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뉴타운 재개발 흑석9구역에서 착공 이후에도 조합원 갈등이 터졌습니다.
오늘(9월 4일) 하우징헤럴드 단독 보도에 따르면, 흑석9구역은 지난해 말 조합원 총회에서 정했던 주방가구·원목마루 등 마감재 업체를 8월 초 갑자기 다른 브랜드로 바꾸는 안건을 올렸고, 비교표도 없이 사흘 안에 표결을 강행하려 한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미 착공까지 마친 구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이번 소식의 핵심입니다.
같은 흑석뉴타운 안에서 10개월 늦게 착공한 흑석11구역과 나란히 놓고 보면, 두 구역이 걸어온 속도와 지금 마주한 상황이 꽤 다르다는 것도 드러납니다.

흑석9구역, 착공 후에 무슨 일이 있었나
마감재 업체를 3주 만에 바꾸려 한 게 이번 논란의 발단입니다.
흑석9구역 조합은 2025년 말 총회에서 주방가구·원목마루 등 마감재 업체를 이미 한 차례 확정했습니다.
- 기존 업체는 “페발까사” 독점공급사
- 6개월간 상품성 검토를 마친 상태
- 2026년 7월 말까지 단가 협상 진행 중
그런데
2026년 8월 초, 협상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전혀 다른 브랜드(기사에서는 “S사”로 표기)로 교체하자는 안건이 갑자기 등장했습니다.
협상을 왜 중단했는지, 새 업체는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지에 대한 설명이 조합원들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채, 비교표조차 없이 사흘 안에 표결을 밀어붙이려 했다는 게 하우징헤럴드가 지적한 대목입니다. 이 안건은 8월 29일 임시총회에서 다뤄질 예정이었는데, 실제 총회에서 어떤 결론이 났는지는 조합 공지사항이나 하우징헤럴드 후속 보도를 통해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착공만 하면 갈등은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흑석9구역 사례는 정반대일 수 있습니다.
이주와 철거를 마치고 크레인이 올라간 뒤에도, 마감재 하나를 두고 조합 내부가 시끄러워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습니다.
왜 공사비 증액 우려로 이어지나
이번 논란이 단순한 자재 취향 문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흑석9구역은 이미 한 차례 대규모 공사비 증액을 겪은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 시점 | 총공사비 |
|---|---|
| 2021년 | 4,490억원 |
| 2025년 | 6,519억원 |
| 증가율 | 약 45% |
검증이 덜 된 소규모 업체로 자재를 바꿨다가 납기가 밀리거나 품질 문제가 생기면, 결국 추가 공사비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이번 보도에서 나온 배경입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면서 정비사업 공사비가 오르는 건 최근 몇 년간 서울 곳곳에서 반복된 일입니다.
즉,
흑석9구역의 이번 마감재 논란은 “어떤 브랜드 마루를 쓸 것인가”보다 “또 한 번 공사비가 오르는 서막이 되는 건 아닌가”라는 질문에 더 가깝습니다.
이 조합을 이끄는 조합장은 이종왕 씨입니다.
흑석9구역 vs 흑석11구역, 순서가 뒤집힌 이유
흑석9구역과 흑석11구역은 지금 나란히 “착공” 단계에 있지만, 여기까지 오는 길은 순탄하게 한쪽이 계속 앞선 게 아니었습니다.
서울시 정비사업 추진현황(2026년 6월 기준)을 보면 두 구역의 절차별 시점은 이렇습니다.
| 절차 | 흑석9구역 | 흑석11구역 |
|---|---|---|
| 구역지정(최초) | 2009.09.11 | 2012.07.26 |
| 조합설립인가 | 2013.03.28 | 2015.12.01 |
| 건축심의 | 2024.04.09 | 2020.06.23 |
| 사업시행인가(최초) | 2017.11.30 | 2021.03.18 |
| 관리처분계획인가(최초) | 2019.10.23 | 2022.08.16 |
| 이주 완료 | 2023.02.18 | 2024.01.08 |
| 착공 | 2025.04.04 | 2026.02.06 |
| 건립 세대수 | 1,540세대(분양1,278·임대262) | 1,515세대(분양1,249·임대266) |
| 시공사·브랜드 | 현대건설 · 디에이치 켄트로나인 | 대우건설 · 써밋 더힐 |
구역지정은 흑석9구역이 2009년, 흑석11구역이 2012년으로 9구역이 3년 먼저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건축심의는 순서가 뒤바뀝니다. 흑석11구역이 2020년에 먼저 통과했고, 흑석9구역은 2024년에야 통과했습니다. 3년 9개월 차이입니다.
여기서 다시 흐름이 바뀝니다.
관리처분계획인가와 이주, 착공 단계로 넘어오면 흑석9구역이 다시 앞서갑니다. 착공만 놓고 봐도 흑석9구역이 2025년 4월, 흑석11구역이 2026년 2월로 약 10개월 차이가 납니다.
이 흐름을 화살표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먼저 출발 → 중간에 뒤처짐 → 후반부에 재역전.
흑석9구역이 걸어온 경로가 대체로 이런 곡선을 그립니다. 정비사업은 첫 단추(구역지정)를 먼저 끼웠다고 끝까지 앞서가는 게 아니라는 걸 두 구역이 함께 보여주는 셈입니다.
흑석11구역은 2020년 시공사 선정 당시 “정비사업의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로 불릴 만큼 관심이 컸던 곳이기도 합니다. 총공사비 약 4,500억원 규모 입찰에 GS건설·대림산업·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사 6곳과 중견사 4곳이 현장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실제 입찰에는 대우건설과 코오롱글로벌 두 곳만 남았고 최종적으로 대우건설이 ‘써밋 더힐’ 브랜드로 사업을 맡게 됐습니다. 정확한 최종 선정 발표 시점이 궁금하시다면 동작구청이나 흑석11구역 조합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흑석9구역과 같은 마감재·공사비 논란이 흑석11구역에서도 있었는지 찾아봤지만, 이번에는 비슷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착공 이후에도 이런 갈등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걸 흑석9구역이 이미 증명한 만큼, 흑석11구역도 앞으로 지켜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흑석뉴타운 전체 그림에서 9·11구역의 위치
흑석뉴타운은 원래 11개 구역 안팎으로 짜인 재정비촉진지구입니다.
전체를 놓고 보면 세 그룹으로 나뉩니다.
이미 끝난 곳(6개 구역)
- 흑석3구역 → 흑석자이 (GS건설, 1,772세대, 2023.02 입주)
- 흑석4구역 → 흑석 한강 푸르지오 (대우건설, 863세대, 2012.07 입주)
- 흑석5구역 → 흑석 한강 센트레빌 1차 (동부건설, 655세대, 2011.09 입주)
- 흑석6구역 → 흑석 한강 센트레빌 2차 (동부건설, 963세대, 2012.12 입주)
- 흑석7구역 → 아크로리버하임 (옛 대림산업, 1,073세대, 2018.11 입주)
- 흑석8구역 → 롯데캐슬 에듀포레 (롯데건설, 545세대, 2018.11 입주)
착공까지 온 곳(2개 구역)
- 흑석9구역 (디에이치 켄트로나인, 착공 2025.04)
- 흑석11구역 (써밋 더힐, 착공 2026.02)
아직 갈 길이 먼 곳(2개 구역)
- 흑석1구역 — 조합설립 단계
- 흑석2구역 — SH 시행 공공재개발, 삼성물산 시공(래미안 팰리튼 서울), 2025년 8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고시를 받았고 2026년 1분기 사업시행계획인가, 2027년 1분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어 2032년 입주를 바라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흑석9·11구역보다 최소 5~7년은 늦은 일정입니다.
절반 이상이 이미 새 아파트로 자리 잡았고, 마지막 대형 물량인 9·11구역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흑석뉴타운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 마감재 논란 같은 잡음이 나오는 건, 뉴타운 사업이 완전히 끝나기 전 마지막 고비를 지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10구역·12구역처럼 최근 다시 거론되는 구역들도 있는데, 이 부분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정확한 진행 상황은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이나 동작구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흑석뉴타운이 “준강남”으로 불리는 이유
흑석9·11구역이 이만큼 관심을 받는 데는 입지도 한몫합니다.
국립서울현충원을 사이에 두고 서초구와 맞닿아 있고, 한강을 사이에 두고는 용산·반포 방향을 마주 봅니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이 지구 안에 있어 강남 접근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우징헤럴드는 흑석뉴타운을 두고 “현충원을 사이에 두고 서초구와 인접해 있고 한강 조망이 가능해 ‘준강남’으로 평가받는다”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세대수나 브랜드만 놓고 재개발 구역의 가치를 매기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러나
입지는 착공이 끝나도 바뀌지 않는 변수입니다. 흑석뉴타운이 받는 ‘준강남’ 평가는 9·11구역 착공 이후에도 계속 따라다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리하며
흑석9구역은 착공까지 마쳤지만 마감재 교체를 둘러싼 조합 내부 갈등이 남아 있고, 공사비가 45% 늘었던 전례가 있어 이번 논란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흑석11구역은 9구역보다 10개월 늦게 착공했지만, 지금까지는 비슷한 잡음 없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구역 모두 뉴타운의 마지막 대형 물량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나오는 소식 하나하나가 흑석뉴타운 전체의 마무리 그림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착공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수 있다는 것.
흑석9구역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조합원 입장에서 분담금·이주비 대출·조합원의 권리와 의무 같은 실무 문제가 궁금하다면 재건축 조합원이 알아야 할 것 시리즈도 함께 참고할 만합니다.
같이 읽어볼만한 글
- 목동 재건축 통합심의, 13단지는 보류 6단지는 통과한 이유
- 성남 상대원2구역 재건축, 조합장 해임에도 왜 아직 멈춰있을까
- 한남2구역 대우건설 재신임투표, 갈등은 끝났을까
- 노원구 재건축, 왜 지금 서울 정비사업 최대 격전지가 됐을까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