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원이 이사 갈 돈을 빌리는 “이주비 대출”.
이게 막히면서 서울 곳곳의 정비사업이 실제로 멈춰서고 있습니다.
특히 다주택자 조합원 비중이 높은 구역일수록 타격이 컸습니다. 무슨 일인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이주비 대출, 왜 갑자기 막혔나
2025년 두 차례 대책이 이주비 대출의 문을 좁혔습니다.
6월 6·27 대책은 이주비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못 박았습니다. 이어 10월 10·15 대책은 LTV(담보인정비율)를 70%에서 40%로 확 낮췄습니다. 여기에 이주비 대출을 받으면 대체 주택을 살 수 없게 원천 금지했고, 다주택자는 아예 대출 신청 자체가 안 되게 막았습니다. 조합원 지위 양도까지 제한되면서 팔고 나가기도 어려워졌습니다. 2주택자라면 집을 한 채 처분하기 전까지는 대출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집을 여러 채 가진 조합원일수록 이주 자금을 구하기 어려워진 구조입니다.
다주택자 비중 높은 구역일수록 직격탄
숫자로 보면 체감이 됩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은 조합원 961명 중 약 70%가 1+1 분양 신청자거나 다주택자입니다. 노량진3구역은 조합원 518명 중 약 100명(20% 안팎)이 대출 불가 대상입니다.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북아현2구역(2,320가구)은 기본 이주비 대출을 못 받는 조합원이 약 7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강동구의 한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 480명 중 100명이 해당됩니다.
2026년 2월 기준으로 이런 영향을 받는 사업장은 8곳, 5,900가구 규모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시 통계로는 그해 이주 예정이던 정비사업 구역 43곳 중 39곳, 91%가 이주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고금리 “추가 이주비”로
은행권 기본 대출이 막히자, 조합들은 시공사가 신용보증을 서는 “추가 이주비”로 눈을 돌렸습니다. 문제는 이 금리가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노량진3구역의 경우 추가 이주비 금리가 최대 7.0%입니다. 1억원을 5년간 빌리면 이자만 4,250만원인데, 이건 기본 이주비(금리 3.8%) 이자 2,265만원의 거의 두 배입니다. 동대문구의 한 조합은 8.5~10% 금리의 신용보강을 제안받았다가 결국 협의가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광진구의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과거 규제지역 LTV가 70%일 때를 기준으로 시공사가 신용보증을 통해 추가 이주비 LTV 30%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다주택자들은 대출 자체가 안 되니 추가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조합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분담금만 크게 늘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정부도 문제를 인정하고 손보기 시작했다
8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공적보증 신설과 담보평가 기준 변경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철거 전 기존 주택 가치인 “종전자산” 기준으로만 대출 한도를 계산했는데, 준공 후 새 아파트 가치인 “종후자산” 기준으로 바꾸면 강북권처럼 종전자산 평가액이 낮은 지역에서 이주비 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8월 13일, 정부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내놨습니다. 여기에는 이주비 대출의 LTV 산정 방식을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중 큰 금액”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애초 검토안이었던 “종후자산 기준 전환”보다 한발 더 나아가, 둘 중 유리한 쪽을 고를 수 있게 한 셈입니다. 여기에 중소형 건설사(시공순위 50위 이내) 중심의 정비사업 보증상품도 2027년 1월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대한건설협회는 이번 대책에 대해 “담보가치 산정방식 개선과 보증상품 신설이 조합원의 자금 부담을 줄이고 정비사업의 이주와 착공을 지원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주비 대출 외에 8월 13일 대책에 담긴 다른 내용(PF 보증 확대, 자기자본비율 규제 유예 등)이 궁금하시다면 8·13 부동산 대책, 결국 뭐가 달라지는 걸까 글에서 전체 내용을 정리해뒀습니다.
정리하면
- 2025년 6·27·10·15 대책으로 이주비 대출 한도가 6억원, LTV가 40%로 축소되면서 다주택자는 대출 자체가 막혔습니다.
- 노량진1·3구역, 북아현2구역, 강동구 등 다주택자 비중이 높은 구역일수록 이주 자금을 구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됐습니다.
- 은행 대출 대신 택한 “추가 이주비”는 금리가 최대 7~10%에 달해, 조합원 부담이 오히려 늘어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8월 13일 정부 대책으로 이주비 대출 LTV 산정 기준이 개선되면서, 앞으로는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집을 여러 채 가진 게 죄는 아니지만,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입장에서는 “내 집을 새로 짓는데 이사 갈 돈이 없다”는 아이러니를 겪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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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한국경제 – 이주비 대출 막히니 재건축, 재개발도 막혔다, hankyung.com
- 아시아경제 – 이주비 대출 못받는 재개발 조합 속출…정비사업이 멈춘다, asiae.co.kr
- 다음뉴스 – 조합원 70%가 다주택자… ‘이주비 대출’에 막힌 서울 정비, v.daum.net
- 한국경제 – 재건축 이주비 숨통 트이나…정부, 추가 대출 공적보증 검토, hankyung.com
- 이투데이 –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숨통…정부, HF 보증 신설 추진, etoday.co.kr
- 파이낸셜뉴스 – 건협, 주택 신속공급 방안 환영…금융 부담 완화 기대 [8.13 대책], 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