을 구합니다.

    권리가액 = 종전자산 감정평가액 × 비례율

    여기서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은 내가 가진 헌 집 하나의 가치입니다. 즉 비례율은 조합 전체 사업성을 나타내는 숫자이고, 권리가액은 그 비례율을 내 몫에 곱한 개인별 숫자입니다.

    3단계, 분담금이 나옵니다.

    분담금 = 조합원분양가 − 권리가액

    숫자로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조합원분양가가 5억원, 종전자산평가액이 3억원, 비례율이 100%라고 하면 권리가액은 3억원(3억원×100%)이고, 분담금은 2억원(5억원−3억원)입니다. 이미 가진 자산 3억원에 분담금 2억원을 더하면 실질 납부액은 5억원이 되고, 만약 일반분양가가 6억원이라면 조합원은 시세 대비 1억원가량 이익을 보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부분 하나

    “종후자산평가액도 감정가에 비례율을 곱해서 나오는 것 아닌가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감정가에 비례율을 곱해서 나오는 값은 종후자산이 아니라 권리가액입니다.

    종후자산평가액은 거래사례비교법 등을 적용한 별도의 독립적인 감정평가로 산정됩니다. 오히려 비례율이 이 종후자산평가액에서 거꾸로 계산되어 나오는 결과값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종전자산평가는 사업시행인가 고시일을 기준으로 토지는 공시지가기준법, 건물은 원가법을 적용하고, 종후자산평가는 분양신청기간 만료일 등을 기준으로 이뤄집니다.

    종전자산 vs 종후자산 감정평가 기준시점과 평가방법 비교

    비례율이 높으면 정말 유리할까

    많은 사람들이 비례율은 높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에 소개된 사례를 보면, 조합원분양가를 일반분양가의 80%에서 90%로 올리면 비례율은 100%에서 120%로 뛰지만, 분담금은 3억원 그대로입니다. 종전자산가액을 5억원에서 4억 5,000만원으로 낮춰도 비례율은 100%에서 111%로 오르지만, 분담금은 여전히 5억원입니다.

    숫자만 바뀌었을 뿐, 실제로 내야 할 돈은 그대로였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른바 “비례율의 함정”입니다. 비례율은 조합원분양가나 종전자산가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숫자라, 그 자체만으로는 실질적인 이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진짜 이익은 다른 곳에서 나옵니다. 조합원분양가와 일반분양가의 차액, 그리고 분양가와 실제 시장 시세(프리미엄)의 차액. 이 두 가지가 조합원이 실제로 손에 쥐는 이익입니다.

    사업 초기에 발표되는 ‘추정비례율’ 역시 확정치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둘 만합니다. 공사비·설계 변경 등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바뀔 수 있습니다.

    분담금이 갑자기 불어나는 이유

    사업 초기에는 수천만원 수준으로 안내받았던 분담금이, 관리처분계획 단계에 이르러 수억원대로 불어나는 사례가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시공사의 공사비 인상,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잦은 설계 변경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총사업비가 늘어나면 그만큼 조합원의 권리가액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그 차액이 고스란히 추가 분담금으로 넘어옵니다.

    일부 단지에서는 추가 분담금이 조합원분양가 상승분보다 커지는 이른바 “분담금 역전 현상”까지 거론되면서, 실제로 입주권을 포기하는 조합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조합이 자금 부족으로 시공사에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도 보고됩니다.

    재건축 분담금이 불어나는 3가지 원인 - 공사비 인상, 금리 상승, 설계 변경

    추가 분담금, 아무나 정할 수 없다

    추가 분담금은 시공사나 조합 집행부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관리처분계획 변경 인가 또는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쳐야 확정됩니다.

    총회에서는 조합원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하고, 정비사업비가 10% 이상 늘어나는 경우라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공사비 증액 비율이 일정 기준을 넘거나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요청하면 공사비 검증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합니다.

    분담금을 제때 내지 못하면 연체이자가 붙는 것은 물론, 이주비·중도금 대출이 제한될 수 있고 심하면 조합원 자격을 잃거나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8·13 대책과 분담금·이주비의 연결

    2026년 8월 13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주비 대출 LTV를 산정할 때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중 더 큰 금액을 담보가치 기준으로 쓸 수 있게 됐고, 시행일은 2026년 8월 31일입니다. 이때 종후자산평가액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때 확정되는 조합원분양가(분양예정 건축물의 추산액)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주비 대출과 관련된 자세한 배경은 이주비 대출 막힌 재개발 조합, 딜레마에 빠지다에서 다뤘습니다.

    실제로 한 재건축조합이 2026년 8월 31일자로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보면, 이 변경사항이 곧바로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책 발표 후 불과 18일 만에 실제 조합 현장까지 반영된 셈입니다.

    2. 이주비 대출과 이주 절차

    이주비 vs 이사비 vs 주거이전비 비교표

    이주비는 대출이지 공짜 돈이 아니다

    이주비는 조합이 금융기관과 연계해서 조합원에게 빌려주는 돈입니다. 조합원이 이미 가진 종전자산(기존 주택)을 담보로 한 차용금이고, 증여도 보상금도 아닙니다.

    재건축 구역 안에 부동산을 소유한 조합원만 받을 수 있고, 전·월세로 살던 세입자는 이주비 대출 대상이 아닙니다. 세입자는 대신 별도의 법정 주거이전비를 받습니다.

    이주비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기본이주비는 조합이 이자를 대신 내주는 무이자 방식으로, 보통 종전자산평가액의 40~60% 한도까지 나옵니다. 추가이주비는 기본이주비로 부족할 때 조합원이 이자를 직접 부담하고 추가로 빌리는 돈인데, 아예 이 제도가 없는 조합도 있습니다.

    실제 이주는 이런 순서로 진행된다

    이주는 보통 관리처분인가 이후, 조합이 이주 기간을 공고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립니다.

    실제 진행 중인 한 재건축조합의 공지를 보면, 이 과정이 여덟 단계로 구체화돼 있습니다.

    사전조사로 이주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를 마치고, 기본이주비와 사업비 대출을 실행할 금융기관을 선정합니다. 이어서 조합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보증 신청을 접수하고, 이주 공고와 안내 책자가 발송됩니다.

    그 다음이 서류접수 단계입니다. 이주비 신청과 신탁등기 신청 같은 조합원별 서류를 받고, 이주 개시가 공고되면 실제 이주가 시작됩니다. 관리비와 공과금 등을 정산하는 퇴거 준비를 거쳐, 마지막으로 퇴거가 완료됩니다.

    전체 여덟 단계를 거치는 데 약 6개월이 걸리는 셈입니다.

    이주 절차 8단계 - 사전조사부터 퇴거까지

    이주비·이사비·주거이전비, 셋은 완전히 다르다

    이 세 단어를 섞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이주비는 앞서 설명한 대로 대출입니다. 언젠가 갚아야 합니다.

    이사비는 조합이 신속한 이주를 독려하려고 무상으로 지급하는 소액의 현금입니다. 재건축은 분양을 신청한 조합원에게, 재개발은 현금청산자나 세입자에게 지급되는데 보통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수준이고, 정비구역 안으로 재이주하면 받을 수 없습니다.

    주거이전비는 국가가 법으로 보장하는 보상금입니다. 실거주하는 소유자에게는 2개월분, 정비구역 인정고시일 이전부터 3개월 이상 거주한 세입자에게는 4개월분(가구원 수 기준)이 지급됩니다.

    다만 여기서 재건축과 재개발이 갈립니다. 주거이전비는 재개발에는 적용되지만, 재건축은 원칙적으로 이 국가 보상 대상이 아닙니다. 재건축 조합원은 조합이나 시공사로부터 이주비·이사비를 받을 수는 있어도, 법정 주거이전비는 별개 이야기입니다.

    이주비, 언제 어떻게 갚나

    이주비는 보상금이 아니라 대여금입니다. 준공하고 입주한 뒤에는 반드시 갚아야 하고, 추가이주비라면 그동안 이자도 붙습니다.

    상환 방식은 입주 시점에 한 번에 갚거나, 조합원분양가와 상계 처리하는 방식이 흔합니다. 대출 기간은 이주 시점부터 입주 시점까지로, 통상 2~4년 정도로 봅니다.

    신청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

    이주비 대출은 조합이 특정 금융기관과 맺은 단체 협약으로 실행됩니다. 협약 금리, 대출 한도, 거치기간, 상환 방식이 조합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조건은 반드시 조합 사무실에서 협약 조건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주비 대출 관련 안건은 조합 총회에서 의결됩니다. 조합원이라면 총회에 직접 참석해서 협약 조건과 이자 부담 방식, 대출 실행 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현금청산 대상자는 애초에 이주비 대출 대상에서 빠진다는 점도 기억해둘 만합니다.

    다주택자 조합원은 왜 이주비 대출이 막혔나

    이주비 대출 규제 타임라인 - 6.27대책부터 8.13대책까지

    이주비 대출, 왜 갑자기 막혔나

    2025년 두 차례 대책이 이주비 대출의 문을 좁혔습니다.

    6월 6·27 대책은 이주비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못 박았습니다. 이어 10월 10·15 대책은 LTV(담보인정비율)를 70%에서 40%로 확 낮췄습니다. 여기에 이주비 대출을 받으면 대체 주택을 살 수 없게 원천 금지했고, 다주택자는 아예 대출 신청 자체가 안 되게 막았습니다. 조합원 지위 양도까지 제한되면서 팔고 나가기도 어려워졌습니다. 2주택자라면 집을 한 채 처분하기 전까지는 대출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집을 여러 채 가진 조합원일수록 이주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진 구조입니다.

    다주택자 비중 높은 구역일수록 직격탄

    숫자로 보면 체감이 됩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은 조합원 961명 중 약 70%가 1+1 분양 신청자거나 다주택자입니다. 노량진3구역은 조합원 518명 중 약 100명(20% 안팎)이 대출 불가 대상입니다.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북아현2구역(2,320가구)은 기본 이주비 대출을 못 받는 조합원이 약 7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강동구의 한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 480명 중 100명이 해당됩니다.

    2026년 2월 기준으로 이런 영향을 받는 사업장은 8곳, 5,900가구 규모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시 통계로는 그해 이주 예정이던 정비사업 구역 43곳 중 39곳, 91%가 이주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주비 대출 못받는 주요 구역 - 노량진1·3구역, 북아현2구역, 강동구 조합원 수와 비율

    결국 고금리 “추가 이주비”로

    은행권 기본 대출이 막히자, 조합들은 시공사가 신용보증을 서는 “추가 이주비”로 눈을 돌렸습니다. 문제는 이 금리가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노량진3구역의 경우 추가 이주비 금리가 최대 7.0%입니다. 1억원을 5년간 빌리면 이자만 4,250만원인데, 이건 기본 이주비(금리 3.8%) 이자 2,265만원의 거의 두 배입니다. 동대문구의 한 조합은 8.5~10% 금리의 신용보강을 제안받았다가 결국 협의가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광진구의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과거 규제지역 LTV가 70%일 때를 기준으로 시공사가 신용보증을 통해 추가 이주비 LTV 30%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다주택자들은 대출 자체가 안 되니 추가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조합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분담금만 크게 늘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정부도 문제를 인정하고 손보기 시작했다

    8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공적보증 신설과 담보평가 기준 변경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철거 전 기존 주택 가치인 “종전자산” 기준으로만 대출 한도를 계산했는데, 준공 후 새 아파트 가치인 “종후자산” 기준으로 바꾸면 강북권처럼 종전자산 평가액이 낮은 지역에서 이주비 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8월 13일, 정부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내놨습니다. 여기에는 이주비 대출의 LTV 산정 방식을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중 큰 금액”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애초 검토안이었던 “종후자산 기준 전환”보다 한발 더 나아가, 둘 중 유리한 쪽을 고를 수 있게 한 셈입니다. 여기에 중소형 건설사(시공순위 50위 이내) 중심의 정비사업 보증상품도 2027년 1월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대한건설협회는 이번 대책에 대해 “담보가치 산정방식 개선과 보증상품 신설이 조합원의 자금 부담을 줄이고 정비사업의 이주와 착공을 지원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주비 대출 외에 8월 13일 대책에 담긴 다른 내용(PF 보증 확대, 자기자본비율 규제 유예 등)이 궁금하시다면 8·13 부동산 대책, 결국 뭐가 달라지는 걸까 글에서 전체 내용을 정리해뒀습니다.

    3.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 4가지

    재건축 아파트를 사도 조합원이 못 될 수 있다

    재건축 아파트를 매수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조합원 지위 승계 여부입니다.

    투기과열지구 안에서는 재건축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이후에 부동산을 양수하면 원칙적으로 조합원 자격을 얻지 못합니다. 재개발은 이보다 늦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부터 제한되니, 같은 정비사업이라도 재건축이 훨씬 이른 시점부터 발이 묶이는 셈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상속,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경우, 세대원 전원이 해외로 이주하거나 근무·생업·질병 치료 등으로 이전하는 경우, 조합설립인가 후 3년 넘게 사업시행인가를 못 받은 경우, 사업시행인가 후 3년 안에 착공하지 못한 경우 등은 양도해도 조합원 지위가 넘어갑니다. 다만 단순 증여는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 규정을 재개발과 똑같이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로 늦추자는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고, 무주택 기간이 5년 이상인 사람에게는 아예 이 제한 자체를 면제해주자는 내용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는 아직 발의 단계이고 본회의 통과나 시행일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법이 바뀌었으니 지금 사도 된다”고 단정하지 말고, 매수 전에는 반드시 해당 조합이나 관할 구청에 조합설립인가 시점과 현재 규정을 직접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총회, 서면으로 때우면 안 되는 이유

    조합원이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리는 총회 의결권입니다. 정관 변경, 자금 차입, 시공자·설계자 선정,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 수립·변경, 조합원별 분담내역까지 — 사업의 굵직한 결정은 전부 총회를 거칩니다.

    의결권 행사 방법은 직접 출석, 서면, 대리인(배우자·직계존비속·형제자매), 전자적 방법까지 여러 가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합원들이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면 정족수를 셀 때는 “출석”한 걸로 쳐주지만, 법이 별도로 요구하는 “직접 출석 비율”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반 안건은 조합원의 1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하고, 창립총회나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처럼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 안건은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합니다. 시공자 선정은 아예 조합원 과반수가 직접 출석해야 합니다. 서면결의서만 잔뜩 걷고 정작 총회장이 텅 비어 있으면, 이 직접 출석 요건을 못 채워서 의결 자체가 무효로 다퉈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조합원이 100명이 넘는 조합은 조합원 10분의 1 이상으로 대의원회를 구성해 일부 안건의 총회 권한을 대행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도 시행령이 정한 특정 사항은 대행할 수 없고 반드시 총회를 거쳐야 합니다.

    총회 안건별 직접출석 요건

    조합이 숨겨도 조합원은 볼 권리가 있다

    조합원이 총회장에서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도시정비법 제124조는 조합 운영에 관한 서류를 조합원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 의무를 못 박아뒀습니다.

    정관, 용역업체 선정계약서, 총회·이사회·대의원회 의사록, 사업시행계획서, 관리처분계획서, 회계감사보고서, 월별 자금 입출금 내역, 결산보고서까지 — 서류가 작성되거나 바뀐 뒤 15일 안에 조합원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합니다. 여기에 없는 자료라도 조합원 명부 등 관련 자료는 열람·복사를 요청할 수 있고, 조합은 15일 안에 응해야 합니다.

    흥미로운 건 현금청산 대상자도 소유권을 완전히 넘기기 전까지는 이 권리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소유권이 조합으로 넘어가면 청구권도 함께 사라집니다.

    이 의무를 어기고 서류를 공개하지 않거나 열람·복사 요청을 거부한 조합임원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조합이 알아서 하겠지”가 아니라, 궁금한 서류가 있으면 직접 열람을 요청하는 게 조합원의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조합장이 마음에 안 들면 — 해임 절차

    조합장이나 이사가 제 역할을 못 한다고 판단되면, 조합원에게는 이들을 해임할 권리도 있습니다.

    일반 임시총회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어야 열리지만, 임원 해임총회는 이보다 완화된 10분의 1 이상의 발의만으로 소집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조합원의 임원 견제 기능을 살리기 위한 규정입니다. 조합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발의자 대표가 직접 총회를 열 수도 있습니다.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조합원 10분의 1 이상이 서명해 발의하고(임원 해임은 통상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까지 요구하는 조합이 많습니다), 총회 14일 전 소집공고를 내고, 7일 전에는 조합원 전원에게 개별 통지를 보냅니다. 해임 대상이 여러 명이면 안건을 각각 나눠서 조합원이 개별적으로 찬반을 정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후 조합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해임이 확정됩니다.

    실제로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조합에서는 조합장과 이사 2명을 해임하는 총회가 열린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절차 하나하나가 까다로운 만큼, 발의 정족수 미달이나 통지 누락 같은 하자로 나중에 결의 자체가 무효로 다퉈지는 경우가 실무에서는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힙니다.

    한 가지 더 알아둘 점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도시정비법 개정안에 조합임원 해임총회를 열려는 사람이 시장·군수 등에게 해임 사유와 사업 영향 검토 등을 담은 총회 개최계획을 미리 신고하도록 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는 겁니다. 잦은 임원 교체로 사업이 늘어지는 걸 막으려는 취지인데, 이 조항이 실제 시행에 들어갔는지는 조합 사무실이나 지자체를 통해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조합임원 해임총회 절차 5단계

    사업이 끝나면 조합도 사라진다 — 해산과 청산

    준공하고 입주까지 마쳤다고 조합이 저절로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준공인가를 받고 이전고시와 건축물 등기까지 끝내야, 그 다음 총회를 열어 해산을 의결할 수 있습니다. 표준정관 기준으로는 준공인가일로부터 1년 안에 해산 결의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전고시·보존등기 절차 자체에 1년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그보다 늦어지는 사업장이 적지 않습니다.

    해산을 결의하면 청산인을 선임합니다. 정관에 정해진 방식대로 하거나 총회 결의로 정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는 조합장이 그대로 청산인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청산인은 남은 조합 업무를 마무리하고, 채권을 회수하고 채무를 갚고, 남은 재산을 처분하는 일을 맡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게 청산금입니다. 조합원이 분양받은 대지·건축물 가격과 원래 갖고 있던 종전자산 가격 사이에 차이가 있으면, 이전고시 이후 그 차액을 조합이 조합원에게 걷거나 반대로 지급해야 합니다. 즉 조합원 입장에서는 입주했다고 재건축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 청산금 정산까지 마쳐야 이 사업과의 관계가 진짜로 종료되는 셈입니다.

    4. 시공사 선정과 재초환

    시공사 선정 절차 7단계

    시공사, 아무나 뽑는 게 아니다

    시공사 선정은 시공사 선정계획 수립 → 입찰공고 → 현장설명회 → 입찰서 접수 → 대의원회 의결 → 건설사 홍보 → 시공사 선정 총회, 이렇게 7단계를 거칩니다.

    원칙은 일반경쟁입찰입니다. 여러 건설사가 공사비와 조건을 걸고 경쟁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응찰 자체가 없거나 단독 응찰로 경쟁입찰이 2회 이상 유찰되면, 총회 의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정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기준을 더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정부에 건의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안 중에는 유찰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여 수의계약 전환을 쉽게 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경쟁입찰 자체가 무산되고 시공사 선정이 몇 달씩 늘어지는 사업장이 늘었다는 게 배경입니다. 다만 경쟁입찰이 줄면 공사비 인하나 특화설계 제안 같은 조합에 유리한 협상 카드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아직은 건의 단계이고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니, 지금 진행 중인 사업장이라면 조합에 현재 몇 회 유찰까지 진행됐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이사비 더 준다”는 말, 들으면 안 되는 이유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건설사들의 홍보전이 뜨거워지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홍보에는 명확한 법적 한계가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고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은 건설사 임직원이나 홍보 목적으로 계약한 용역업체 직원이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 홍보를 하는 것 자체를 금지합니다. “공사비가 더 저렴하다”, “이사비를 더 준다”처럼 경쟁사와 비교하는 말이나, 도급순위·특화설계·확장옵션 같은 강점을 강조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도 전부 개별홍보에 해당합니다. 팜플렛이나 명함을 돌리거나, 관광버스로 조합원을 특정 장소에 데려가 선물을 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조합원 명단을 불법으로 확보해 “OS요원”을 동원하고, 홍보관에 조합원을 불러 상품권을 주며 표를 매수하는 사례가 문제가 돼왔습니다. 적발되면 도시정비법 제29조에 따라 입찰 자격이 박탈될 수 있고, 서울시 기준으로는 1회 적발만으로도 입찰참가 자체가 무효 처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설사 직원이 다가와 구체적인 조건을 언급한다면, 그 자체가 이미 위반 소지가 있는 행동이라는 걸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개별홍보로 인정되는 행위 vs 인정되지 않는 행위

    재초환, 준공 후에도 끝이 아니다

    재건축을 시작할 때부터 이주·분담금 걱정을 했다면, 준공 후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계산식은 이렇습니다.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초과이익에 부과율을 곱한 값이고, 재건축초과이익은 준공 시점 주택가액에서 사업 개시 시점 주택가액과 정상적인 집값 상승분, 개발비용을 뺀 값입니다. 쉽게 말해 “재건축으로 얼마나 더 벌었는지”를 계산해서 그중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입니다.

    부과율은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 8,000만원까지는 면제이고, 이를 넘으면 구간별로 10%부터 최대 50%까지 올라갑니다. 2억8,000만원을 초과하는 구간은 5,000만원에 초과분의 50%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2024년 3월 개정으로 면제 기준이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크게 올랐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장치도 추가됐습니다. 60세 이상 1주택자는 신청하면 주택을 팔거나 상속·증여할 때까지 부담금 납부를 유예받을 수 있고, 이 기간에는 가산세도 붙지 않습니다. 6년 이상 거주하면 10%부터 시작해 20년 이상 거주 시 70%까지 감면받을 수 있는 장기보유 감면도 생겼습니다.

    재건축부담금 부과율 구간표

    폐지 논의는 있지만, 아직 시행 중이다

    재초환은 2006년 강남권 재건축 단지 집값 급등에 대응해 만들어진 뒤, 두 차례 유예를 거쳐 2024년 3월 완화된 기준으로 재시행됐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재시행 이후 지금까지 실제로 부담금이 부과된 사례가 아직 없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서울 37개 단지를 기준으로 예상 조합원 분담금이 평균 1억3,898만원에 달한다는 조사가 나오면서, 2026년 들어 폐지 요구가 다시 거세졌습니다. 4월에는 전국 재건축 조합들이 모여 여의도 정당 당사 앞에서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재초환이 정부의 주택 공급 목표와 구조적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의힘이 폐지 법안을 발의했지만 여야 입장차로 국회 심사가 8개월 넘게 멈춰 있고, 국토부는 국회 논의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폐지 찬반이 갈리는데, 민간 전문가는 대체로 폐지에 우호적이고 공공 쪽 전문가는 유지 쪽이 많습니다. 정리하면 재초환은 지금도 시행 중이고, 폐지나 추가 완화는 아직 정치적 이견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재건축을 준비 중이라면 “곧 없어질 세금”으로 가볍게 보지 말고, 현재 시행 중인 부과율과 감면 기준을 기준으로 자금 계획을 세워두는 게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례율이 높으면 분담금이 줄어드나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비례율은 조합원분양가나 종전자산가액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숫자만 바뀔 수 있고, 실제 이익은 조합원분양가와 일반분양가·시세의 차이에서 나옵니다.

    이주비는 갚아야 하나요?

    네. 이주비는 종전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라 입주 때 한 번에 갚거나 조합원분양가와 상계합니다. 조합이 이자를 대신 내는 기본이주비도 결국 사업비에 들어갑니다.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아파트를 지금 사도 조합원이 되나요?

    조합설립인가 이후 양수하면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얻지 못합니다. 상속·이혼·10년 보유 5년 거주 1주택자 같은 예외가 있으니 매수 전 조합과 구청에 인가 시점을 확인하세요.

    재초환은 지금도 내야 하나요?

    네, 시행 중입니다.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 8,000만원까지는 면제이고, 넘는 부분에 10~50% 부과율이 붙습니다. 폐지 논의는 있지만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자료

    • 재건축 분담금 내는 이유 – 재건축 분담금 뜻, 계산법, 납부시기 정리하기, sankun.com
    • 재건축 비례율 계산과 분담금의 관계 – 법무법인 동인 최종모 변호사, attorneychoi.co.kr
    • 종전·종후자산의 감정평가 – 법무법인 경국의 정비사업 100문 100답, arunews.com
    • 관리처분계획 (2)-비례율의 함정 – 김조영 변호사, arunews.com
    • 재건축 분담금 폭탄, 조합원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법적 체크포인트 – 머니투데이, mt.co.kr
    • 재개발·재건축 이주비대출 기준 완화…종전·종후자산 중 큰 값 적용, dosijeongbi.com
    • 내년 PF 보증 33조… 이주비대출 LTV 기준 ‘신축’으로 완화[8·13 부동산 대책] – 파이낸셜뉴스, fnnews.com
    •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이렇게 활용해라, marketin.edaily.co.kr
    • 재개발 조합 이주비 대출 한도, 신청 전 반드시 확인할 8가지, albup.co.kr
    • 재개발 이주비 대출 조건과 금액, 조합원이 알아야 할 핵심 정보 – 법무법인 동인 최종모 변호사, attorneychoi.co.kr
    • 조합원이 알아야 할 이주비 상식 ① – 지원대상과 지급조건, magazineh.com
    • 조합원의 임시 거처 마련을 위한 돈줄, 이주비 대출, r114.com
    • 재건축, 재개발 차이는? 분담금, 이주비, 절차 총정리, kbthink.com
    • 재건축 조합원 양도금지, 관리처분인가 이후로 완화 추진, arunews.com
    • 재건축사업 > 조합원총회 및 대의원회, easylaw.go.kr
    • 조합임원 해임총회, 조합원의 소집요구 절차의 요건, housingherald.co.kr
    • 재개발 재건축 조합장 해임 총회 절차 및 방법, chongone.com
    • 재건축사업 > 사업완료 > 이전고시 및 청산 > 조합해산, easylaw.go.kr
    • 국토위 통과한 ‘도정법 개정안’…정비사업 어떻게 바뀌나, housingherald.co.kr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24조(관련 자료의 공개 등), casenote.kr
    • [법] 도시정비법상 정보공개 의무, 그 적용범위와 실무상 쟁점, mt.co.kr
    • 재개발사업 > 시공자 선정 방법, easylaw.go.kr
    • 서울시, 재건축 ‘1회 유찰 후 수의계약’ 추진, v.daum.net
    •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금지되는 개별홍보 행위 유형과 위반 효과, arunews.com
    • 시공자 선정시 건설업자등의 개별홍보 판단기준, housingherald.co.kr
    • 재건축사업 > 재건축부담금의 산정, easylaw.go.kr
    • 재초환 논란, 재점화 | 재초환 20년 일대기, arunews.com
    • “공급 확대 발목” 선거 앞두고 재초환 폐지론 재부상…국회·정부는 ‘침묵’, newspim.com
    • 한국경제 – 이주비 대출 막히니 재건축, 재개발도 막혔다, hankyung.com
    • 아시아경제 – 이주비 대출 못받는 재개발 조합 속출…정비사업이 멈춘다, asiae.co.kr
    • 다음뉴스 – 조합원 70%가 다주택자… ‘이주비 대출’에 막힌 서울 정비, v.daum.net
    • 한국경제 – 재건축 이주비 숨통 트이나…정부, 추가 대출 공적보증 검토, hankyung.com
    • 이투데이 –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숨통…정부, HF 보증 신설 추진, etoday.co.kr
    • 파이낸셜뉴스 – 건협, 주택 신속공급 방안 환영…금융 부담 완화 기대 [8.13 대책], fnnews.com
  • 노원구 재건축, 왜 지금 서울 정비사업 최대 격전지가 됐을까

    노원구 재건축, 왜 지금 서울 정비사업 최대 격전지가 됐을까

    노원구가 오랫동안 재건축 시장에서 소외된 지역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20년 이후 준공된 새 아파트가 ‘포레나 노원’ 한 곳뿐이었다는 게 이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노원구 전역에서 69개 구역·단지, 약 12만 세대 규모의 재건축·재개발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재건축만 놓고 봐도 노후 공동주택 73곳 중 45곳, 62%가 이미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무엇이 바뀌었길래 서울에서 가장 늦게 반응하던 이 지역이 갑자기 정비사업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을까요.

    노원구가 재건축을 미뤄왔던 이유, 그리고 바뀐 계기

    노원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3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이 43.2%에 달합니다.

    도봉구(49.2%)를 빼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노후도로만 보면 진작 재건축이 활발했어야 할 지역인데,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대지지분이 작고 용적률이 이미 꽉 찬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단지가 많다 보니, 조합원 입장에서 재건축을 해도 남는 게 없다는 계산이 나왔던 겁니다.

    흐름을 바꾼 건 서울시의 사업성 보정계수 확대 적용입니다.

    용적률 인센티브에 추가 값을 부여해 허용 용적률을 최대 40%까지 높여주는 제도인데, 노원구처럼 사업성이 애매했던 단지들이 이 제도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월계동신아파트는 보정계수 최대치인 2.0을 적용받아 허용용적률이 199%에서 217.09%로 올라갔고, 그 결과 임대주택 66세대가 분양세대로 전환됐습니다.

    상계주공5단지도 같은 보정계수를 적용받아 조합원 한 명당 분담금이 약 7,000만원씩 줄어들 것으로 추산됩니다.

    숫자로 막혀있던 사업성이, 제도 하나로 풀리기 시작한 셈입니다.

    동별로 보면 진행 속도가 확연히 갈린다

    노원구 정비사업은 크게 다섯 개 권역(월계·공릉·하계·중계·상계)으로 나뉘는데, 권역마다 진행 단계가 눈에 띄게 다릅니다.

    상계동은 단지 수 자체가 가장 많고 진행 속도도 가장 빠릅니다.

    상계주공5단지가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2026년 4월 한화건설과 시공사 도급계약까지 마쳤습니다.

    상계주공 2·3·6·7·10단지 등 19개 단지가 신속통합기획을 추진 중이고, 상계보람(4,483세대 예정)처럼 정비구역 지정을 눈앞에 둔 대단지도 있습니다.

    중계동에서는 서울시가 처음으로 ‘현장형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를 중계그린·중계주공4단지 현장에서 직접 열었습니다.

    같은 중계동의 백사마을(중계본동)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던 곳인데,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넘어 착공 후 철거 공정률 65%까지 진행됐습니다. 2029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입니다.

    하계동은 하계장미·하계미성·하계현대우성 등이 나란히 신속통합기획 접수 단계에 있고, 하계한신태성은 동북선 경전철 역세권 특례까지 받아 보정계수 최대치(2.0)를 적용받았습니다.

    월계동은 노원구에서 가장 먼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 사례(월계동신아파트)가 나온 곳이면서, 동시에 미미삼(월계 미성·미륭·삼호3차, 6,103세대 예정)처럼 아직 정비계획 입안 단계인 대형 단지도 섞여 있습니다.

    공릉동은 상대적으로 소규모 단지가 많은데, 태릉우성아파트가 노원구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중 첫 정비구역 지정 단지가 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재건축 속도만큼 개발 호재도 겹쳤다

    재건축 붐이 우연히 일어난 건 아닙니다. 노원구 곳곳에서 정비사업과 별개인 대형 개발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월계동에서는 40년간 시멘트 공장과 물류기지가 자리 잡고 있던 부지에 총사업비 약 4조 5,000억원 규모의 광운대역세권 복합개발이 2024년 10월 착공해 3년 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북권 첫 대기업 본사(HDC현대산업개발), 첫 5성급 호텔, 3,032세대 아파트가 들어섭니다.

    창동차량기지는 2026년 6월 남양주 진접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는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한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가 들어서 약 8만 5,000개 일자리를 목표로 조성됩니다.

    교통에서는 GTX-C 노선이 석계역을 지날 예정이고, 동북선 경전철은 이미 일부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 인센티브 근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시점과, 역세권·일자리 인프라가 완성되는 시점이 비슷하게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노원구를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가격은 이미 먼저 움직이고 있다

    정비사업 속도가 붙자 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했습니다.

    노원구 전체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5% 늘었고,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 평균 실거래가는 34.1% 상승했습니다.

    신축 대장주로 꼽히는 서울원아이파크(월계동, 2028년 7월 입주 예정) 전용 120㎡ 분양권은 2026년 8월 21억 8,652만원에 거래됐습니다. 한 달 전 거래가(21억 2,510만원)보다도 더 오른 값입니다.

    포레나노원,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 월계센트럴아이파크 같은 준신축 단지들도 나란히 13억원 안팎의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현지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매수층에 신혼부부뿐 아니라 소득이 높은 전문직이 늘고 있다고 전합니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늦게 오르던 지역이라는 꼬리표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고 장밋빛만 있는 건 아니다

    속도가 붙은 만큼 변수도 뚜렷합니다.

    가장 큰 변수는 공사비입니다. 3.3㎡(평)당 공사비가 1,000만원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되면서, 조합원 한 명당 수억원대 분담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주비 대출도 6억원 한도 규제가 걸려 있어 사업 속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 부분은 노원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 전역 정비사업 조합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조합 내부 갈등이 사업을 되돌린 사례도 이미 나왔습니다. 노원구 상계4구역은 조합총회에서 해산이 결정됐고, 상계6구역도 조합 해산이 예정돼 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서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노후 대단지가 많아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지역”이라면서도 “분담금과 사업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속도가 빠르다는 것과, 그 속도가 끝까지 유지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 노원구는 노후주택 비율 43.2%로 서울 상위권이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 속에 2020년 이후 준공 단지가 사실상 없었습니다.
    • 서울시의 사업성 보정계수 확대 적용(용적률 최대 40%↑)을 계기로 69개 구역·12만 세대 규모 정비사업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상계주공5단지(시공사 계약 완료), 백사마을(철거 65%), 월계동신아파트(첫 관리처분인가)가 각 단계를 대표하는 선도 사례입니다.
    • 광운대역세권(4.5조원), S-DBC 바이오단지, GTX-C 등 개발 호재가 재건축과 맞물리면서 거래량과 시세가 먼저 반응하고 있습니다.
    • 다만 평당 1,000만원대 공사비, 6억원 이주비 대출 한도, 실제 조합 해산 사례(상계4·6구역)는 여전히 남은 변수입니다.

    노원구가 앞으로 그리는 그림대로 완성된다면, 기존 7만 6,000가구 규모에서 10만 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 그림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온전하게 완성될지는 결국 분담금 협상과 조합 내부 합의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참고자료

    • 노원구 정비사업 추진현황 인포그래픽 (디벨로퍼뉴스)
    • 서울시 정비사업 추진현황(2026년 6월 기준)
    • KB부동산 – 노원구 재건축 판이 커진다…상계·중계·월계 핵심 단지 어디?, v.daum.net
    •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 노후 주택 비율 가장 높은 그곳…서서히 탄력받는 노원 정비사업, v.daum.net
    • 아시아투데이 – ‘노후 단지 밀집’ 노원구에 부는 재건축 바람…분담금은 변수, asiatoday.co.kr
    • 서울신문 – 광운대 역세권·S-DBC 개발… 노원, 미래 도시로 달린다, go.seoul.co.kr
    • B tv news – 재건축 ‘최다’ 노원구…진행 현황은?, news.skbroadband.com
    • 시사저널 – 외면받던 노원 재건축, 강북 정비사업 최대 격전지 될까, sisajournal.com
    • 헤럴드경제 – “전문직이 와서 사 가요” 노원구 신축이 21.8억에 팔렸다, biz.heraldcorp.com
    • 뉴스웍스 – ‘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3178세대 아파트 단지된다, newsworks.co.kr
  • 안양 충훈부 재개발 시공사 확정, 만안구 판도 바뀔까

    안양시 만안구 충훈동 일대를 3,856가구 규모 대단지로 바꾸는 ‘충훈부 일원 공공재개발’이 롯데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확정했습니다.

    안양시내에 남아있던 마지막 대규모 재개발구역이 드디어 시공사를 정하면서, 오랫동안 노후 구도심으로 불리던 충훈동의 판이 완전히 바뀔 채비를 마쳤습니다. 무슨 사업이고, 만안구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안양 충훈부 공공재개발 사업개요 - 3856가구, 1조4278억원, 최고 49층, 임대 737가구

    어떤 사업인가 — 3,856가구 규모 ‘트레비스타’

    8월 29일 안양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롯데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충훈부 일원 공공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사업지는 안양시 만안구 충훈동 768-6번지 일원으로, 19개동에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총 3,856가구(분양 3,119가구·임대 737가구) 규모입니다. 총공사비는 약 1조 4,278억원입니다.

    컨소시엄은 새 단지명으로 ‘트레비스타(TRE VISTA)’를 제안했습니다. 이탈리아어로 ‘셋(TRE)’과 ‘전망(VISTA)’을 결합한 이름으로, 안양천·수리산·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입지를 강조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양사의 시공 노하우와 역량을 집약한 특화 설계를 제안했다”고 밝혔는데, 이번 수주는 롯데건설이 공공정비사업 분야에 처음 진출한 사례이기도 합니다.

    충훈부는 왜 ‘안양의 마지막 재개발구역’이었나

    충훈동은 조선시대 국가 공신 관련 사무를 맡던 관청 ‘충훈부’의 관할 토지였던 데서 유래한 지명입니다. 이 땅을 경작하던 농민들이 마을을 이루며 오랫동안 ‘충훈부’라는 이름으로 불려왔고, 행정동명은 ‘석수3동’을 쓰다가 2025년 1월에야 주민 선호에 따라 ‘충훈동’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정작 주민들은 옛 이름인 ‘충훈부’를 더 즐겨 씁니다.

    안양천이 남쪽과 서쪽을 감싸고 와룡산·꽃메산이 북동쪽에 자리한 지형에, 빌라·다세대주택·상가가 빽빽하게 들어선 노후 구도심이 형성돼 있습니다. 봄이면 화려하게 피는 ‘충훈벚꽃길’이 안양에서 손꼽히는 벚꽃 명소로 알려진 것도 이런 오래된 동네의 정취 때문입니다.

    2022년 경기일보 보도는 충훈부 일대를 “안양시내 남아있는 마지막 대규모 재개발구역”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안양의 다른 노후 지역들은 이미 정비사업을 상당 부분 마쳤거나 진행 중인데, 충훈부만 유독 대규모 미개발지로 오래 남아 있었다는 뜻입니다.

    안양 충훈부 재개발 추진 경과 타임라인 - 2020년 정비예정구역 고시부터 2026년 시공사 선정까지

    공공재개발로 가기까지 순탄치 않았다

    이번 사업은 2020년 3월 정비예정구역 고시로 시작해, 2022년 6월 정비계획 결정 및 구역 지정, 같은 해 12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업시행자 지정을 거쳤습니다. 2023년 5월 사업시행약정을 체결했고, 2025년 12월 정비계획 변경 고시에 이어 이번 시공사 선정까지 6년 넘게 걸렸습니다.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2021년 1월 안양시가 주민 설문조사에서 충훈부시장(전통시장) 일원의 정비구역 편입 의향을 묻자, 시장 소유주와 상인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반발했습니다. “오랜 시간 다져온 상권을 포기하고 외지에서 재정착해야 한다”는 이유였고, 리모델링을 통한 자체 현대화를 선호했습니다. 당시 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반대가 큰 만큼 사업 구역 포함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공재개발 방식 자체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소유권 이전 후 재산권 행사가 제약된다는 점, 주민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점, 부실시공이나 미분양 위험을 우려하는 시각에서 민간개발을 선호하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결국 사업은 LH가 시행하는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확정됐고, 전체 3,856가구 중 737가구(약 19%)가 임대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만안구 시세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만안구는 현재 비규제지역이라는 메리트 덕에 실거주 수요는 물론 투자 관점의 관심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인접한 동안구보다 가격은 낮으면서도 1호선으로 가산디지털단지·구로디지털단지·수원 방면 출퇴근이 가능해, 맞벌이 신혼부부의 선택지로도 자주 거론됩니다.

    충훈동과 가까운 석수동 인근 단지들의 시세를 보면, 석수두산위브 25평이 6.75억원, 석수역푸르지오 25평이 7.2억원 선입니다. 두산위브더아티움은 24평 6.4억원·34평 7.9억원, 안양역 인근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24평은 7.9억원, 안양삼성래미안은 24평 6.9억원·32평 7.6억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정확한 시세는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이번 시공사 확정이 만안구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3,856가구는 웬만한 신도시 한 개 구역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그것도 노후 구도심의 상징 같았던 동네에, 대형 건설사 두 곳의 컨소시엄이 짓는다는 점에서 만안구 전체의 이미지를 바꿀 잠재력이 있습니다. 앞서 본 석수동 인근 6~7억원대 시세가 이번 사업으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다만 변수도 분명합니다. 공공재개발은 임대 비율이 높고(이번 사업은 약 19%) LH가 시행을 맡는 구조라, 일반 민간 재건축·재개발보다 분양가나 사업 속도 측면에서 제약이 따를 수 있습니다. 사업 초기 공공개발 방식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이런 우려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착공과 입주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는데, 이후 일정은 안양시 도시정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롯데건설이 이번 수주를 계기로 서울 약수역 인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면목9구역 등 다른 공공 정비사업에도 전담 인력을 구성해 시장 공략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이번 사업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재개발 시장 자체를 새로운 먹거리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정리하면

    • 롯데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안양 충훈부 공공재개발(3,856가구, 1조 4,278억원)의 시공사로 확정됐습니다.
    • 충훈동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지명을 가진 노후 구도심으로, “안양시내 마지막 대규모 재개발구역”으로 불려왔습니다.
    • 2020년 정비예정구역 고시 이후 6년 만에 시공사가 정해졌고, 그 사이 상인 반발과 공공개발 방식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 인근 석수동 단지 시세는 이미 6~7억원대를 형성하고 있어, 대규모 신축 공급이 이 가격대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입니다.
    • 임대 비율(약 19%)과 공공시행 구조라는 변수가 있어, 사업 속도와 시세 반영 속도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후 구도심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셈인데, 실제로 만안구의 부동산 판도가 바뀌는지는 착공과 분양 시점의 시장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참고자료

    • 머니투데이 – 롯데건설·현대건설, 안양 충훈부 공공재개발 수주…1.4조 규모, mt.co.kr
    • 헤럴드경제 – 롯데건설, 공공정비사업 첫 진출…현대건설과 안양 충훈부 재개발 수주, biz.heraldcorp.com
    • 경인일보 – 안양의 옛 역사 간직한 동네… ‘안양 벚꽃 1번지’ 충훈동, kyeongin.com
    • 경기일보 – 안양 충훈부 일대 재개발 ‘급물살’, kyeonggi.com
    • 중부일보 – 안양 충훈부시장 재개발 정비구역 포함에 상인들 반발, joongboo.com
    • 안양시 도시정비 홈페이지 – 충훈부 일원, anyang.go.kr
  • 재건축 용적률 1.2배 상향, 집값엔 독일까 약일까

    재건축 용적률 1.2배 상향, 집값엔 독일까 약일까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올려주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원래 8월 26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던 정비사업 관련 법안이 이 문제 때문에 보류됐을 정도로, 여야 모두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입니다.

    공급을 늘리는 약이 될지, 집값을 자극하는 독이 될지 — 지금까지 나온 근거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뭐가 어떻게 바뀌길래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민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원래 8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용적률 완화까지 함께 논의하기 위해 본회의 상정 자체가 보류됐습니다.

    여권 관계자는 “민간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상향 방안 역시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며 “당내 숙의가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회동에서도 이 안건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으로 31만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기존 주택을 제외한 순증 물량은 8만 7000가구 수준입니다. 여기에 용적률을 1.2배로 완화하면 약 4만 3000가구가 추가되어 순증 물량이 13만가구까지 확대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늘어나나 — 단지별로 보면

    도봉구 방학신동아1단지는 사업성 보정계수 2.0을 적용하면 허용용적률 인센티브가 20%포인트에서 40%포인트로 확대됩니다. 분양가구는 3,671가구에서 3,819가구로 148가구 늘고, 분양수익은 약 1,060억원 증가해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이 약 3,800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동대문구 전농12구역은 용적률이 240%에서 360%로 상향되면서 공급규모가 297가구에서 548가구로 커집니다. 영등포구 양평동 신동아아파트도 563가구에서 762가구로 199가구가 늘어납니다.

    다만 이 계산이 그대로 현실이 될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공공주택 의무와 인수가격, 분양가 규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조합이 실제로 누리는 이익은 제한적일 수 있고, 고층화에 따른 공사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까지 감안하면 단순 계산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지금 뭘 놓고 싸우나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준비한 안은 일반 재개발·재건축은 법정 상한의 1.1배, 역세권 재개발·재건축은 1.3배로 차등 상향하는 방식입니다.

    민주당은 “민간으로 용적률 혜택을 넓히는 방안이 협의 대상에 포함됐다”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남은 쟁점은 정확한 상향 범위와, 그만큼 늘어난 사업성에 대한 공공기여를 어느 수준으로 맞출지입니다.

    찬성 측: 공급 확대가 우선이다

    신규 택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사실상 유일한 핵심 공급 수단이라는 게 찬성 측 논리입니다. 용적률을 높이면 같은 사업지에서도 지을 수 있는 연면적이 늘어 주택 공급량을 그만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부동산 수석위원은 “물론 사업성이 높아지면 기대감으로 인해 단기간엔 불안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공급량이 늘어나고 꾸준한 재건축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는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용적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다주택자에게 이주비 대출이 제한되면 해당 조합원이 이주하지 못해 철거와 착공도 진행할 수 없다”며 “용적률 상향보다 정비사업 특성에 맞게 이주비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사업 활성화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실제로 이주비 대출 규제가 서울 곳곳의 정비사업을 어떻게 멈춰 세웠는지는 이주비 대출 막혀서 멈춘 서울 재개발, 다주택자 조합원의 딜레마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신중론: 대통령까지 나서서 의문을 제기했다

    용적률 상향으로 사업성이 좋아지면 재건축·재개발 추진 단지의 기대감이 커지고, 실제 착공이나 입주보다 가격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당내 논의 과정에서도 집값 자극 가능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건축·재개발의 신규 주택 공급 효과 자체에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재건축·재개발이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며 “용적률을 상향하는 것이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집값 상승 요인이 될지에 대한 논쟁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반대·신중론 쪽 논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규제 완화가 집값 상승과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이 완화될 경우 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 안전진단 완화로 주거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완화가 있었다 — 그때는 어땠나

    2023년 1월에도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완화한 적이 있습니다. 구조안전성 평가 비중을 30%까지 낮추고, 조건부 재건축 판정 범위를 좁혀 45점 이하면 곧바로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바꾼 조치였습니다. 이후 서울 양천구 신월시영, 목동 신시가지 3·5·7·10·12·14단지 등 6개 단지가 안전진단을 무더기로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집값 반응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규제가 완화됐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소식”이라면서도 “다만 집값과 관련해선 싸늘한 부동산시장 분위기 속에서 상승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규제완화 자체보다 그 시점의 금리·거시경제 여건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규제를 풀면 집값이 오른다”는 공식이 항상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정리하면

    • 여당은 서울 정비사업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이 문제 때문에 도시정비법 개정안 처리가 보류됐습니다.
    • 용적률이 오르면 서울에서만 최대 4만 30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수 있지만, 공공기여·분양가 규제가 그대로면 실제 이득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 찬성 측은 공급 확대를, 신중론은 집값 자극과 공급 효과 자체의 불확실성을 각각 근거로 듭니다.
    • 2023년 안전진단 완화 사례를 보면, 규제완화가 곧바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고 그 시점의 시장 여건이 함께 작용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용적률 완화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완화 폭 자체보다 공공기여·분양가 규제를 어떻게 설계하느냐, 그리고 완화 시점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어떤지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참고자료

    • 뉴스1 – “재건축도 활성화” 여당도 방향 틀었다…용적률 1.2배 상향 검토, n.news.naver.com
    • 헤럴드경제 – 민간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1.2배땐 4.3만호 추가·분담금 감소…’사업성 계산’ 고심, biz.heraldcorp.com
    • 파이낸셜뉴스 – 재건축 규제 완화 놓고 논쟁…공급 확대냐, 집값 자극이냐, fnnews.com
    • 서울경제 – [단독]민간 용적률 완화 논의 급물살…與野, 내주 도시정비법 처리, sedaily.com
    • 한국금융신문 –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풀리고 줄줄이 ‘통과’…”집값 상승은 미미”, fntimes.com
  • 서울 아파트 강제경매 급증, 왜 강서·금천·구로에 몰릴까

    서울 아파트 강제경매 급증, 왜 강서·금천·구로에 몰릴까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강제경매로 소유권이 넘어간 부동산 매각등기 신청이 3,3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21건)보다 42.5% 늘었습니다. 매체에 따라 44%, 많게는 49% 급증으로 보도하기도 했는데, 표현은 조금씩 달라도 방향은 같습니다. 서울에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겁니다.

    2026년 상반기 서울 강제경매 매각등기 월별 추이 및 전년대비 증가율 요약 카드

    상반기에만 3,308건, 월별로는 어떻게 늘었나

    월별로 보면 1월 441건, 2월 645건, 3월 507건, 4월 627건, 5월 499건, 6월 58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특정 달에 반짝 늘어난 게 아니라 6개월 내내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같은 기간 임의경매(담보권 실행에 의한 경매) 쪽도 늘었습니다. 5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서울 전체 임의경매 매각등기 신청이 308건으로, 전년 같은 달(246건)보다 25.2% 증가했습니다.

    강서·금천·구로·양천, 서남권에 유독 몰린다

    지역별로 보면 쏠림이 뚜렷합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서구가 1,1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전체의 약 33.3%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금천구 331건, 구로구 306건, 양천구 279건, 관악구 185건 순으로, 상위권을 서남권 자치구들이 차지했습니다.

    반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합산 19건 수준에 그쳤습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자산가치가 높은 지역은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서남권을 비롯한 중저가 주거지역은 부실이 정리되는 국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게 여러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짚는 지점입니다.

    서울 자치구별 강제경매 건수 TOP5(강서·금천·구로·양천·관악) vs 강남3구 대조

    구로구는 특히 두드러집니다. 구로구의 임의경매 매각등기 신청은 지난해 5월 5건에서 올해 5월 72건으로 14배 넘게 늘었는데, 이 한 곳이 서울 전체 5월 신청 건수의 23.4%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서울 밖으로 눈을 돌리면 경기 김포시도 지난해 30건에서 올해 93건으로, 63건(2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늘었나 — 대출 규제와 고금리가 겹쳤다

    가장 많이 꼽히는 원인은 대출 규제 강화입니다.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10·15 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대출 한도가 추가로 2억원씩 더 축소됐습니다. 기존 대출을 갈아타거나 급하게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차주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좁아진 셈입니다.

    여기에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차주들이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누적된 것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역전세나 깡통전세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는 임대인의 자금 압박까지 겹쳤습니다. 비아파트나 중저가 주택 시장은 아파트보다 회복 속도가 느린 편이라, 이런 금융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런데 경매 시장 자체는 오히려 뜨겁다

    여기서 흥미로운 대조점이 하나 있습니다. 경매로 넘어가는 매물은 늘고 있는데, 정작 낙찰 단계의 열기는 최근까지 뜨거웠다는 점입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두 달 연속 100%를 넘긴 시기도 있었습니다.

    다만 가장 최근인 8월 셋째 주(18~21일)를 보면 온도가 살짝 식었습니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03건으로 전주(236건)보다 28.4% 늘었지만,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40.0%로 전주(50.0%)보다 10.0%포인트 낮아졌고, 낙찰가율도 105.3%에서 98.6%로 6.7%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매물은 늘어난 반면 낙찰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다소 둔화된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중저가 아파트에는 여전히 수요가 몰립니다. 동대문구 용두동 신동아는 감정가 대비 132.0%에, 동작구 상도동 대림은 122.2%, 노원구 월계동 현대는 121.6%에 낙찰됐습니다. 대출 규제로 15억원 이하, 즉 대출이 그나마 나오는 중저가 구간에 매수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강남보다 대출 되는 집”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 올해 상반기 서울 강제경매 매각등기는 3,308건으로 전년 대비 42.5% 증가했습니다(매체에 따라 44~49%로도 보도).
    • 강서·금천·구로·양천 등 서남권에 물량이 몰리는 반면, 강남3구는 19건에 그쳐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합니다.
    • 대출 규제 강화와 고금리 장기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 다만 경매 낙찰 시장 자체는 중저가 구간을 중심으로 여전히 수요가 몰리는, 다소 역설적인 상황이 함께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확한 지역별·시기별 최신 통계는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이나 지지옥션 같은 경매 통계 서비스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머니투데이 – “경매 넘어간 집 확 늘었다”…서울 부동산 강제경매등기, 전년比 43%↑, mt.co.kr
    • 이투데이 – “빚 못 갚아 집 넘어갔다”⋯서울 강제경매 1년 새 49% 급증, etoday.co.kr
    • 이투데이 – 대출 압박에 경매 넘겨진 수도권 부동산⋯구로·김포 ‘폭증’, etoday.co.kr
    • 스마트비즈 – 서울 경매시장 ‘빨간불’···강제경매 소유권 이전 42% 급증, 강서구에만 1100건 몰렸다, smartbizn.com
    • 증권경제신문 – 경매로 주인 바뀐 서울 부동산, 올 상반기 3308건···전년比 42.5%↑, koreastocknews.com
    • 인사이트 – 서울 강제경매 1년 새 42% 폭증… 집주인들 비명 지르게 만든 서남권 부동산의 상황, insight.co.kr
    • 머니투데이 – 서울 경매도 중저가에 몰렸다…용두동 아파트 낙찰가율 132%, mt.co.kr
    • 머니투데이 – 서울 105%·경기 96%…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껑충’, mt.co.kr
  • 2026 지방세제 개편안,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 오피스텔까지 넓어진다

    2026 지방세제 개편안,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 오피스텔까지 넓어진다

    행정안전부가 8월 26일 「2026년 지방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청년층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 대상에 오피스텔이 추가되고 감면 한도도 300만원으로 오르는 반면, 초고가 아파트의 취득세는 세율이 3%에서 11%까지 뛰는 사례가 나옵니다. 부동산과 직접 관련된 내용만 추려서 정리했습니다.

    이번 개편안은 「지방세기본법」,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등의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8월 27일부터 9월 23일까지 27일간 입법예고를 거친 뒤 10월 말 국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즉 지금 발표된 내용은 정부안이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세부 요건이 바뀔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 오피스텔까지 넓어진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생애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 대상이 넓어진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는 아파트·연립주택 같은 “주택”을 생애최초로 살 때만 취득세를 면제(한도 200만원)받을 수 있었고, 건축물대장상 업무시설로 분류되는 주거용 오피스텔은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개정안은 여기에 오피스텔을 추가합니다.

    사회초년생이나 저소득자가 자금 여력이 부족해 오피스텔을 먼저 취득했다가 나중에 아파트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입니다. 실제로 전용면적 40㎡ 이하, 시가표준액 2억원 이하(수도권은 4억원 이하)인 소형 오피스텔이나 소형 주택(아파트 제외)을 소유했다가 처분한 경우에는 “주택을 소유한 적 없는 사람”으로 다시 인정돼, 이후 주택을 취득할 때 생애최초 감면을 한 번 더 받을 수 있습니다.

    40세 미만 청년이라면 감면 한도도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오릅니다. 정부가 공개한 예시를 보면 체감이 좀 더 쉽습니다. 40세 미만이 소형 오피스텔(2억원)을 먼저 산 뒤 처분하고 다시 아파트(6억원)를 사면, 오피스텔 취득 때 300만원 + 아파트 취득 때 300만원으로 총 600만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조합이라도 40세 이상이면 각 단계 감면액이 200만원씩이라 총 400만원에 그칩니다.

    1주택자는 그대로 간다 — 재산세 특례 2029년까지 연장

    집을 한 채만 가진 실수요자에게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세대 1주택자에게 재산세 표준세율(0.1~0.4%)에서 0.05%포인트를 깎아주는 특례가 2029년까지 3년 더 연장됩니다. 2021년 공시가격이 급등했을 때 한시적으로 도입된 뒤 계속 연장되어 온 제도인데, 이번에도 세율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적용 기간만 늘리는 방식입니다.

    행안부 추계로는 이 특례로 전국에서 재산세 566억원이 줄어드는데, 수도권이 399억원(서울 176억·경기 191억·인천 32억)으로 71%를 차지하고 비수도권은 164억원입니다. 전체 1주택 1,075만호 중 9억원 이하가 1,020만호라, 이 특례의 실질 수혜자는 대다수 1주택자라고 보면 됩니다.

    고급주택은 다르다 — 취득세가 3%에서 11%로 뛰는 이유

    반대로 초고가 주택은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납니다.

    그동안 국회와 언론에서는 고급주택 취득세 중과 기준의 허점이 자주 지적됐습니다. 행안부가 문답자료에서 든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2025년 기준 실거래가 121억원(공시가격 85억원)짜리 서울 소재 아파트의 전용면적은 244.34㎡로, 중과 기준인 245㎡에 0.66㎡ 모자랐습니다. 대신 공용면적이 402.58㎡로 전용면적의 1.6배에 달했는데, 사실상 전용으로 쓰는 창고나 주차 공간을 공용면적으로 신고해 중과를 피해간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개정안은 이 허점을 세 가지 방식으로 손봅니다.

    • 전용면적의 100%를 넘는 공용면적은 전용면적에 포함해 계산합니다. 다만 관리사무소·어린이집·놀이터 같은 필수 주민공동시설 면적은 빼줍니다.
    • 비수도권은 수도권 대비 150%까지 완화된 면적기준을 적용해 지역별 형평성을 맞춥니다.
    • 가격기준은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시가 약 18억원)으로 올립니다. 주택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조정입니다.

    앞서 예로 든 121억원 아파트에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취득세가 현행 3.63억원(세율 3%)에서 13.31억원(세율 11%)으로 9.68억원 늘어납니다. 다만 이 개정은 「지방세법 시행령」 사항이라 올해 11월 별도 입법예고를 거쳐 2027년 1월 1일 취득분부터 적용됩니다. 지금 당장 계약하는 고가 주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일시적 2주택자는 일정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이사나 갈아타기를 계획 중인 일시적 2주택자에게는 실무적으로 중요한 변화입니다.

    일시적 2주택으로 취득세 중과를 피하려면 새 집을 산 뒤 일정 기간 안에 원래 살던 집(종전주택)을 처분해야 하는데, 이 유예기간이 조정대상지역 안에 종전주택이 있는 경우에 한해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듭니다. 종전주택이 비조정지역에 있다가 신규주택을 조정지역에서 취득하는 경우는 그대로 3년이 유지됩니다.

    적용 시점은 2026년 10월 1일 이후 새로 취득하는 주택부터입니다. 다만 개편안 발표일인 8월 26일 이전에 이미 매매계약(계약금 지급 포함)을 맺어둔 경우는 종전 3년 규정을 그대로 적용받을 수 있어, 이미 계약을 마친 사람이 새삼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국세 쪽 양도세·종합부동산세도 같은 방향으로 손질되고 있어, 취득세만 따로 떼어 생각하기보다 세 가지를 함께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지방주거복지세, 증세는 아니라는데 — 엇갈리는 시선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해석이 갈리는 대목은 “지방주거복지세” 신설입니다.

    담배소비세액의 43.99%를 떼어 교육 재원으로 쓰던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연간 약 1.5조원 규모)는 2024년 말 법 개정 당시 2027년부터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전제로 2025~2026년만 한시 연장된 상태였습니다. 행안부는 이 세목을 예정대로 올해 일몰시키고, 같은 재원을 지방주거복지세로 이름 바꿔 지방 주도 공공주택 공급 재원으로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행안부 설명은 명확합니다. “국민에게 새로운 세 부담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기존 세입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라는 입장이고, 담배 가격이나 소비자 부담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다만 같은 재원을 두고 다른 목소리도 있습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오히려 이 세목을 2027년까지 최소 3년 더 연장한 뒤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고, 경기도교육청 등 일선 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와 맞물려 재정난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 세정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이 재원을 소방 예산(지역자원시설세)으로 돌리자는 제안까지 나온 적이 있어, 교육·주거복지·소방이 사실상 같은 파이를 두고 경합하는 모양새입니다. 정부가 “증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과 별개로, 그 재원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둘러싼 논의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재개발·신축매입주택 등 공급 쪽 세제 지원

    지난 8월 13일 발표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맞물린 감면도 여럿 포함됐습니다.

    • 재개발조합 현금청산 부동산: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현금청산자와의 협의매수가 늦어지는 걸 막기 위해, 조합이 취득하는 현금청산 대상 부동산의 취득세 감면을 현행 50%에서 2027년 100%, 2028년 75%로 확대합니다. 다만 8월 13일 이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2027년 1월 1일 이후 취득하는 부동산에만 적용됩니다.
    • 신축매입약정 임대주택: LH 등이 민간 건설사와 사전 매입약정을 맺고 공급하는 임대주택 건축사업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을 현행 15%에서 2027년 70%, 2028년 50%로 확대합니다. 건설원가 상승으로 건설사 참여가 줄어든 상황을 고려한 한시 조치입니다.
    • 비주거시설의 주거 전환: 공실 상가나 지식산업센터처럼 비어 있는 상업·업무 공간을 주거용으로 개조할 때 필요한 대수선 공사 취득세를 1년간(~2027년) 한시 면제합니다.

    이런 정비사업·공급 확대 정책의 배경이 궁금하다면 인천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 시리즈에서 비슷한 맥락의 재정비 사업 구조를 다룬 적이 있으니 참고해도 좋습니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인구감소지역 주택도 지원 연장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전용 85㎡·취득가액 6억원 이하)에 대한 취득세 중과 제외·주택 수 제외 혜택은 각각 2027년, 2028년까지 연장됩니다. 미분양을 분양받은 개인에 대한 취득세 감면(법 25%+조례 25%)도 2027년까지 유지되는데, 이번에 감면한도(법 75만원+조례 75만원)가 새로 생기고 3년 내 되팔거나 증여하면 감면액을 다시 추징하는 규정도 함께 신설됩니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022년 12월 6,226호에서 2026년 6월 25,091호까지 꾸준히 늘어난 상태라, 정부로서는 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유인책을 계속 이어가는 셈입니다.

    인구감소지역에서 민간임대 목적으로 취득하는 주택의 중과 제외·주택 수 제외 혜택도 2027년까지 같이 연장됩니다.

    정리하면

    • 청년·서민에게는 문이 넓어집니다.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이 오피스텔까지 확대되고, 40세 미만은 한도가 300만원으로 오릅니다.
    • 1주택 실수요자는 큰 변화 없이 기존 재산세 특례가 2029년까지 이어집니다.
    • 초고가 주택은 부담이 커집니다. 공용면적 편법을 막는 방향으로 고급주택 취득세 중과 기준이 바뀌면서, 사례에 따라 세율이 3%에서 11%까지 뛸 수 있습니다(2027년 1월 시행).
    • 갈아타기 계획이 있다면 일시적 2주택 처분 유예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드는 시점(10월 1일)을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습니다.
    • 지방주거복지세처럼 재원의 성격을 두고 이해관계자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항목도 있어, 입법예고 기간(~9월 23일) 동안 세부 내용이 조정될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시행일과 적용 대상은 항목마다 다르므로, 실제 거래를 앞두고 있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 세무부서나 국민참여입법센터(opinion.lawmaking.go.kr)에서 입법예고안 원문을 확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