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들어간 집 한 채는 세금 기준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이 부동산은 “주택 → 입주권 → 새 주택”으로 성격 자체가 바뀌고, 그 전환 시점마다 세금 종류·관할 기관·세율이 통째로 재설정되기 때문이다. 재산세·취득세는 지방세라 구청이, 양도소득세는 국세라 국세청이 각각 관할한다는 것부터가 이미 첫 번째 복잡함이다.
강남구청이 펴낸 「강남구와 함께하는 정비사업 세금안내」는 이 구조를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조합원이 사업 단계별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안내서다. 이 글은 이 안내서와 관련 법령을 바탕으로, 앞으로 이어질 정비사업 세금 시리즈의 첫 편으로서 재산세·취득세·양도소득세 각론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뼈대 — 지방세와 국세의 구분, 단계별 세금 타임라인, 조합과 조합원의 세금 차이, 핵심 용어 — 를 짚는다.

왜 정비사업 세금이 복잡한가 — 주택에서 입주권, 새 주택으로
정비사업 세금이 복잡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과세 대상 자체가 사업 중간에 바뀌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주택 매매라면 취득가격과 보유 주택 수만 알아도 세금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은 다르다.
사업 초기에는 ‘주택’이던 것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거치며 ‘입주권’으로 바뀌고, 준공 후에는 다시 ‘새 주택’이 된다. 같은 부동산인데도 법적 성격이 세 번 바뀌는 셈이다.
강남구청 안내서는 여기에 더해 같은 단지 안에서도 다음 세 가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언제 조합원 지위를 취득했는지
현재 사업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원조합원인지 승계조합원인지
즉, 정비사업 세금은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시점 × 취득 경로’에 따라 매번 다시 계산되는 구조에 가깝다.
지금 서울 정비사업이 어느 구역에서 어떤 단계까지 와 있는지 궁금하다면 서울 정비사업 현황, 분양 빠른 단지들은 어디일까 글에서 먼저 확인해봐도 좋다.
많은 사람들이 정비사업 세금을 “취득세 한 번, 양도세 한 번”으로 끝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 보유 기간 내내 재산세가 걸리고, 취득세도 멸실 전후·준공 시점에 따라 세율 자체가 달라진다. 정비사업 세금이 유독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방세 vs 국세, 한눈에 보기
정비사업 조합원이 마주치는 세금은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세 갈래로 나뉘고, 담당 기관도 각각 다르다.
| 시점 | 세금 | 성격 | 담당 기관 |
|---|---|---|---|
| 보유할 때 | 재산세 | 지방세 | 관할 구청 재산세과(각 지자체) |
| 취득할 때 | 취득세 | 지방세 | 관할 구청 재산세과(각 지자체) |
| 양도할 때 | 양도소득세 | 국세 | 관할 세무서·국세청 |
이 구분이 정비사업 세금 시리즈 전체의 뼈대다.
재산세·취득세(지방세)는 지자체가, 양도소득세(국세)는 국세청이 관할한다는 원칙은 앞으로 이어질 2~4화(재산세·취득세·양도소득세) 구성을 그대로 결정짓는다.
짚어둘 게 하나 있다. 재산세·취득세의 과세 대상과 기본 세율은 지방세법이라는 전국 단일 법률이 정하고, 강남구청은 이를 집행하는 관할 지자체 중 하나일 뿐이다. 지자체가 조례로 표준세율의 50% 범위 내에서 세율을 가감할 수 있는 탄력세율 규정이 있어 이론적으로는 지역별 차등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특정 지자체가 표준세율과 다른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구체적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시리즈에서 다루는 지방세 구조는 강남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정비사업 조합원에게 대체로 적용되는 내용으로 봐도 무방하다. 물론 구체적인 세액은 지자체 조례나 개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최종 확인은 관할 구청 재산세과에서 받는 편이 안전하다.
정비사업 단계별 세금 타임라인
정비사업 진행 과정은 안내서 기준으로 4단계로 나뉘고, 각 단계마다 재산세·취득세가 짝지어 붙는다.
| 단계 | 재산세 | 취득세 |
|---|---|---|
| ① 정비구역 지정 → 조합설립인가 → 사업시행인가 | 주택 재산세(토지+건물) | 멸실 전 매수 시 주택 승계취득 |
| ② 관리처분계획인가 | 주택 재산세(멸실 전까지) | 해당 없음 |
| ③ 철거·이주(멸실) | 토지 재산세만 과세 | 멸실 후 매수 시 토지 승계취득(4%) |
| ④ 준공·입주 | 새 주택 재산세(토지+건물) | 건물 원시취득(2.8%) |

표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흐름을 따라가면 어렵지 않다.
사업 초반에는 여전히 ‘주택’이니 주택 재산세가 그대로 걸린다.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나도 아직 건물이 서 있는 동안에는 재산세가 유지된다.
철거로 건물이 없어지면 그때부터는 토지분 재산세만 남는다.
새 아파트가 완공되면 다시 주택 재산세로 돌아오고, 건물을 새로 지은 것이니 취득세는 원시취득 세율이 적용된다.
세 가지 결정적 시점
이 타임라인에서 안내서가 특히 강조하는 결정적 기준은 아래 세 시점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일 — 주택이 입주권으로 전환되는 기준 시점.
멸실(철거 완료) — 재산세 과세 대상이 주택에서 토지로 바뀌는 시점.
준공(완공) — 새 아파트가 지어지며 건물분 취득세가 새로 발생하는 시점.
결국 정비사업 세금이 복잡한 이유는 하나다. 같은 부동산인데도 시간이 지나며 법적 성격이 바뀌고, 그 성격이 바뀌는 시점마다 과세 대상과 세율이 다시 설정되기 때문이다.
조합이 내는 세금 vs 조합원이 내는 세금
정비사업에는 사업을 시행하는 ‘조합'(법인)과 개별 ‘조합원’이 함께 존재하고, 이 둘이 내는 세금도 다르다.
조합은 법인으로서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부담하고, 조합원은 본인 명의의 주택·토지·입주권에 대한 세금을 부담하는 구조다.
| 구분 | 조합이 내는 세금 | 조합원이 내는 세금 |
|---|---|---|
| 보유할 때 | 멸실 후 토지·신탁재산 등에 대한 재산세 | 재산세(주택·토지) |
| 취득할 때 | 일반분양분 토지 등에 대한 취득세 | 취득세(멸실 전후 취득·준공 후 취득) |
| 그 밖의 세금 | 법인세·부가가치세(국세) |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국세) |
한 가지 단서가 있다. 재건축조합은 조합원에게 분양하는 토지에 대해서는 취득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일반분양분 토지에 대해서는 취득세가 부과될 수 있다.
조합원 입장에서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본인 명의 세금만 알아서는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조합이 부담하는 세금은 결국 조합 재정과 무관하지 않고, 조합 재정은 조합원 분담금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인과관계를 구체적인 수치로 단정할 근거까지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조합의 세금 부담과 조합원 분담금이 아주 무관하지는 않다” 정도로 이해해두는 게 현재로선 맞다.

꼭 알아둬야 할 필수 용어
여기서부터는 2~4화(재산세·취득세·양도소득세)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할 기본 용어다. 지금 한 번 정확히 정리해두면 이후 편을 읽을 때 훨씬 수월하다.
원조합원 · 승계조합원
취득세를 구분하기 위한 실무상 기준이다.
재개발은 정비구역 지정 당시의 토지 등 소유자가 원조합원이다.
재건축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일 이전에 조합원 지위를 취득한 사람이 원조합원이다.
이후 매수 등으로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은 사람이 승계조합원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의 원조합원 기준일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놓치면 이후 취득세 편에서 계산이 꼬이기 쉽다.
입주권
재건축·재개발 후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다. 주택은 아니지만 토지분 재산세가 부과될 수 있고, 양도소득세 등 국세는 입주권 특유의 별도 과세 기준이 적용된다.
관리처분계획인가
종전 토지·건물에 대한 권리를 새로 지을 대지·건물에 대한 권리로 바꾸는 계획을, 시장·군수가 인가하는 절차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종전 주택은 입주권으로 전환된다.
멸실 · 철거완료 신고
기존 건물이 철거되어 더 이상 건축물로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철거 후에는 반드시 철거완료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가 누락되면 이미 없어진 건물에 대해서도 재산세가 계속 부과될 수 있다. 안내서가 실무 함정으로 재차 강조하는 부분이니, 이 시리즈에서도 한 번은 짚고 넘어갈 가치가 있다(구체적인 대응 방법은 재산세 편에서 다룬다).
원시취득 · 승계취득
없던 것을 새로 지어 최초로 취득하는 것이 원시취득이고, 이미 존재하는 재산을 매매·증여·상속 등으로 취득하는 것이 승계취득이다. 정비사업에서는 준공 시 건물을 얻는 것이 원시취득, 멸실 전후에 매매로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는 것이 승계취득에 해당한다. 취득 형태에 따라 적용 세율이 달라진다.
과세표준 · 시가표준액 · 공시가격
과세표준은 세금 계산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공시가격은 국토교통부 등이 공시하는 주택 가격으로, 재산세 산정의 기초가 된다.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가표준액은 지방세 과세를 위해 지자체가 정하는 가액으로, 취득세 등의 과세 기준으로 쓰인다.

마무리하며
여기까지가 정비사업 세금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뼈대다.
지방세(재산세·취득세)는 지자체가, 국세(양도소득세)는 국세청이 관할한다는 구분.
정비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4단계에 걸쳐 과세 대상이 바뀌는 타임라인.
관리처분계획인가일·멸실·준공이라는 세 가지 결정적 시점.
조합과 조합원이 각각 다른 세금을 부담한다는 구조.
이 네 가지만 머릿속에 넣어두면, 앞으로 재산세·취득세·양도소득세 각론을 읽을 때 지금 어느 단계 이야기를 하는 건지 헷갈리지 않는다.
정비사업 세금 규정은 지금도 계속 바뀌는 중이다. 실제로 2025년 10월에는 조정대상지역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으로 확대됐고, 2026년 5월에는 한시적으로 유예됐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다시 살아났다. 정비사업 세금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데는 이런 잦은 제도 변화도 한몫하고 있는 셈이다. 이 부분은 4화(양도소득세) 편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이런 최근 개편 내용 전체가 궁금하다면 2026년 세제개편안 부동산 세금정리, 종부세·양도세 뭐가 바뀌나요? 글도 함께 참고할 만하다.
다음 편에서는 이 타임라인 중 ‘보유할 때’ 부분, 즉 재산세를 조합원 입장에서 자세히 정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