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84주 연속 올랐습니다.
역대 최장 기록(문재인 정부 시기의 85주)까지 딱 한 주 남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서울 안에서 강남구는 5주 연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장, 같은 지수인데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지수는 하나지만, 그 안의 시장은 이미 둘로 갈라졌다”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수 뒤에 숨은 구체적인 흐름을 짚어보겠습니다.
84주 연속 상승, 역대 최장 기록이 코앞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4년 2월 첫째 주부터 지금까지 84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곧 새로운 기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역대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은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문재인 정부 시기의 85주입니다.
84주째인 지금은 이 기록에 한 주만을 남겨둔 상태입니다.
다음 주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 타이기록이 되고, 그다음 주까지 이어지면 신기록입니다.
다만 상승폭 자체는 이미 꺾이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둘째 주(9월 14일 기준) 주간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16% 올랐습니다. 상승폭 둔화가 3주째 이어지고 있고, 9월 셋째 주(9월 20일 발표분)에는 상승폭이 0.03%까지 줄었습니다.
즉, 오르고는 있지만 오르는 힘 자체는 빠지고 있습니다.
강남 3구는 5주 연속 하락 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 집값 84주 연속 상승”이라는 헤드라인만 보고 서울 전체가 여전히 뜨겁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강남 3구를 들여다보면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강남구는 8월 둘째 주 -0.02%로 하락 전환한 뒤 다섯 주 연속 낙폭을 키우며 9월 둘째 주 기준 -0.36%까지 내려왔습니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5주째 약세이고, 버티던 송파구마저 하락 전환했습니다.
강남 3구가 동시에, 그것도 5주 연속 밀리고 있는 셈입니다.
이 하락의 중심에는 8월 발표된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있습니다.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면서 매물은 늘었는데, 정작 매수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섰습니다. 팔려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사려는 사람은 줄어든 것입니다.
특히 대치동·압구정동 등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낙폭이 두드러집니다.

강북·외곽은 오히려 더 뜨겁습니다
같은 시기 서울 반대편에서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9월 둘째 주 기준 자치구별 상승률 1위는 중랑구(0.51%)였습니다. 신내동·상봉동 대단지 위주로 오름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도봉구(0.47%), 서대문구(0.47%), 동대문구(0.36%)도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고, 강북구는 다른 주간 집계에서 0.56%로 서울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연초부터 지금까지 누적으로 보면 흐름은 더 뚜렷합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올해 누적 상승률 1위는 성북구입니다. 14.01%, 서울 전체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동대문구도 10.59% 올라 뒤를 잇고 있습니다.
왜 하필 이 지역들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이걸 단순히 “고금리라서 싼 지역으로 몰린다”는 식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직접적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가격대별로 다르게 작동하는 대출 규제입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는 고가주택일수록 더 강하게 작동합니다. 15억원 초과 구간의 대출 규제, 고가주택 위주로 설계된 대출 한도 축소가 강남권 매수 심리를 직접 위축시킨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덜한 10억원 이하 중소형 단지로는 오히려 실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청와대도 이 흐름을 공식적으로 짚었습니다. 누적된 공급 부족 속에 강북은 신규 입주가 특히 부족했던 데다, 초고가 주택 위주의 세제 개편과 대출 한도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저가 주택이 많다 보니 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입니다.
금리가 “대출 자체의 부담”이라면, 대출 한도 축소는 “애초에 얼마나 빌릴 수 있는지”를 정하는 더 직접적인 장벽입니다. 강남처럼 비싼 지역일수록 이 장벽에 먼저, 더 세게 부딪힙니다.
흥미로운 대목도 있습니다. 강북 14개구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올해 처음 1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성북·동대문·강서구의 아파트 평균가격도 이미 서울 중위가격을 넘어섰습니다. “외곽=저렴한 지역”이라는 통념이 더 이상 그대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같은 지수, 다른 시장 — 왜 이렇게 갈라졌을까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강남 3구: 세제개편 → 양도세 부담 → 매물 증가 + 매수 관망 → 가격 하락. 재건축 추진 단지가 특히 약합니다.
강북·외곽: 고가주택 위주로 설계된 대출한도 축소 →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저가 단지로 실수요 이동 → 가격 급등. 세제개편으로 다주택자·고가주택 보유 부담이 커진 것과, 대출 한도 자체가 고가주택에 더 강하게 묶인 것이 겹치면서, 강남에는 매도 압력으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지역에는 오히려 추가 매수 유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전체 지수만 보면 “서울 집값이 84주째 오른다”는 한 줄로 요약되지만, 그 안에서는 강남 하락분을 강북·외곽 급등이 상쇄하며 지수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즉, 지금의 84주 연속 상승은 서울 전역이 골고루 뜨거워서가 아니라, 한쪽이 식는 동안 다른 한쪽이 더 뜨거워진 결과에 가깝습니다.
이 흐름은 8·13 부동산 대책 이후 이어진 규제 강화 흐름과도 맞물려 있어,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향방은 재건축 용적률 완화 같은 다른 제도 변수와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울 집값이 85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우면 그다음엔 어떻게 되나요?
기록 자체가 상승세의 종료 시점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상승폭이 3주 연속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기록 경신 여부와 별개로 시장의 상승 동력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Q. 강남 재건축 단지가 흔들리면 서울 전체 집값도 같이 떨어지나요?
지금까지 나온 흐름만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강남 3구가 5주 연속 하락하는 동안에도 서울 전체 지수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강북·외곽의 상승분이 강남의 하락분보다 크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지금 외곽 지역(성북·중랑·동대문 등)에 진입해도 될까요?
성북·동대문·강서구는 이미 아파트 평균가격이 서울 중위가격을 넘어섰을 정도로 많이 올랐습니다. “저렴한 외곽”이라는 전제로 접근하기보다는, 개별 단지의 실거래가와 최근 상승폭을 직접 확인한 뒤 판단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정리하며
서울 아파트값 84주 연속 상승이라는 숫자 하나만 보면 시장이 여전히 뜨겁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강남은 식고, 강북과 외곽은 달아오르는 두 개의 시장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지수는 하나지만 시장은 이미 하나가 아닙니다.
제 생각은 단순합니다.
“84주 연속 상승”이라는 한 줄보다 중요한 것은, 그 84주 동안 서울이 두 개의 속도로 갈라져 왔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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