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공공주택지구는 2026년 9월 기준 협의보상 계약률이 약 27%까지 올라왔습니다. LH가 보상 전담 인력을 두 배로 늘리고 협조장려금까지 내걸며 속도를 낸 결과입니다. 그런데 같은 시점 토지주 대책위원회는 여전히 약 5,400억원 규모의 지연 이자 배상을 요구하고 있고, LH와 국토교통부는 이 요구에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계약은 빨라졌는데, 정작 5년 넘게 쌓인 피해는 그대로 남아있는 셈입니다.
총론편에서는 광명시흥이 2010년 지정, 2015년 취소, 2021년 재지정이라는 곡절 끝에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6만 7,000호)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 이후, 그러니까 원주민들이 왜 여전히 화가 나 있는지, 대책위와 LH·국토부의 입장이 어디서 갈리는지를 쟁점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
토지주 대책위가 요구하는 다섯 가지
대책위가 내건 요구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 즉각적인 토지보상 실시(반복된 일정 연기 중단)
- 지연 이자 배상(약 5,400억원 추산)
- 이주택지 연고지(광명) 우선 배정
- 간접보상 형평성 문제 해결(균등배분 반대)
- 가계부채 대응을 위한 금융지원(대출연장·이자유예)
이 중 가장 첨예한 것은 두 번째, 지연 이자 배상 문제입니다. 경기일보에 따르면 이 5,400억원은 다른 3기 신도시 지구 대비 3년가량 보상이 늦어진 데 따른 이자비용 손실을 대책위가 자체 추산한 규모입니다.
균등배분 논란과 광명·시흥 이주단지 갈등
간접보상 문제도 간단치 않습니다. 협의양도택지는 총 19곳(광명 12곳, 시흥 7곳)이 배정되는데, 행정구역 구분 없이 무작위로 배분될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입니다. 광명 아파트가 평당 3,500만원 선인 반면 시흥은 2,000만원 이하로, 지가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경인일보 인터뷰에서 광명에서 50년간 이불공장을 운영해온 한 주민은 지역 네트워크와 상권 기반을 그대로 잃을 수 있다며 연고지 우선 배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LH 측은 같은 경인일보 인터뷰에서 광명과 시흥의 땅값 차이에는 공감하지만, 보상 배정이 다른 항목들과 얽혀 있어 지금 단계에서 약속하기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광명시흥이 3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두 개 지자체(광명시·시흥시)에 걸친 지구라는 특수성이 이 갈등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LH와 국토부는 뭐라고 답했나
지금까지 LH와 국토부의 답변을 시점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시점 | 주체 | 내용 |
|---|---|---|
| 2025년 5월 | LH | 보상계획 공고 3개월 재연기, 사유는 지구 규모와 지장물 조사 기간 |
| 2025년 10월 | 박승원 광명시장 | 국토부·LH에 신속 보상 촉구, 금융권에는 대출연장·이자유예 요청 |
| 2025년 12월 | LH 공식 입장 | “2026년 하반기 보상계획 공고 등 기존 일정대로 추진 중” |
| 2026년(국정감사 관련) | 국토부 | “2026년 11월 이후로 늦춰지는 일은 없을 것” |
| 2026년 7월 | LH | 협의보상 착수, 당초 계획보다 4개월 앞당김 |
| 2026년 9월 | LH 사장 | 보상 전담 조직 확대(21명→41명), 인력 344명 투입 발표 |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LH와 국토부의 답변은 대부분 “보상 절차 자체를 얼마나 빨리 진행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정작 대책위가 요구하는 지연 이자 배상이나 간접보상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는 두 기관 모두 구체적인 수용 의사를 밝힌 적이 없습니다. 경인일보 보도에서 LH가 밝힌 “공감하지만 확답할 수 없다”는 답변이, 이 문제를 대하는 두 기관의 태도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닙니다.
계약률은 오르는데 왜 갈등은 그대로인가
많은 사람들은 협의보상이 시작됐으니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려가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장의 온도는 조금 다릅니다.
천지일보 보도에 따르면 LH는 2026년 9월 기준 보상 개시 한 달 만에 토지 소유자 기준 계약률 약 27%를 달성했습니다. 이를 위해 보상 전담팀을 기존 1개팀 21명에서 2개팀 41명으로 늘렸고, 수도권 전역 보상업무에 총 344명을 투입했으며 이달 중 전문인력 250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상기간 목표도 기존 44개월에서 24개월로 단축하고, 협의보상 기간은 9개월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신속하게 이주하는 토지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협조장려금 제도도 함께 도입했고, LH 사장은 현장지원 관점에서 보상 업무 전반을 개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속도만 놓고 보면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조직을 늘리고 계약률을 끌어올리는 것과, 그동안 5년 넘게 쌓인 이자 부담을 배상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대책위가 요구하는 5,400억원 배상, 간접보상 형평성, 이주택지 연고지 배정 중 어느 하나도 LH·국토부가 수용했다는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금 벌어지는 일은 “절차는 빨라지는데 과거의 피해는 그대로 남아있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부채 3조 6천억, 어디서 나온 수치인가
이 수치는 정부나 LH가 공식 집계한 통계가 아닙니다. 광명 총주민대책위원회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2023년 5월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를 근거로 대책위가 직접 추산한 금액입니다.
조사는 응답자 4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중 59.3%가 은행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대출 보유자의 평균 부채액은 약 5억 9,797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대책위는 이 평균값에 전체 토지주 수를 곱해 토지주 전체 부채 총액을 약 3조 6,000억원으로 추산했고, 여기에 5% 이자율을 적용해 연간 이자부담이 약 1,8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을 내놓았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지연 이자 배상 요구액 5,400억원과, 이 연간 이자부담 1,800억원은 계산 목적 자체가 다른 별개의 수치입니다. 전자는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근거”이고, 후자는 “현재 진행형으로 매년 발생하는 이자 부담 규모”입니다.
전체 토지주 수를 몇 명으로 볼 것인가도 자료마다 다르게 나옵니다. 어떤 보도는 약 8,000명, 어떤 보도는 약 9,955명을 기준으로 삼고 있고, 2026년 7월 보상 착수 시점의 접수 대상자는 약 1만 3,000명으로 밝혀졌는데 이는 토지주뿐 아니라 지장물·영업권 소유자까지 포함한 더 넓은 범주로 보입니다. 정확한 모집단 정의가 궁금하다면 광명 총주민대책위원회나 LH 광명시흥사업본부에 직접 문의해보시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Q. 지연 이자 배상 5,400억원은 조만간 확정될 금액인가요?
아직은 아닙니다. 이 금액은 대책위가 산정한 요구액일 뿐, LH나 국토교통부가 공식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습니다. 배상 여부와 규모는 앞으로 협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최신 진행 상황은 LH 광명시흥사업본부 공지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안산 장상과는 무엇이 다른가
3기 신도시 안에서도 갈등의 성격은 지구마다 다릅니다. 안산 장상 신도시는 지구 지정 초기 감정평가 기준 시점(지정 당시 시세인가, 보상 시점 시세인가)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핵심이었던 반면, 광명시흥은 “언제 보상해줄 것인가” 자체가 5년 넘게 표류하며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 갈등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결이 다릅니다.
| 구분 | 광명시흥 | 안산 장상 |
|---|---|---|
| 갈등의 핵심 | 보상 지연에 따른 금융 피해 배상 요구 | 감정평가 기준 시점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 |
| 배경 | 2010년 지정→취소→2021년 재지정이라는 굴곡진 이력 | 2021년 성남 대장동 특혜 의혹과 맞물린 투명성 요구 |
| 규모 | 약 1,271만㎡, 6만 7,000호 | 약 220만㎡, 약 1만 4,000호 |
| 2026년 9월 현재 | 보상 착수, 계약률 27% | 착공식까지 완료 |
규모 차이도 상당합니다. 광명시흥은 안산 장상보다 면적이 약 5.8배 넓고, 그만큼 이해관계자 수와 부채 총액의 절대 규모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큽니다. 안산 장상이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정상화 궤도를 탄 것과 달리, 광명시흥은 규모 자체가 갈등을 오래 끄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가지 더 짚을 부분은 투기 논란입니다. 광명시흥은 지구 지정 발표 직후 옥길동 임야를 90명이, 노온사동 임야를 32명이 나눠 매입하는 등 그린벨트 지분쪼개기 정황이 이데일리 보도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이 중 LH 임직원의 내부정보 이용 투기 건은 항소심에서 유죄가 확정돼 관련자가 법정구속됐지만, 민간 기획부동산이 관여한 지분쪼개기 건에 대한 개별 수사 결과와 기소 여부는 아직 뚜렷이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3기 신도시 투기 특별수사 관련 발표를 통해 최신 소식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광명시흥 그린벨트 지분쪼개기 투기 사건은 어떻게 처리됐나요?
두 갈래로 나눠서 봐야 합니다. LH 직원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로 투기한 사건은 1심 무죄 이후 2023년 항소심에서 뒤집혀 관련자가 징역형과 함께 법정구속되고 취득 부동산도 몰수됐습니다. 반면 옥길동·노온사동에서 확인된 민간 기획부동산의 지분쪼개기 거래는 수사 범위 확대 발표까지는 보도됐지만, 이 건 자체의 기소·처벌 여부는 이번 확인 시점까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며
광명시흥 신도시는 지금 두 가지 시계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는 계약률 27%로 빨라지고 있는 보상 절차의 시계이고, 다른 하나는 5년 넘게 멈춰 선 채 5,400억원이라는 숫자로 쌓여가는 배상 요구의 시계입니다. 이 두 시계가 언제쯤 같은 속도로 맞춰질지는 아직 누구도 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이 갈등에서 정말 중요한 질문은 “보상이 얼마나 빨리 끝나느냐”가 아니라 “그 사이 발생한 피해를 누가, 어떻게 책임지느냐”입니다. 절차의 속도와 책임의 속도는 다른 문제니까요.
“속도를 낸다는 것과, 지나간 시간을 되돌린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광명시흥의 역사와 규모가 궁금하시다면 총론편을, 다른 3기 신도시 지구의 갈등 양상이 궁금하시다면 안산 장상 신도시 편도 함께 참고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광명시흥의 교통망 확정 여부와 자족도시 실현 가능성을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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