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왜 쪼개질까? 주택도시개발공사·자산공사 분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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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6년 9월 3일 공공기관 개편안 ‘공공기관 DIET 2026’을 통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두 개 회사로 나누는 방안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을 담당하는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와 자산비축을 담당하는 가칭 “주택도시자산공사”로 쪼개는 안입니다.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쳐져 지금의 LH가 출범한 지 17년 만에, 이번엔 반대로 다시 나뉘는 셈입니다.

왜 하필 지금, 이 조합을 다시 갈라놓으려는 걸까요.

답부터 말하면 173조원이 넘는 LH의 부채, 그리고 그 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주택 운영 부담이 직접적인 계기입니다. 물론 조직을 나눈다고 모든 문제가 곧바로 풀리는 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배경과 반론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LH 분리 구조 택지개발과 주거복지 기능 분담 다이어그램

LH, 17년 만에 다시 갈라진다 — 이번 개편의 핵심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지금 하나의 조직인 LH가 신속성·재무성이 중요한 “개발” 업무와, 공공성이 중요한 “주거복지” 업무를 동시에 떠안고 있어서 비효율이 생긴다는 게 정부 진단입니다.

그래서 두 기능을 아예 다른 회사로 떼어놓습니다. 택지개발·주택건설은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가, 주거복지·자산비축(토지비축)은 가칭 “주택도시자산공사”가 맡는 구조입니다.

이번 개편은 정원 9,073명 규모의 LH를 포함해 “전략적 구조개혁” 대상 15개 공공기관 중 하나로 다뤄졌습니다. 정부는 전체 공공기관 342개(지정유보 포함 525개) 중 109개를 줄이는 ‘공공기관 DIET 2026’을 함께 발표했는데, 그 중에서도 LH 분리는 규모가 가장 큰 사안으로 꼽힙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2009년 통합 이유입니다. 당시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합친 건 택지개발과 주택공급 사이의 시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17년이 지난 지금, 정부는 그 통합이 오히려 주택공급 속도 저하와 임대주택 운영 부담 가중이라는 새로운 비효율을 낳았다고 보고 다시 칼을 댄 셈입니다.

왜 하필 지금 분리하나 — 173조 부채와 대통령 지시

이번 분리의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LH의 재무 상태입니다.

2025년 말 기준 LH의 총부채는 173조 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조 6,000억원 늘었습니다. 부채비율도 217.7%에서 230.8%로 뛰었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2월 업무보고에서 “LH 부채 중 상당 부분은 임대주택 운영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분사하면 부채비율 문제는 해결되니 체계적으로 검토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이번 분리 결정의 직접적인 도화선으로 알려진 대목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조직을 나누기만 하면 부채 문제가 곧바로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방식도 함께 바뀔 예정입니다. 그동안 LH는 택지를 팔아 사업비를 회수하는 구조로 운영돼 왔는데, 앞으로는 LH가 직접 주택을 공급하고 운영하는 구조로 전환되는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라는 설명도 나옵니다.

LH 총부채 173조 7천억원 부채비율 230.8% 추이 그래프

개발이익은 어떻게 흘러가나 — 주택도시기금이라는 연결고리

회사를 완전히 둘로 나누면 한 가지 걱정이 남습니다. 지금까지는 개발에서 남긴 이익이 자연스럽게 임대주택 운영 같은 주거복지 재원으로 흘러갔는데, 회사가 갈라지면 이 돈줄도 끊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답은 주택도시기금입니다. 주택도시개발공사가 낸 개발이익의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안에 별도 계정으로 적립하고, 이걸 다시 주택도시자산공사에 출연하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회사는 둘로 나뉘어도 개발이익이 주거복지 재원으로 흘러가는 통로 자체는 기금을 매개로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단, 개발이익 중 정확히 어느 정도를 자산공사 쪽으로 넘길지, 그 세부 기준까지는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국고로 가는 배당과 주택도시기금으로 가는 출연·출자가 개편 이후 두 회사 구조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될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세부안은 아직 — 국토부 ‘LH 혁신방안’을 기다리는 이유

이번 9월 3일 발표에는 조직 구성, 인력 배치, 자산·부채 배분 같은 세부 사항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국토교통부가 별도로 내놓을 “LH 혁신방안”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발표 시기는 국토교통부 공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다만 참고할 만한 전례가 하나 있습니다. 국토부는 2025년 8월 ‘LH 개혁위원회’를 띄우면서 연내(2025년) 개혁안 마련을 목표로 잡았는데, 같은 해 12월 “업무 범위가 방대해 논의에 시일이 더 걸린다”며 발표 시기를 2026년 상반기로 한 차례 순연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9월 3일 발표가 그 개혁위원회 논의의 연장선인지, 별도 트랙으로 진행된 결과물인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세부안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점은 이 전례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LH 조직개편 이력 타임라인 2009년부터 2026년까지

“이번엔 다를까” — 2021년 무산된 전례와 반복되는 회의론

사실 LH를 둘로 나누자는 논의가 처음 나온 건 이번이 아닙니다.

2021년, LH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문재인 정부도 모회사-자회사 구조로 토지 부문과 주택 부문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길 거라는 우려와 여야 이견 속에 결국 무산됐고, 인력 감축이나 임직원 재산등록 의무화 같은 제한적인 조치로 마무리됐습니다.

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철근누락) 사고 이후에는 다른 방향의 개혁이 이뤄졌습니다. LH의 “독점 해체”에 초점을 맞춰 공공주택 건설시장을 민간에 열고 설계·감리 권한 일부를 다른 기관으로 넘기는 방식이었습니다. LH는 2024년 1월 44개 자체혁신안을 내놓으며 정원 1,064명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성과는 목표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인력감축은 목표 2,000명 대비 798명으로 달성률 40%에 그쳤고, 자산매각은 목표 2,450억원 대비 실적 30억원으로 약 1%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임직원 복리후생비는 311억원에서 517억원으로 오히려 66% 늘었습니다.

이런 이력이 있다 보니, 이번 분리 역시 “이번엔 다를까”라는 회의적인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번 개편이 2023년 개혁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LH의 독점을 깨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기능(개발 vs 주거복지)을 기준으로 조직 자체를 나눈다는 접근 방식의 차이입니다.

찬반이 엇갈리는 지점들

노동계와 정치권의 반응도 곱지만은 않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109개 공공기관 감축 전반에 대해 “어떤 기관이 어떻게 통합되는지 노동자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며 “객관적인 기준과 원칙,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강행되는 속도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반응은 LH만을 겨냥한 것이라기보다, 이번에 개편 대상이 된 공공기관 전반의 노조를 아우르는 상급단체 차원의 입장이라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가장 뚜렷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는데, 논리는 이렇습니다. 토지개발·주택공급·주거복지는 원래 서로 연계된 업무인데 조직을 나누면 기관 간 의사결정 단계가 늘어 오히려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분리해도 부채 총량은 그대로”라며, 부채를 나눠 배분해도 전체 채무 규모가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반론도 폈습니다. 2015년 진주로 이전한 LH 본사 조직이 분리 과정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경계하는 지역 균형발전 논리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결이 조금 다른 비판을 내놨습니다. 2023년 나온 1차 혁신안조차 목표만큼 이행하지 못한 LH가 후속 방안을 계속 내놓는다고 해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입니다.

공급은 빨라질까 늦어질까 — 엇갈리는 전망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이겁니다. 조직을 나누면 주택 공급이 빨라질까요, 아니면 오히려 늦어질까요.

정부 쪽 기대는 명확합니다. 개발공사가 신속성·재무성 중심으로 택지개발·주택건설에만 집중하면, 지금처럼 주거복지 업무까지 함께 떠안았을 때보다 공급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입니다.

반대쪽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토지개발과 주택공급이 서로 다른 기관으로 나뉘면 사업을 조정하는 과정 자체가 복잡해지고, 오히려 공급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민간 개발 참여가 제한적인 지방에서는 이런 지연이 정주 기반 약화와 인구 유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개발이익 중 얼마를 자산공사에 넘길지 세부 기준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이 개편이 실제로 효과를 낼지 판단하기 이른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두 전망 다 아직은 가설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어느 쪽이 맞을지는 국토부의 후속 ‘LH 혁신방안’에서 조직·인력·자산부채 배분을 어떻게 설계하는지를 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 LH가 17년 만에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맡는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자산비축을 맡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나뉩니다(가칭).
  • 직접적인 계기는 173조 7,000억원에 달하는 LH 부채(부채비율 230.8%)와 이재명 대통령의 분사 검토 지시입니다.
  • 개발이익이 주거복지 재원으로 흘러가는 통로는 주택도시기금 별도 계정을 매개로 유지될 예정입니다.
  • 조직·인력·자산부채 배분 같은 세부안은 국토부 ‘LH 혁신방안’으로 추후 공개되며, 구체적인 시기는 국토교통부 공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 2021년에도 비슷한 분리가 시도됐다가 무산된 전례가 있고, 2023년 혁신안의 낮은 이행률까지 겹쳐 “이번엔 다를까”라는 회의론이 함께 따라붙습니다.

결국 이번 분리가 성공적인 구조개혁으로 남을지, 또 하나의 미완성 혁신안으로 남을지는 앞으로 나올 국토부의 세부안과 그 이행 속도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조직을 나누는 건 시작일 뿐, 진짜 성패는 그 다음에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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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경향신문 – 문재인 정부때도 ‘LH 분리’ 시도했지만 주택 공급 차질 우려로 무산…이번엔 가능할까?, khan.co.kr
  • 한국경제 – LH 둘로 나눈다…개발·주택건설과 주거복지 분리, hankyung.com
  • 머니투데이 – LH ‘개발·주거복지’ 두 개로 쪼갠다… 공항공사 통합은 재검토, mt.co.kr
  • 아주경제 – 17년 만에 다시 나뉘는 LH, 개발·복지 기능 분리 추진, ajunews.com
  • 이데일리 – 정부 “공공기관 109곳 감축”…노조 “밀실 행정” 반발(종합), edaily.co.kr
  • 펜앤드마이크 – LH 분리 추진에 박대출 의원 “전면 백지화하라”, pennmike.com
  • 포인트데일리(박일한의 빌드업) – LH 개혁, 이번엔 달라질까?, poin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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