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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세제개편, 매물은 늘어도 전월세는 왜 줄어들까

    부동산 세제개편 임대물량 감소 대표 이미지

    2026년 8월 3일,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발표됐습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손보는 이번 개편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실거주는 지키고, 비거주·초고가는 세금을 더 물리는 쪽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세금이 무거워지면 집을 파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런데 같은 이유로 전월세로 내놓던 집을 거둬들이는 사람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매 물량은 늘고, 임대 물량은 줄어드는 상반된 흐름이 하나의 정책에서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신증권이 2026년 8월 10일 낸 이슈 코멘트 「부동산 세제개편 영향: 늘어나는 매도물량만큼 줄어들 임대물량」(배상영 Ph.D.)은 이 구조를 정면으로 짚습니다. 이 글은 해당 리포트를 기준으로 이번 개편의 핵심 내용과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정리합니다.


    세제개편, 왜 지금 나왔나

    이번 개편은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이 아닙니다. 반년 넘게 예고돼 온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1월 23일 X(옛 트위터)에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라며 “비거주용과 거주용은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지 않을까”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집값이 50억이면 1년에 5,000만원씩 보유세를 내야 하는데 연봉의 절반이 세금으로 나간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후 국토부(공급)·금융위(대출)·재경부(세제)가 각각 주제별 토론회를 열었고, 대통령·총리 주관 종합토론회까지 거쳐 8월 초 세제개편안이 가장 먼저 발표됐습니다. 국회 제출 시한이 걸려 있어 순서가 앞당겨진 셈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토론회 11개 쟁점 중 임대 공급을 늘리기 위한 세제 혜택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고, 실제 개편안에도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 공백이 이번 리포트 전체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입니다.

    “똘똘한 한 채”를 겨눈 개편

    기존 세제는 1주택자, 그중에서도 장기보유·고령자에게 유리했습니다.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최대 80%를 받아, 양도차익이 수백억원이라도 실효세율이 9%를 밑돌 수 있었습니다. 종부세도 최대 80% 세액공제를 받으면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흐름이 다주택 규제와 맞물리면서 “똘똘한 한 채”를 오래 들고 있는 게 세제상 가장 유리한 선택이 됐습니다. 이번 개편은 바로 이 지점, 즉 1주택자에 대한 세제상 우대를 정조준한 것으로 읽힙니다.


    양도소득세, 핵심은 장기거주공제 10억원 한도

    양도소득세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두 가지입니다. 공제 기준이 ‘보유’에서 ‘거주’로 바뀌고, 공제금액에 10억원 한도가 새로 생깁니다.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장기거주소득공제'(주택·조합원입주권)와 ‘장기보유소득공제'(토지·건물)로 나뉩니다. 제도는 한 번에 바뀌지 않고 2027년까지 현행 유지, 2028년 중간 단계를 거쳐 2029년 본격 시행됩니다.

    1세대 1주택자 기준으로 보면, 10년 보유·거주 시 공제율이 2027년 최대 80%(거주+보유)에서 2029년에는 거주 요건만으로 최대 80%(연 8%×10년)를 채워야 하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여기에 공제 한도가 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으로 좁혀집니다.

    이 한도가 체감되는 지점은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다릅니다. 대신증권이 매도가가 매입가의 2배라는 조건으로 추정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 양도차익 12억원까지는 현행과 개편안의 실효세율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약 7% 수준).
    • 양도차익 15억원이면 현행 실효세율 6.4%가 개편안에서는 11.6%로 뜁니다.
    • 양도차익 30억원이면 개편안 실효세율이 27.8%까지 오르고, 현행 대비 추가 세 부담이 6억원 이상으로 커집니다.

    양도차익 구간별(12억원/15억원/30억원) 현행 vs 개편안 양도소득세 실효세율 비교표

    매도가액을 기준으로 봐도 흐름은 같습니다. 매입가 12억원을 가정했을 때 매도가액 20억원에서는 세액 변화가 거의 없지만, 30억원이면 약 1.8억원, 40억원이면 약 5.4억원, 50억원이면 약 9.12억원의 추가 납부가 추정됩니다. 주택가격이 높고 양도차익이 클수록 개편의 충격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정부가 제시한 사례도 이 흐름을 확인해 줍니다. 양도가액 75억원, 취득가액 25억원, 10년 거주·보유한 1주택자의 산출세액은 2027년 3.16억원에서 2028년 9.23억원, 2029년 13.73억원으로 뜁니다. 공제한도가 순차적으로 좁혀지는 만큼 세액도 계단식으로 불어납니다.


    종합부동산세, 실거주는 웃고 비거주는 웁니다

    종부세 개편은 폭이 더 넓습니다. 기본공제,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체계, 세부담 상한, 거주공제까지 거의 전면 손질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기본공제 조정입니다. 실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늘어나지만,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어듭니다. 3억원 격차가 그대로 세 부담 격차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단계적으로 2029년까지 70%(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은 80%)로 오르고, 세율 체계도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 가액 기준으로 바뀌면서 6억~12억원 구간은 1.0%에서 1.3%로, 94억원 초과 구간은 최고 5.0%까지 오릅니다. 세부담 상한비율도 150%에서 200%로 상향돼, 전년 대비 종부세가 최대 두 배까지 늘어날 수 있게 됩니다.

    거주공제도 크게 줄어듭니다. 지금은 연령·장기보유 공제를 최대 80% 받으면 종부세 부과세액이 1/5로 줄어드는데, 앞으로는 공제 금액 자체가 2028년부터 600만원으로 묶입니다. 수천만원씩 종부세가 나오던 고가주택일수록 감경 폭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셈입니다.

    실제 세액 증가는 어느 정도일까요. 대신증권 추정에 따르면 시가 39억원부터 세부담이 10% 늘고, 46억원부터 20%, 52억원부터 30%, 75억원부터는 50% 넘게 늘어납니다. 시가 50억원 주택은 현행 약 1,700만원에서 약 2,200만원으로, 증가율로 치면 약 27% 수준입니다.

    비거주 주택은 타격이 더 큽니다. 공제 0% 기준으로 30억원대는 약 350만원, 40억원대는 약 680만원, 50억원대는 약 1,186만원이 더 붙습니다. 여기에 공제 80%를 받던 고가 비거주 주택까지 겹치면 50억원대에서 1,541만원, 60억원대에서 2,412만원이 늘어 증가율이 200%를 넘습니다. 리포트가 “가장 취약한 조합”으로 꼽는 지점이 바로 여기, 초고가·장기보유·비거주 주택입니다.


    매물은 왜 늘어나나

    세 부담이 늘면 파는 사람도 늘어난다는 건 어렵지 않은 추론입니다. 리포트는 매물이 출회될 경로를 네 갈래로 짚습니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경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입니다. 종부세도, 양도세도 거주 여부에 따라 부담이 갈리다 보니 실거주로 옮기거나 아예 매도하는 선택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가 4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더해집니다. 종부세 공제 축소와 양도세 공제 10억원 한도가 겹치는 구간이라 매도 유인이 가장 큽니다.

    매입가 12억원 이상·양도차익 20억원 이상 장기보유자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공제 한도가 좁아지는 걸 미리 반영해 움직이는 물량입니다.

    마지막은 각종 양도세 특례·공제가 조기 일몰되면서 나오는 매물입니다. 리포트는 “일부 보도에 의하면 서울 내 6.5만호의 아파트가 주택임대사업자(주임사) 임대 만기 혹은 예정”이라는 내용을 인용합니다. 이 수치는 대신증권이 직접 집계한 게 아니라 외부 보도를 인용한 것이라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 네 갈래 물량은 매매시장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다만 그 영향은 중저가보다 초고가 시장에서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전월세는 왜 오를 수밖에 없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매물이 늘어나는 것과 임대 물량이 늘어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비거주 1주택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직접 들어가 살거나, 팔거나. 어느 쪽이든 결과는 같습니다. 시장에 나와 있던 전월세 매물이 하나 사라집니다.

    종부세 세율 체계도 이 흐름을 거들지 않습니다. 가액 기준으로 통일되긴 했지만, 공제 축소로 비거주 1주택자의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 다주택자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실질적인 세부담 감경 효과가 없으니, 굳이 임대 목적으로 집을 들고 있을 이유가 옅어집니다. 임대 유인이 사라진다는 게 리포트의 표현입니다.

    주임사 혜택 조기일몰도 마찬가지입니다. 향후 2~3년간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매매시장 상승세를 눌러주는 효과는 있지만, 그만큼 임대주택 자체가 줄어드니 임대시장 상승 압력을 같이 키웁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이번 세제개편이 정책 의도대로 잘 작동할수록, 매매 물량은 늘어나는 만큼 임대 물량은 줄어들고, 매매시장 둔화와 전월세 상승이 한 몸처럼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초고가와 중저가는 다르게 움직입니다 — 서울 전세가율로 보기

    모든 지역, 모든 가격대가 똑같이 흔들리는 건 아닙니다.

    초고가(40억원 이상) 시장은 임대·매매 양쪽에서 물량 감소와 물량 증가가 동시에 뚜렷합니다. 임대인의 거주 전환, 1주택 임대인 매도, 주임사 매도가 겹치며 임대 물량이 줄고, 그 감소가 전월세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동시에 매매 쪽에서는 보유세 부담과 양도세 공제 축소로 물량이 늘며 가격 조정 압력을 받습니다.

    중고가(20~30억원대)는 비슷한 흐름이지만 강도가 약합니다. 흥미로운 건 40억원 이상 주택의 임차인이 중고가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언급된다는 점입니다. 초고가 지역에서 밀려난 수요가 한 단계 아래로 옮겨가는 그림입니다.

    중저가(20억원 미만)는 종부세·양도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시장입니다. 다만 주임사 물량 조기 출회와 상위 가격대에서 내려오는 임차인 유입이 맞물릴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이 차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서울 25개구의 전세가율입니다. 2026년 7월 기준(KB국민은행) 강남구 전세가율은 38%로 25개구 중 가장 낮고, 용산구(39%)·송파구(40%)도 낮은 편입니다. 반대로 금천구·강북구는 64%로 가장 높고, 중랑구(63%), 도봉구(61%) 등 중저가 지역이 대체로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서울 25개구 전세가율 순위 그래프, 2026년 7월 기준 강남 38%부터 금천 64%까지

    전세가율이 높다는 건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이미 상당히 붙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매매가격이 더 떨어지기는 어렵고, 반대로 전월세 상승 압력은 잘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임차인에게 전가되기 쉬운 여건입니다. 일각에서는 “서울 전체 전세가율이 낮으니 임대시장 부담이 크지 않다”고 보기도 하지만, 이는 지역별·가격대별 편차를 놓친 해석일 수 있습니다. 실거주 요건 강화는 오히려 이런 중저가·고전세가율 지역에서 임대료 상승 압력을 키우는 동시에 매매가격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은 숙제 — 임대를 대신할 공급자가 없다

    여기까지가 이번 개편이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되는 그림입니다. 그런데 리포트는 이 구조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개편은 개인 소유자가 임대보다 직접 거주하거나, 그럴 수 없으면 매각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입니다. 그동안 개인 중심 민간 임대시장이 안정적인 임대사업보다 갭투자·매매차익 위주로 운영돼 온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를 대체할 임대주택 공급·운영 주체를 키우기 위한 제도 개선이나 세제 완화가 함께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기관투자자, 정부자금, 연기금, 공제회 같은 새로운 임대 공급 주체를 유도하거나, 임대 운영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이번 정책의 시장 안정 효과는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리포트의 진단입니다.

    정책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남습니다. 종부세는 세부담 상한을 200%로 올려 매각 유인이 뚜렷하지만, 양도세 장기거주소득공제 10억원 한도는 사정이 다릅니다. 매도가액 40억원 이하 주택은 2028년에도 공제한도가 20억원까지 유지되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이 정권 교체나 정책 변경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매도 결정을 2028년까지 미룰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도 세제 강화 이후 매도 대신 보유를 택했던 사례가 적지 않았고, 이후 세 부담이 완화되면서 결과적으로 그 선택이 유리해진 경험이 있었습니다.

    리포트는 세제개편이 의도대로 작동하더라도 초기 매도 물량이 소진되고 매도 유인이 약해지는 시점을 2029~2030년 전후로 봅니다. 그때까지 신규 주택과 임대주택 공급이 충분히 채워지지 않으면, 임대시장발 가격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마치며

    이번 부동산 세제개편의 그림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세금이 무거워진 만큼 매물은 나오겠지만, 그 매물이 빠진 자리를 채워줄 임대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세제개편의 실효성을 가늠할 다음 변수는 결국 공급입니다. 매매시장을 달랠 분양 물량과, 임대시장을 채워줄 공급 체계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지금의 균형은 오래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공급대책과 대출 규제 보완책이 순차적으로 예고돼 있는 만큼, 그 내용까지 함께 확인해야 이번 개편의 실질적인 방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배상영 Ph.D.(대신증권 Research Center) — 「부동산 세제개편 영향: 늘어나는 매도물량만큼 줄어들 임대물량」, 대신증권 Issue Comment, 2026-08-10 발행. (증권사 리서치센터 PDF 리포트 1건을 1차 자료로 삼아 작성했으며, 해당 리포트는 웹페이지 형태로 공개되지 않아 별도 URL은 없습니다.)