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올려주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원래 8월 26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던 정비사업 관련 법안이 이 문제 때문에 보류됐을 정도로, 여야 모두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사안입니다.
공급을 늘리는 약이 될지, 집값을 자극하는 독이 될지 — 지금까지 나온 근거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뭐가 어떻게 바뀌길래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민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원래 8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용적률 완화까지 함께 논의하기 위해 본회의 상정 자체가 보류됐습니다.
여권 관계자는 “민간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용적률 상향 방안 역시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며 “당내 숙의가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회동에서도 이 안건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으로 31만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기존 주택을 제외한 순증 물량은 8만 7000가구 수준입니다. 여기에 용적률을 1.2배로 완화하면 약 4만 3000가구가 추가되어 순증 물량이 13만가구까지 확대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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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얼마나 늘어나나 — 단지별로 보면
도봉구 방학신동아1단지는 사업성 보정계수 2.0을 적용하면 허용용적률 인센티브가 20%포인트에서 40%포인트로 확대됩니다. 분양가구는 3,671가구에서 3,819가구로 148가구 늘고, 분양수익은 약 1,060억원 증가해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이 약 3,800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동대문구 전농12구역은 용적률이 240%에서 360%로 상향되면서 공급규모가 297가구에서 548가구로 커집니다. 영등포구 양평동 신동아아파트도 563가구에서 762가구로 199가구가 늘어납니다.
다만 이 계산이 그대로 현실이 될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공공주택 의무와 인수가격, 분양가 규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조합이 실제로 누리는 이익은 제한적일 수 있고, 고층화에 따른 공사비 부담이 늘어나는 것까지 감안하면 단순 계산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지금 뭘 놓고 싸우나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준비한 안은 일반 재개발·재건축은 법정 상한의 1.1배, 역세권 재개발·재건축은 1.3배로 차등 상향하는 방식입니다.
민주당은 “민간으로 용적률 혜택을 넓히는 방안이 협의 대상에 포함됐다”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남은 쟁점은 정확한 상향 범위와, 그만큼 늘어난 사업성에 대한 공공기여를 어느 수준으로 맞출지입니다.
찬성 측: 공급 확대가 우선이다
신규 택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사실상 유일한 핵심 공급 수단이라는 게 찬성 측 논리입니다. 용적률을 높이면 같은 사업지에서도 지을 수 있는 연면적이 늘어 주택 공급량을 그만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부동산 수석위원은 “물론 사업성이 높아지면 기대감으로 인해 단기간엔 불안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공급량이 늘어나고 꾸준한 재건축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는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용적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다주택자에게 이주비 대출이 제한되면 해당 조합원이 이주하지 못해 철거와 착공도 진행할 수 없다”며 “용적률 상향보다 정비사업 특성에 맞게 이주비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사업 활성화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실제로 이주비 대출 규제가 서울 곳곳의 정비사업을 어떻게 멈춰 세웠는지는 이주비 대출 막혀서 멈춘 서울 재개발, 다주택자 조합원의 딜레마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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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론: 대통령까지 나서서 의문을 제기했다
용적률 상향으로 사업성이 좋아지면 재건축·재개발 추진 단지의 기대감이 커지고, 실제 착공이나 입주보다 가격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당내 논의 과정에서도 집값 자극 가능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건축·재개발의 신규 주택 공급 효과 자체에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재건축·재개발이 신규 주택 공급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다”며 “용적률을 상향하는 것이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집값 상승 요인이 될지에 대한 논쟁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반대·신중론 쪽 논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규제 완화가 집값 상승과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이 완화될 경우 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 안전진단 완화로 주거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완화가 있었다 — 그때는 어땠나
2023년 1월에도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완화한 적이 있습니다. 구조안전성 평가 비중을 30%까지 낮추고, 조건부 재건축 판정 범위를 좁혀 45점 이하면 곧바로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바꾼 조치였습니다. 이후 서울 양천구 신월시영, 목동 신시가지 3·5·7·10·12·14단지 등 6개 단지가 안전진단을 무더기로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집값 반응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규제가 완화됐다는 점은 환영할만한 소식”이라면서도 “다만 집값과 관련해선 싸늘한 부동산시장 분위기 속에서 상승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규제완화 자체보다 그 시점의 금리·거시경제 여건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규제를 풀면 집값이 오른다”는 공식이 항상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정리하면
- 여당은 서울 정비사업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이 문제 때문에 도시정비법 개정안 처리가 보류됐습니다.
- 용적률이 오르면 서울에서만 최대 4만 30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수 있지만, 공공기여·분양가 규제가 그대로면 실제 이득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 찬성 측은 공급 확대를, 신중론은 집값 자극과 공급 효과 자체의 불확실성을 각각 근거로 듭니다.
- 2023년 안전진단 완화 사례를 보면, 규제완화가 곧바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고 그 시점의 시장 여건이 함께 작용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용적률 완화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완화 폭 자체보다 공공기여·분양가 규제를 어떻게 설계하느냐, 그리고 완화 시점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어떤지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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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뉴스1 – “재건축도 활성화” 여당도 방향 틀었다…용적률 1.2배 상향 검토, n.news.naver.com
- 헤럴드경제 – 민간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1.2배땐 4.3만호 추가·분담금 감소…’사업성 계산’ 고심, biz.heraldcorp.com
- 파이낸셜뉴스 – 재건축 규제 완화 놓고 논쟁…공급 확대냐, 집값 자극이냐, fnnews.com
- 서울경제 – [단독]민간 용적률 완화 논의 급물살…與野, 내주 도시정비법 처리, sedaily.com
- 한국금융신문 –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풀리고 줄줄이 ‘통과’…”집값 상승은 미미”, 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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